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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그룹 길 잃은 크로스보더 딜]전선규 회장, 미국 상장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손놨다①5개월 만에 의장직 사임, 작년 SPC 통해 4500만달러 투자…경영 방침 두고 이사회 갈등

신상윤 기자공개 2023-03-27 07:39:09

[편집자주]

미코그룹이 야심차게 진행했던 미국 나스닥 상장 진단기업 '트리니티 바이오테크(Trinity Biotech)' 인수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6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지만 경영 일선에선 배제됐고 보유한 주식과 CB는 애물단지가 됐다. 진단부문 바이오 사업 협력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미국 내 전자공시시스템 EDGAR를 통해 미코그룹의 첫 크로스보더 M&A의 현 상황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코그룹의 첫 크로스보더 인수합병(M&A)이 1년 만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내외부에서 6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해 미국 나스닥 상장 '트리니티 바이오테크(Trinity Biotech)' 지분을 인수했지만 최근까지 경영 일선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선규 미코그룹 회장은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이사회에서도 사임한 것으로 확인돼 사실상 영향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미국 전자공시시스템 EDGAR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 바이오 진단기업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는 지난해 10월 전선규 미코그룹 회장이 이사회에서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그해 5월 전 회장이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한 지 불과 5달 만이다.

1992년 설립된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는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체외 진단 전문기업이다. 아일랜드 브레이와 미국 캔자스시티, 버펄로, 제임스타운 등에 생산시설이 있다. HIV 및 당뇨병 진단 등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연매출액도 9000만달러가 넘는 등 미코그룹의 바이오 사업 시너지를 낼 파트너로 여겨졌다.

반도체 장비 세정 및 코팅 사업에서 출발한 미코그룹은 미코바이오메드 등을 통해 진단부문 바이오 사업을 차기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전략적 투자(SI)도 진단부문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됐다. 미코그룹은 크로스보더 M&A를 위해 미국 내 특수목적법인(SPC) 'MiCo IVD Holdings(이하 미코IVD홀딩스)'를 설립했다. 사업형 지주사 '미코'와 '미코바이오메드'가 각각 480억원, 126억원을 책임졌다.

미코IVD홀딩스는 지난해 5월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유상증자 신주(ADS)와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투자금액만 4500만달러, 원화로 600억원 규모다. 미코IVD홀딩스가 인수한 ADS는 아이랜드 기업인 트리니티 바이오테크가 미국 증시에 상장할 때 발행하는 '주식예탁증서(ADR)'를 대신하는 증권이다. 취득한 신주로 미코IVD홀딩스는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지분율 29.9%를 확보했다.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는 투자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전 회장을 비롯해 미코그룹의 추천 인사인 Aris Kekedjian과 Michael Sung Soo Kim을 이사회에 참여시켰다. 전 회장도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미코그룹의 첫 크로스보더 M&A는 순항하는 듯했다.

문제는 Aris Kekedjian을 제외하면 전 회장과 김 이사 등이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경영에는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코그룹은 여러 차례 트리니티 바이오테크의 재무상황이나 경영진 보상 체계 및 사업 파이프라인 등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사회에 문제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코IVD홀딩스가 트리니티 바이오테크에 Aris Kekedjian 해임 안건 등의 주주총회를 소집해줄 것을 요구하는 문서. /출처 : EDGAR

특히 미코그룹은 추천했던 Aris Kekedjian가 통제가 안 되자 다른 경영자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코그룹은 전 회장 또는 헬스케어 업력을 가진 전문가를 임시 대표이사로 추천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는 Aris Kekedjian를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하면서 미코그룹의 주장을 받아주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미코그룹이 한달 뒤 Aris Kekedjian 해임 등의 안건을 요청하는 이사회 소집도 요구했지만 묵살됐다. 이와 관련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는 미코그룹에 대해 주주총회 소집 권한 등은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전 회장 등 미코그룹은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현 경영진과 갈등 끝에 이사회에서 손을 뗀 것으로 풀이된다.

미코그룹의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투자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진단 부문 바이오 사업의 글로벌 유통 파트너이자 시너지를 낼 인수대상으로 여겼던 트리니티 바이오테크에 투입된 자금 회수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코그룹 관계자는 "전 회장은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이사회와 의논해서 경영진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 외에는 드릴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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