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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SMR 경쟁력 점검]'1000억 투자' 삼성물산, 타깃 대상지 '동유럽'③루마니아·우크라이나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GS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 연합군

성상우 기자공개 2023-03-24 07:56:40

[편집자주]

SMR은 대형 건설사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미래 먹거리 '원픽' 사업이다.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 생산 체계에 걸맞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잠재 시장 규모가 막대하다. SMR 시장은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맞물려 폭발적인 도약기를 맞이할 분위기다. 사업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경쟁력은 각각 어느 정도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함께 과거 원전 강국 시대를 이끌었던 곳이다. 과거 원전 건설 경험도 현대건설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다. 탈원전 정책을 맞으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꾸준히 국내외 시장에서의 원전 사업 기회를 모색해왔다.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해 온 삼성물산은 소형모듈원전(SMR) 시대에 들어서도 원전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국내 건설사 중 가장 공격적으로 자본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루마니아를 비롯한 동유럽 시장을 첫 번째 타깃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 중 유일하게 상용화 기술을 갖고 있는 뉴스케일파워(NuScalePower)를 지렛대 삼아 국내 기업인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와 동맹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전략이다.

◇1000억 투자 뉴스케일파워, 세계 유일 설계인증 취득 기업

삼성물산의 SMR 사업 첫발은 투자로 시작됐다. 원전 강국인 미국에서도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뉴스케일파워에 2021년 2000만달러를 투자한 게 첫 투자다. 지난해 연간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당시 환율 기준 원화 환산액은 약 230억원이다.

이듬해 곧바로 5000만달러 규모의 두 번째 투자가 이뤄졌다. 사업보고서엔 약 620억원으로 기록돼 있다. 투자금 총액 7000만달러를 현재 환율(달러당 1310원)로 환산하면 약 917억원이다. 이를 통해 약 3.5% 지분을 확보했다.

과감한 투자를 결정케 한 원동력은 뉴스케일파워의 기술력이다. 뉴스케일파워는 SMR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몇 안되는 글로벌 업체로 꼽힌다. 1기당 77MW의 원자로 모듈을 최대 12개까지 설치해 총 924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자연냉각 방식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전 세계 70여개(2022년 기준) SMR 모델 중 가장 먼저 미국 원자력안전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취득했다. 현재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후속 단계를 개발 중이다.

얕은 수준의 기술 협력보단 지분 투자로 주주가 된 입장에서 협업을 진행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과적일 것이란 판단이었다. 여기에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의 적극성까지 더해지면서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오 대표는 뉴스케일파워와의 공동 기술 개발 및 사업 협업을 위해 현지에 직접 날아가는 적극성을 보였다. 미국 오레곤주 소재 뉴스케일파워 본사에서 현지 최고경영진을 만나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에 관한 협의를 성사시켰다.

뉴스케일파워 경영진과 만난 오세철 대표 [사진=삼성물산]

그 결과로 얻은 것이 루마니아 시장 진출 가능성이다. 루마니아 정부와 뉴스케일파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 안보 목표 지원을 위한 ‘소형모듈원자로(SMR)’ 파일럿 프로젝트에도 참여 의향을 밝힌 상태다. 그밖에 동유럽 지역에서의 SMR 사업에도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

동유럽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자립 및 안보에 대한 니즈가 커진 지역이다. 해안가에 접하지 못해 기존 대형 원전을 설치할 수 없는 이들 국가에겐 SMR이 가장 시급한 대안이다. SMR이 상용화된다면 가장 먼저 광범위하게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국내서도 동맹 전선, GS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와 밸류체인 구축

삼성물산은 국내 기업과의 동맹 전선을 구축하면서 이중 안전망을 확보했다. 뉴스케일파워와의 공동 사업에 GS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참여하는 형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기자재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국내 민간 발전사업 1위 지위를 유지 중인 GS에너지 역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상대로 낙점했다.

SMR 원천기술을 가진 곳을 비롯해 기자재 공급 및 운영 노하우를 가진 곳들을 모두 포섭해 완전한 밸류체인을 구축한 형태다. 그 덕분에 상용화 기술이 실현될 경우 가장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 내부에선 원전사업팀 산하 SMR그룹이 담당 조직이다. 구원석 원전사업팀장(상무)이 사업 진행을 총괄하고 있다. 플랜트사업부 내에서 신고리원전 5·6호기 설비 공무팀장을 맡은 인물이다.
뉴스케일파워 SMR 프로젝트 이미지 [사진=삼성물산]

SMR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2강(현대건설·삼성물산)이지만 양사의 전략적 방향성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과거 압도적인 국내 원전 사업 경험을 기반삼아 독자적으로 치고나가려는 모양새다. 별도 자본 투자가 없었고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도 보이지 않는다. 그에 비해 삼성물산은 해외 유력 기업과의 협업 및 지분투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과의 협업 전선을 광범위하게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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