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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로드 투 아메리카]SDIA 흑전과 저렴한 전기세, 미국 투자 적기 지표④지난해 당기순손익 274억원 美시장 잠재성 등 보여줘, 산업용 전기요금 유럽 절반 수준

이민우 기자공개 2023-03-16 12:41:26

[편집자주]

미국은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 산업 투자 유치와 육성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을 의식하며 CATL 등 중국 기업을 배제한 채 공급망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배터리 기업에게는 희소식이다. 수익성 위주 투자 전략을 고수 중인 삼성SDI 역시 이에 주목해 공격적인 미국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의 미국 진출 행보와 주변 이야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의 미국 투자를 읽는 지표 중 하나는 미국법인(SDIA)의 흑자전환이다. 2015년 마그나의 자동차 배터리 팩 사업 부문을 인수한 뒤 10년 가까이 미국에서 고군분투했던 SDIA는 지난해 6년만의 흑자를 맛봤다. SDIA의 흑자는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과도기 종료와 시장의 성장성을 증명하며, 미국 투자가 적기임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과 한국 대비 여전히 저렴한 미국의 산업용 전기세도 북미 투자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다. 전기세 상승은 기업 생산시설의 전력비 증가만 아니라, 물가와 비용 확대를 부르는 요인이다. 지난해 유럽 전기세가 급등하며 진출 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가중됐는데, 미국은 유럽의 절반 수준 산업용 전기요금을 유지해 매혹적인 사업환경을 보여준다.

◇6년 만의 흑자, 고군분투 SDIA가 말하는 미국 투자 적기

SDIA는 2015년 마그나로부터 배터리 팩 사업을 인수해 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초석을 다져왔다. 헝가리 등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모듈을 받아 팩 공정을 거친 후 완성차 고객사에 납품하는 것이 SDIA의 역할이었다. 2018년에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증설도 감행했고, 여파로 장기간 적자가 발생했으나 이를 감수하며 고군분투해왔다.

2017년부터 꾸준히 적자를 기록했던 SDIA의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드디어 흑자전환했다. 6년 만에 이뤄진 SDIA 흑자전환은 배터리 및 전기차 시장의 과도기 종식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더불어 삼성SDI가 더 이상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삼성SDI의 미국 투자 전략이 본격화한 만큼, SDIA는 약 10년 만에 북미 공략의 중요 거점으로 부상할 기회를 맞이했다. 미국 내 삼성SDI와 완성차 기업의 JV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모듈의 팩 공정 상당수를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시간 주 최대도시이자 자동차 생공장 등이 밀집된 디트로이트 인근에 △캐나다 △인디애나 △미시간을 잇는 전기차·배터리 생산설비 허브 역할에도 적합하다.

삼성SDI는 현재 SDIA의 배터리 팩 생산설비 증설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란티스와의 JV 스타플러스의 생산물량 대응 등이 목적인 것으로 점쳐진다. 생산설비가 증설되고 2024년 가동을 목표로 JV 생산설비가 완공되면 SDIA의 실적도 다시금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SDIA의 지난해 매출은 8814억원으로 2021년 4292억원에서 2배 이상 늘었다.

◇유럽 절반 수준, 산업용 전기세 저렴한 미국 비용 부담 낮아

삼성SDI의 미국 투자를 이해하는 또 다른 지표는 전기세다. 삼성SDI가 투자를 진행 중인 헝가리를 비롯해 유럽 주요 지역의 전기세는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산업용 전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가정용 전기과 비교해 저렴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지난해 기록한 전기세 상승은 영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삼성SDI처럼 헝가리에 생산법인 투자를 단행했던 솔루스첨단소재는 2021년과 지난해 연간 전력비에서 3배 이상 차이를 경험했다. 2021년 144억원 규모였던 연간 전력비가 지난해 471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3~4분기 이후 유럽 전력비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고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관측도 있지만, 과거보다 부담스러운 것은 여전하다.

특히 전기세는 해당 국가 시장의 전반적인 물가와 사업 비용 증가를 부르는 원인 중 하나다. 국내 소부장 업계 한 대표는 "해외법인 진출지역의 전기세 등 필수 요금이 오르면 인건비와 주재원 체류비용 등 전반적인 사업 비용까지 머지않아 오르는 것이 보통"이라며 "체감 상 전기세 상승분의 절반 내지 최소 20~30%가 추가 비용으로 잡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은 전기세 부담이 덜한 지역으로 꼽힌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이 1MWh당 72.6달러로 10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95.6달러(12.5만원), 유럽은 대부분 130달러(17만원) 내외로 미국의 2배에 가까웠다.

지난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우 전쟁 장기화에 이은 LNG 수요 급증으로 인해, 미국의 산업용 전기요금도 제법 올랐으나 여전히 유럽과 비교해서 저렴한 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지난해 12월까지의 미국 전역의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은 1MWh당 86.3달러, 11.3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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