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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도전, 서정진의 승부수]경영 복귀 신호탄, 5조 빅딜 '체력·역량' 과시한다성사 여부 관계없이 딜 규모로 시선끌기 '성공'…매출 8500억, 밸류체인 구축 '의미'

최은진 기자공개 2023-03-23 11:10: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6: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정진 명예회장이 셀트리온 경영에 복귀하는 '신호탄'을 쐈다. 자그마치 5조원에 달하는 빅딜 추진을 공표하면서다. 진정성 있게 추진되는 딜인 지 여부를 떠나 셀트리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뉴스'가 됐다. 세간의 관심은 이번 딜이 '무엇'인지보다는 뭔가를 '한다'에 방점을 두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서 명예회장이 떠나고 2년여, 셀트리온의 눈에 띄는 성과로는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했다는 것 정도다. 상업성에는 실패했지만 신약개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시장에 미래동력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 더 분명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게 조단위 빅딜이었다. '서정진'식의 시선끌기는 일단 성공적이다. 20조원이었던 셀트리온 시총이 22조원으로 올라섰다.

◇BPS 사업부 인수 추진 사실, 3조원대로 매출 확대 추산

이달 초 서 명예회장이 셀트리온그룹의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복귀를 선언하고 20일. 외신을 통해 셀트리온이 박스터인터내셔널(Baxter International)의 바이오파마솔루션(BPS) 사업부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조회공시로 셀트리온은 관련 검토를 한 사실은 있지만 현재로선 확정된 건 없다고 답변했다.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는 건 인정한 셈이다.

박스터인터내셔널의 BPS 사업부의 매각 추진 사실은 1월 말 시장에 전해졌다. 실적공시에서 전략적으로 특정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BPS를 매각하고 병원 솔루션 등의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포부였다.


BPS 사업부는 원액을 주사병(바이알)에 넣는 완제(DP) 서비스를 의미한다. 원액을 생산하는 DS와 다르게 DP는 꽤 정교하면서도 고객맞춤형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박스터인터내셔널은 다양한 제약바이오 파트너사를 두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등의 생산이 늘어나며 성장의 수혜를 입었다. 다만 작년엔 관련 매출이 주춤하며 성장폭이 줄었다. 작년 순매출은 6억4400만달러(한화 약 8500억원)로 전년도 같은기간 4% 줄었다. 박스터인터내셔널 전체 연결매출의 4% 비중이다. 약 2조원을 벌어들이는 셀트리온은 BPS 사업부를 인수하게 되면 단순 계산으로 3조원대 매출로 도약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박스터인터내셔널은 의료기기 제조사 힐롬홀딩스 인수에 따른 부채부담으로 사업부를 쪼개 파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BPS 사업부 매각도 이의 일환이다. 시장에서 보는 딜 규모는 5조원 안팎이다. 미국 서모피셔사이언티픽, 글로벌 사모투자펀드운용사(PEF) KKR 등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효익보다는 딜 '규모'에 시장 압도, 서정진 회장 직접 소통 기대

이번 딜로 셀트리온이 어떤 효익을 얻게 될 지보다 우선 딜 '규모'에 눈길이 간다. 딜이 성사된다면 국내 제약바이오 역사상 가장 큰 딜로 남게 된다. 이 것만으로도 서 명예회장의 복귀 신호탄으로의 역할은 확실히 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이 시장을 움직일만한 빅딜을 할 만큼의 돈도, 위상도, 역량도 충분하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여줬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에 '새로운 무언가'를 심기 위한 소방수 역할로 복귀했다. 그만큼 그가 은퇴한 2년여의 시간동안 셀트리온은 시장의 신뢰를 얻을만한 묵직한 '무언가'가 없었다. 렉키로나 개발로 '신약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를 익수다, 피노바이오 투자 등으로 시장의 이목을 잡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마이크로바이옴, ADC 등 시장의 트렌드가 되는 키워드를 모두 끌어왔지만 성장에 대한 신뢰는 물음표로 남았다. '서정진이 와도 신약개발에선 힘을 못쓴다'는 얘기가 회자될 정도로 셀트리온의 미래 방향성에 의문의 시선이 꽂혔다.

애매모호하고도 현실성 부족한 신약개발,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슬로건이 아닌 현실가능한 성과를 낼 키워드가 필요했다. 그게 박스터인터내셔널의 BPS 사업부 인수 검토다. 9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인 건 물론 셀트리온과의 기존 사업과 '상상할 수 있는 시너지'가 꽤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예를들어 램시마SC나 휴미라의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차원에서의 의사결정으로도 풀이된다. 자가주사제를 통한 주입방식을 활용하는 만큼 관련 분야에서의 시너지를 예상해볼 수 있다. 해당 시설에 대한 CMO 활용 가능성 등도 고민해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셀트리온의 이번 딜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의견도 있다. 셀트리온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현실적으로 해당 거래금액을 감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이다. 재무적투자자(FI)와 연합하더라도 상장 3사 합병 등 써야하는 비용을 감안할 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측면에선 실질적으로 셀트리온에 어떤 효익을 가져다 줄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자사 일부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 시설을 인수하는 것만으로 밸류체인 구축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당장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알파 수익을 창출할 지 여부에 대해선 소통이 필요하다.

신약개발이나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궁극적 지향점이 아닌 그 주변부를 파고드는 게 유효한 전략인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제기된다. 이 같은 의문점에 대해선 서 명예회장이 오프라인 참석이나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해 참여하며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박스터인터내셔널 관련 딜 여부는 공유된 바가 없다"며 "서정진 명예회장은 어떤 방식으로든 주총에 참여는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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