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한화에너지, 14년 공들인 '승계 비히클'①21년 3형제 직접 지배체제 구축…'한화에스앤씨' 산하 수차례 변모
김소라 기자공개 2024-07-12 07:30:18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07: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 그룹의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 주요 비히클로 꼽힌다. 최상위 주주인 총수 일가가 직접 지배하는 곳이자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에 대해 유의미한 지분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3세 경영을 앞두고 해당 법인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이 법인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2000년 중후반 그룹의 핵심 화학 법인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이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10여년 넘게 분할, 합병 등 다양한 재편 작업을 거쳤다. 그 결과 현재 총 13조원 규모의 계열 법인을 거느린 에너지 소그룹으로 자리잡았다.
한화에너지는 산하에 다수 종속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연결 대상 종속 법인은 270여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화에너지가 직접 출자해 과반 이상 지분을 보유한 곳은 총 7곳이다. 국내외 법인 모두 포함됐고 세부 업종은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태양광 발전, 자동화 설비 제조, 화학 원료 공급 등을 비롯 무역, 투자같이 여러 산업군이 포진해 있다.
한화에너지 소그룹은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올 1분기 말 기준 한화에너지 소그룹 전체 자산총액은 13조2500억원이다. 지주사 격인 한화의 별도 자산총액은 11조1300억원이다. 한화와 한화에너지 각 법인 간 설립 시점에 55년여의 차이가 난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화에너지의 성장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한화에너지가 현재 모습을 완성한 시점은 비교적 최근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1년경 기존 대주주였던 '에이치솔루션(구 한화에스앤씨)'을 합병했다. 기존 '총수 3세 3형제→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였던 지배체제는 합병이 마무리된 후 '총수 3세 3형제→한화에너지'로 이어지는 단순한 형태로 바꼈다.
한화에너지는 장기간의 변천 과정을 거쳤다. 2007년 '여수열병합발전'으로 최초 설립된 후 2021년 합병이 완료되기까지 14년간 법인 자체를 대상으로 한 재편 작업이 수차례 진행됐다. 법인을 분할하거나 합치고 계열사 간 매각하는 등 그룹 내 위치와 사업 속성 등을 바꾸는 절차를 밟았다. 이를 통해 현재 한화를 비롯해 총수 일가 3세 전원이 직접 지배력을 행사하는 그룹 내 유일한 법인으로 자리잡았다.
한화에너지가 내부적으로 변화를 마무리지은 시점은 10여년 전이다. 당시 같은 모기업(한화에스앤씨) 아래 있던 형제사 '군장열병합발전'을 합병, 지역 발전 사업을 전담하는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계기로 사명도 기존 여수열병합발전에서 한화에너지로 변경됐다. 이는 당초 수직 체계였던 구조를 단일화한 작업이기도 하다. 군장열병합발전 산하 법인이었던 여수열병합발전을 인적분할해 합병하는 식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특히 한화에스앤씨 종속 법인으로의 이동이 한화에너지가 총수 일가 직접 지배 체제 아래 놓이게 된 계기가 됐다. 한화에스앤씨는 2001년 김승연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설립 초기 김 회장과 한화가 각각 33%, 67% 지배력을 보유했다. 2007년 한화석유화학(현 한화솔루션)은 물적 분할을 통해 설립한 여수열병합발전(현 한화에너지)을 한화에스앤씨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총수 일가→한화에스앤씨→여수열병합발전' 형태의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사실상 이때 한화에너지는 총수 3세 3형제 법인이 됐다. 한화석유화학이 한화에스앤씨를 대상으로 여수열병합발전 매각 작업을 완료한 2009년의 일이다.
2005년 김 회장과 한화는 이미 3형제를 대상으로 한화에스앤씨 지분을 양도 작업을 마쳤다. 이후 3형제는 한화에스앤씨를 통해 2008~2009년 여수열병합발전 지분을 100% 취득, 자회사로 편입했다. 해당 거래에 총 425억1700만원을 투입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현재 13조원 규모에 이르는 한화에너지 소그룹 구축 단초가 됐다. 총수 일가 입장에선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비히클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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