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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매물 분석]매물 거론되는 외국계 보험사들…원매자 찾기는 난항회계기준 변경 등 불확실성 확대, 인수 적기 관망…회사별 매각 분위기는 제각각

서은내 기자공개 2023-03-21 07:13:58

[편집자주]

M&A 시장에서 수면 아래에 있던 보험사 인수 매물들이 해가 바뀌면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보험사의 가치평가와 직결되는 새 보험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M&A에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 된다. 잠재적인 매물로 회자되는 보험사 수가 적지 않다. 각 회사별 자산 규모나 특징, 장단점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인수 의향을 가진 원매자들의 시선은 어디를 향할까. 더벨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보험 인수 매물들의 히스토리와 강점, 약점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 중 상당수는 매각설의 중심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글로벌 그룹 본사에서 국내 IB(투자금융)업계를 통해 인수 의사가 있는 후보군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매물 출회 가능성이 알음알음 퍼져나간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외국계 보험사들 중 비교적 최근 최대주주가 바뀐 곳이나 매각이 예정된 중국계 보험사를 제외하고도 잠재 매물로 거론하는 곳들이 꽤 있다. 자본건전성이 높은 메트라이프생명이나 AIA생명도 가능성이 언급돼 왔다. 회사 측은 사실무근 입장을 강하게 밝혔으나 IB업계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매각을 추진하는 주체가 글로벌 본사인만큼 국내 법인이 정확한 사실을 알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최근의 판도를 볼때 매각 의사가 있는 보험사들 대비 인수 의지를 가진 원매자가 적다는 점에서 매각이 현실화되는 것은 또 다른 이슈가 될 전망이다.

◇ 한국 법인은 매각설 부인, IB업계 통해 매각설 확산

외국계 보험사들 중 상당수는 매각설에 거론된다. 중견 생보사인 미국계 메트라이프생명은 잠재적 매물로 회자된 곳 중 하나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자본건전성이 탄탄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그간 IB업권을 중심으로 본사 측의 매각 검토설이 수차례 언급됐다.

다만 메트라이프는 이를 강하게 부인해 왔다. 글로벌 본사의 미셸 할라프 회장이 지난해 방한했을 당시 매각 의사가 없다는 이야기도 전한 바 있다. 메트라이프의 재무 상황도 매각 의지가 적은 것을 뒷받침한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올해 시행된 새 회계기준 하에서 순익 지표 상승이 예견되고 있다. 배당 가능한 이익잉여금의 규모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글로벌 본사에 대한 배당 수준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매각에 적극적일 이유는 없다.

메트라이프 미국 본사. <출처: 메트라이프생명>

건전성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는 AIA생명 역시 매각설이 나온 바 있다. 수년 전 홍콩 본사에서 높은 매각가를 내세워 후보를 물색했으나 인수 의향을 보인 곳이 마땅치 않아 추가적인 진행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IA생명은 지난해 초 새 회계시스템 구축 오류와 관련해 본사 차원에서 질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비슷한 시기 CEO와 CFO가 교체되는 인사 이슈도 있었다. 현재는 본사 측 인사인 네이슨 촹 대표가 새로 선임돼 전략적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HR 부문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회사 측은 매각설을 전면 부인하는 한편 그룹 차원에서 한국법인에 대한 홍보 지원을 늘리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AIA그룹 홍콩 본사. <출처: AIA 공식 홈페이지>

비교적 규모는 작지만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도 국내 컨설팅업계를 중심으로 매각 검토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은 한국인 오준석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으며 오 대표 선임 이전까지는 프랑스 본사에서 꾸준히 프랑스인 CEO를 한국법인으로 선임해왔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BNP파리바카디프가 본사 차원의 내밀한 의사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본사 파견 직원을 중심으로 매각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역시 매각 검토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 회계기준 변경으로 가치평가 접근 까다로워

해당 보험사 입장은 완강하나 투자금융업계의 해석은 다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로 글로벌 본사에서는 매각을 검토할 때 원매자를 해외가 아닌 한국 지역에서 찾게 된다"며 "회계법인이나 컨설팅법인을 통해 검토 과정에서 국내 법인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 실사에 필요한 수준의 재무 데이터 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2020년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당시 푸르덴셜생명 대표가 매각 공식화 하루 전까지도 해당 사실을 몰랐고 부인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각설과는 별개로 현재로서 인수 후보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매각 의사가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매각설이 나오는 보험사 대부분이 자산규모가 적지 않아 매각가 측면에서 접근이 쉽지는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외국계 생보사 대표는 "최근 회계제도 변경으로 M&A 업계의 보험사 가치 평가 경험이 많지 않고 인수 타이밍이 이른 감이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크기 떄문에 특히 기존 보험, 금융업권이 아닌 인수자들이 접근하기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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