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KT&G, '임일순 전 홈플러스 대표' 사외이사 카드 꺼낸 까닭은'정원 6명 유지' 여성 전문가 추천, 주주제안 '차석용 이사' 맞불 관측도
이우찬 기자공개 2023-03-14 08:10:1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가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한 소액주주 제안에 맞서 유통업계 여성 CEO를 지낸 임일순 전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카드를 꺼냈다. 현재 6명의 사외이사를 유지하는 가운데 여성 이사를 추천한 것으로 분석된다.KT&G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6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백복인 대표이사 사장과 방경만 수석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있다. 김명철 SEE(Space Entertainment Enterprise) 고문, 백종수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변호사, 고윤성 한국외대 경영대학 교수, 임민규 전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손관수 한국자동차경주협회장, 이지희 더블유캠프 대표 등이 사외이사를 구성한다.
KT&G는 이달 28일 대전 인재개발원 비전홀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결과에 따라 이사회 규모와 인적 구성이 변화를 맞을 수 있다. KT&G 이사회는 사외이사 규모를 현 6명으로 유지하는 의안을 상정했다. 반면 안다자산운용 측은 8명으로 증원하는 안건을 제안했다. KT&G의 임 전 대표 카드는 사외이사 증원에 대응하기 위한 안건으로 파악됐다.
안다자산운용은 여성 이사 1명을 포함해 2명의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것을 제안한 적이 있다. KT&G 정관상 대표이사인 사장 1명과 최대 9명의 이사를 둘 수 있다. 반면 KT&G는 현 이사회 구성 규모와 역량이 유지되는 게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에 부합한다고 판단한다.
KT&G의 사외이사 유지 안건과 안다자산운용의 증원 안건은 표결을 거치게 된다. 상법상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안건이 복수일 경우 다득표 의안이 가결된다. 8명 증원 안건이 통과되면 KT&G 쪽 3명의 후보와 주주제안 쪽 5명의 후보 등 8명 중 4명이 집중투표 방식으로 선임된다. 6명 유지 안건이 채택되면 임 전 대표를 제외한 7명의 후보 중 2명이 집중투표 방식으로 선임된다.
안다자산운용을 포함한 주주제안 측 이사 후보는 이수형 법무법인 메리트 변호사, 김도린 전 루이비통 마케팅 고객관계 관리임원, 박재환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경영학부 교수, 차 전 부회장, 황우진 전 한국 푸르덴셜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등 5명이다.
임 전 대표 사외이사 카드는 8명 증원 안건이 주주 선택을 받게 될 때를 대비한 성격인 동시에 차 전 부회장 선임의 맞불 성격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차 전 부회장은 LG생활건강의 최장수 CEO로 취임 후 17년 연속 실적 증대를 이끈 샐러리맨 신화로 꼽힌다. 국내외 소비재 기업에서 대표를 지내며 글로벌 B2C 시장 이해도가 높다.
임 전 대표가 유통업계에서 쌓은 경력도 화려한 편이다. 국내 유통업계 최초 여성 CEO라는 상징성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CEO 재임 중 홈플러스가 온라인과 융합된 '올라인(ALL-Line)' 미래 유통기업으로 전환하는데 초석을 놨다는 평가다. 코스트코코리아 CFO 부사장, 바이더웨이 CFO 전무 등을 역임하며 회계, 자금, 세무, 리스크 관리 분야 전문성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KT&G는 임 전 대표 이외에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김명철 사외이사와 고윤성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주총에서 표결을 거친다. 김 이사와 고 이사는 2020년 3월 사외이사에 선임돼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상법상 사외이사는 한 기업에서 최대 6년까지 재직할 수 있다.
김 이사는 30여년 동안 미국·홍콩 등 금융시장에서 실무 역량을 축적한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가로서 KT&G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국내 대형은행 CFO 경험을 토대로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전략을 제시하는데 기여했다고 한다. 감사위원장으로 재임 중인 고 이사는 세무·회계분야 전문가다. 재무보고 신뢰성를 높이고 글로벌 사업 성장에 따른 감사역량 강화에 앞장섰다.
KT&G 관계자는 "주주제안에 관해 절차에 따라 충실하게 심의하고 검토했다"며 "제안 주주와 충실히 소통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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