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격 속도' 삼성전기, AI용 FC-BGA 양산 임박 CPU 이어 GPU 진입 초읽기, N사 거래 여부 주목
김도현 기자공개 2024-03-27 13:02:24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1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영역을 재차 늘린다. PC에서 서버로 넓힌 데 이어 인공지능(AI) 시장까지 진출하려는 움직임이다.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폭발하는 AI 서버 수요에 올라탈 수 있을 전망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하반기 AI용 FC-BGA 양산에 돌입한다. 첫 고객은 A사로 추정된다.
FC-BGA는 반도체 패키징에 쓰이는 인쇄회로기판(PCB)의 일종이다. 볼 형태 범프가 칩과 기판 간 통로 역할을 한다. 본딩와이어 방식 대비 적은 신호 손실, 빠른 전달력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고부가 제품으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컴퓨팅(HPC) 칩에 활용된다.
그동안 FC-BGA 분야는 일본 이비덴과 신코,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이 주도해왔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비교적 규모 있게 진행했으나 선도업체와 격차가 있었다. 첨단 반도체 주문이 대폭 늘면서 FC-BGA 몸값도 오르자 삼성전기는 2021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한국과 베트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증설에 나선 동시에 기술력 향상도 꾀했다.
이같은 움직임 속에서 삼성전기는 성과를 냈다. 과거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PC용 CPU 기판만 공급했다면 2022년 하반기부터 서버용 FC-BGA 납품에 성공한 것이다. 노트북 등에 탑재되는 CPU보다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는 CPU에 더 크고 하이엔드 FC-BGA가 필요하다.
다음 목표로 삼은 건 GPU 기판이다. GPU는 CPU와 달리 병렬 연산이 가능한 반도체다. GPU는 다중 작업이 가능하고 CPU는 처리하던 작업을 마쳐야 다른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GPU는 AI 가속기 등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GPU는 CPU 대비 회로 패턴이 복잡하고 이와 맞닿는 기판 설계도 난도가 더 높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북미 고객들과 논의와 테스트를 반복하면서 GPU 시장 진입을 모색해왔다. 챗GPT 수혜로 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삼성전기에도 기회가 왔다.
최근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는 정기 주주총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하반기부터 AI용 FC-BGA 생산을 시작한다. AI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가 많다 보니 여러 고객과 협의 중"이라면서 "앞으로 매년 2~3배 이상 성장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기는 N사와 긴밀하게 협력을 추진했으나 정식 거래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 두산이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출했으나 양사 간 관계가 미묘해진 상황이다. 두산은 반도체 기판의 원재료인 동박적층판(CCL)을 다룬다.
이에 따라 A사를 필두로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업체들과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추후 N사와 손을 잡게 되면 삼성전기의 AI 수혜는 대폭 커질 수 있다. 일본 등 선두권 경쟁사와의 격차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삼성전기는 FC-BGA 후속으로 글라스 기판 사업화도 착수했다. 기존 PCB가 플라스틱 기반이었다면 글라스 기판은 말 그대로 유리 베이스다. 반도체 적층 수가 높아지면서 단단한 기판이 필요해졌고 대응 차원에서 등장한 게 글라스 기판이다.
장 대표는 "내년 말까지 기술 개발을 끝내고 2026~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기는 연내 세종사업장에 글라스 기판 파일럿 라인을 설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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