STO 제도화,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 옥석 가리기 부른다 증권 맞춤형 블록체인 기술 표준 개발 필요성 대두, 증권사 통합 STO 플랫폼 향방도 눈길
이민우 기자공개 2023-03-09 12:53:4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로코, 람다256 등 국내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이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의 개화에 따라 과제와 기회를 동시에 받고 있다. 토큰증권(ST)은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에 따라 솔루션 기업의 쓰임새 확대가 기대되지만, 금융당국과 증권사 등에서 요건 준수와 맞춤형 기술 표준 개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전망이다.ST 발행·유통 분리에 따른 증권사들의 통합 STO 플랫폼 논의도 주목된다. 증권사들은 ST 발행·유통 분리에 따라 거액을 들인 자체 STO 플랫폼에서 기대만큼의 수익을 바라기가 힘들어졌다. 이에 투자 부담을 줄인 통합 STO 플랫폼의 필요성이 제기 중이다. 증권사 개별 수주를 바라는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에는 수주 감소 등으로 이어지는 사안이다.
◇블록체인 기술 표준 필요성 대두, 솔루션社 옥석 가릴까
STO 관련 법 개정과 관련해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사업적으로 접근해 있는 곳은 블로코, 람다256 같은 솔루션 기업이다. 상장 코인·토큰의 증권 여부 판단에 따라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달리, 솔루션 기업은 자체 보유한 블록체인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사업 확대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ST 발행과 유통에 쓰일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에 매겨질 금융당국과 시장의 '요건'이다. 업계는 금융위가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분산원장 기술과 솔루션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검증 기준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 증권사 등 STO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인 사업체로부터 증권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 표준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열린 국민의 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STO 관련 민당정 간담회에 참석한 류지해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증권의 기반 기술로 사용하기 위해선, 자체 성능 향상과 안정화 외에도 증권에 맞는 기술 표준 정의와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는 현재 STO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인 솔루션 기업 역시 추후에 평가나 표준 준수를 신경써야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 블록체인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런 기술 표준 필요성의 대두를 위기나 규제보다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다수 고객사를 둔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 관계자는 "블록체인 솔루션이 주목을 받으면서 전문성을 지니지 않은 SW 기업들도 일부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태"라며 "표준이나 요건이 있으면 높은 수준의 솔루션을 지닌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에 차별화한 모습을 인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발행·유통 구분이 부른 통합 STO 플랫폼 향방은
금융위 등 금융당국은 STO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발행과 유통의 경계를 확실히 그었다. 증권사와 블록체인 기업 등은 ST 발행과 유통을 함께 하고 싶은 속내였지만, 금융위는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서라도 둘을 분리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발행과 유통 영역이 나뉘면서 증권사 등 STO 플랫폼을 준비했던 기업은 사업성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자사가 발행한 ST를 유통하지 못하거나, 자체 발행 없이 유통하기만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다. 소비자 역시 한 곳에서 ST 투자를 해결하기 어렵기에 진입장벽을 느껴 소극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거액을 들여 증권사에서 구축하는 STO 플랫폼이 일종의 '계륵'이 되는 셈이다. 이에 상당수 증권사가 개별적인 자체 STO 플랫폼 대신,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STO 플랫폼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STO 플랫폼은 서로 간에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긴 어렵지만,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구축 비용을 줄이는 일장일단이 있다.
이런 통합 플랫폼 논의는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개별 기업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통합 솔루션을 여러 기업에 한번에 공급하는 일보다 더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는 STO 시장 개화에 따라 증권사 등 관련 기업 간 경쟁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합플랫폼의 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 업계 한 관계자는 "다수의 증권사들이 통합 STO 플랫폼에 동의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형 증권사와 중소 규모 증권사의 생각이 같을 순 없다"며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에 선진입하면 높은 확률로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데, 자본을 갖추고 이미 투자 중인 기업이 다른 곳과 출발선상을 맞추리라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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