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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화학군, 희비 엇갈린 '합작기업' 실적 롯데케미칼-우베 법인, 지난해 손상차손 인식...롯데이네오스화학은 그룹의 '믿는 구석'으로 성장

이호준 기자공개 2023-03-24 09:13:2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 화학군의 양대 축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의 '공동기업'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케미칼은 수요 악화와 고객사 인증 작업이 차질을 빚음에 따라 합작사에서 기대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은 반면 롯데정밀화학은 VAM(초산비닐) 등 주요 제품 가격이 오르며 합작사가 실적 호조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고부가가치 정밀 화학제품'이란 목표는 같지만 변수에 따라 수익성이 요동치는 합작사의 숙명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손상차손 인식하기 시작한 롯데-우베 법인

롯데케미칼의 작년 실적은 칠흑 그 자체였다. 국내외 석유화학 제품 수요 하락과 원료가격 하락으로 인한 래깅효과, 동남아 지역의 공급과잉 등의 '삼중고'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해였다.

마땅한 구원투수도 없었다. 롯데케미칼의 사업적 특성은 인수·합병(M&A)과 합작 사업으로 설명된다. 이중 합작 사업의 경우 특정 제품을 겨냥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영국·일본·중국·이탈리아 등 해외 화학사들과의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수익을 내왔다.

하지만 지난 1년 간 롯데케미칼의 국내·외 합작 법인 총 11곳 중 5곳의 생산 제품 및 실적·재무 상황이 전년에 비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효자법인 역할을 해 온 롯데엠시시 역시 흑자를 내긴 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130억원)은 전년 대비 87%나 빠졌다.

특히 롯데-우베(LOTTE UBE Synthetic Rubber Sdn. Bhd.) 법인은 롯데케미칼의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우베 법인은 부타디엔고무(BR)를 생산하는 곳으로 2013년 일본 석유화학기업 우베흥산, 미쓰비시상사 등이 함께 설립했다.

단위: 천원, 사업보고서

특수 고무사업이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185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미래 경제적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를 장표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적자로 전환된 이곳의 작년 영업손실은 50억원 수준이다.

고민거리는 또 있다. 지난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됐던 롯데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스 법인은 이번에도 적자를 거듭했다. 이 법인은 2013년 이탈리아 에니(Eni)그룹 화학 부문 계열사인 베르살리스와 롯데케미칼이 50대50의 지분율로 세운 합작사다.

베르살리스 법인은 지난해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이달 7일 이사회를 열고 베르살리스 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해 25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한 상태다. 2014년 첫 출자 이후 총 12회 동안 출자한 금액만 5750억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베르살리스의 경우 합성고무에 대한 납품처 인증 문제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듯 하다"라며 "전방경기 악화로 인해 합성고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라 향후 실적은 장담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롯데이네오스화학, 2년 사이 확 바뀐 실적 '주목'

어려움이 컸던 롯데케미칼과 달리 롯데정밀화학 합작사는 작년 최고의 해를 보냈다. 특히 롯데이네오스화학의 실적이 가장 돋보인다. 롯데이네오스화학(옛 롯데비피화학)은 영국 석유화학기업 이네오스와 롯데정밀화학이 각각 49.06%, 50.94%의 지분을 들고 있다.

회사는 페인트 및 사진 현상액으로 사용되는 초산과 태양광 소재, 산업용 필름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VAM(초산비닐)을 생산한다. 지난해 당기순손익은 2년 전보다 682% 늘어난 4303억원을 거뒀고 같은 기간 매출(1조4300억원)은 60% 넘게 확대됐다.

단위: 천원, 사업보고서

롯데이네오스화학의 호실적은 최근 2년간 극적으로 전환한 것이다. 2021년 회사가 증설(20만톤)한 초산비닐 공장이 정상 가동된 데다 최근 태양광 및 화학섬유업황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회사의 주요 제품 가격이 크게 올라 수익성이 좋아졌다.

롯데케미칼 합작사에서 생겨난 손실의 상당 부분을 롯데이네오스화학이 홀로 메꾼 셈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3분기 롯데케미칼의 종속기업에 편입됐다. 이전까지는 지분법 적용을 받는 관계기업으로 분류돼 왔다.

이에 롯데정밀화학의 실적은 현재 롯데케미칼 연결기준에 포함되고 있다. 또 '고부가가치 정밀 화학제품' 확대라는 롯데케미칼 기조와도 궤를 같이한다. 초산비닐 등을 통해 롯데 화학군 고기능 제품 라인과 실적을 모두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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