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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왕' 리노공업, 이채윤 회장 4년간 420억 배당 올해 455억 현금배당 예정…일각선 잉여금 재투자 방기·2세 승계 준비 해석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3-03-16 08:13:4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을 자랑하는 '리노공업'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토대로 올해도 주주들에게 거액의 현금 보따리를 푼다. 배당은 사기업의 재량이고, 잉여금 자원 배분의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지만 일각에서는 리노공업이 미래 투자보다 지나치게 주주환원에만 매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2세 승계와 연관지어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리노공업은 올해 총 455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주당 3000원 꼴로, 시가배당률은 1.8% 수준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배당주인 리노공업은 지난해에도 주당 2500원, 총 38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 주주들의 호응을 얻었다.

리노공업은 부산에 본사를 둔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소모품 제조사다. 1978년 사출금형 테크니션 출신 이채윤 회장이 설립했다. 1980년 국내 반도체 태동기 시절 전량 외산에 의존하던 반도체 칩 테스트핀을 국산화하면서 급속도로 사세를 확장했다. 1996년 법인 전환하고, 200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른바 리노 핀(leeno pin)은 글로벌 반도체 핀 시장의 약 70%를 점유할 정도로 광범위한 공급망을 자랑한다. 지구상의 반도체 메이커 모든 곳에 리노핀이 공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력한 시장 장악력 덕택에 가격결정자(price maker)의 지위를 점하고 있다. 공급선 확보 이후 매출액,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전형적인 '스노우볼(snow ball)' 기업이다.

리노공업은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해도 좋을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2000억원 대에 머무르던 매출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3000억원 고지(3224억원)를 돌파했다. 특히 영업이익 1336억원을 기록, 이익률만 41.44%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고객사 및 해외 고객사들이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생산 투자를 늘렸고, 비메모리 영역에서도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 PO(구매주문)이 몰린 덕택이 컸다.

여기에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사실상 독점 공급자 지위라 공급단가를 지속적으로 높인 것도 이익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테스트 핀만 놓고 보면 국내에서 리노핀이 '갑', 삼성전자가 '을'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이익률이 37.66%(2019년)→38.68%(2020년)→41.80%(2021년) 등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압도적인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36.68%)을 토대로 리노공업은 현금배당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2019년 주당 1200원에 이어 2020년 1500원, 2021년 2500원의 결산배당을 단행했다. 올해는 3000원이다. 웬만한 코스닥 상장사의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수준의 현금배당 덕에 주주들에게는 '4월의 선물', 타 상장사에는 질시의 대상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현금배당의 최대 수혜자는 당연히 대주주다. 이채윤 회장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리노공업의 주식 528만3669주(34.66%)를 쥔 최대주주다. 주총에서 결산배당안이 확정되면 이 회장은 배당으로만 145억원을 수령한다. 지난해에는 132억원, 2021년에는 80억원, 2020년에는 63억원을 배당 받았다. 4년 간 총 420억원을 배당(세전)받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리노공업의 고배당 기조가 외인 투자를 유인하는 환원책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잉여금의 상당 부분을 배당에만 투입, 유관사업 및 신사업 관련 R&D(연구개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도 지적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돈 잘 버는 기업이 배당 많이 하는 것은 미덕인데, 10~20년 후를 생각하면 잉여금 투자를 현명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노공업의 경상연구개발비용은 평균 3% 수준이다. 적게는 63억원에서 90억원 수준으로 집행하고 있지만, 매출액에 비하면 적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분야는 다르지만, SMT 검사장비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고영테크놀러지가 매년 매출액 대비 20% 이상의 R&D 비용을 집행하는 것과 대조된다.

일각에서는 향후 승계를 대비한 잉여금 정리로 보기도 한다. 1950년 생인 이 회장은 올해 만 73세다. 2019년 비로소 장녀 이경민 이사(1984년 생)가 회사에 입사해 경영을 배우고 있다. 이 이사는 지난해 3월 정식 사내이사로 등기되면서 경영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이사가 사전 증여받은 주식이 전혀 없기 때문에 향후 지분승계까지 고려하면 세부담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내에 쌓여 있는 유보금은 증여세, 상속세 세액평가 대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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