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정리 시나리오]매각 걸림돌 '낮은 재무건전성', 예보 전략 향방은②예보 지원에도 추가부담 3000억 안팎…비우호적 시장 상황에 매각 장기화도 불안
강용규 기자공개 2024-07-29 12:39:35
[편집자주]
MG손해보험이 매각을 통해 새 주인을 찾는 데 연달아 실패했다. 재무건전성이 날로 악화하는 만큼 위탁경영을 맡은 예금보험공사의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어느새 청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으나 이 역시 매각만큼이나 쉽지 않은 길이다. MG손보의 경영 현황과 미래 시나리오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G손해보험의 매각이 잇따라 실패한 핵심 원인으로 낮은 재무건전성이 꼽힌다. 인수대금뿐만 아니라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해 인수자가 추가로 투입해야 할 비용까지 고려하면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업계에서는 위탁경영을 맡은 예금보험공사의 향후 MG손보 지원 전략에 집중한다. MG손보의 재무건전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하는 중이다. 이는 매각 성사 시 자금지원에 나설 예금보험공사의 부담 역시 갈수록 커질 공산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재무건전성 정상화에 1조 자금투입 필요
MG손보는 2024년 1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경과조치 전 기준 42.7%로 집계됐다. 임원 교체나 일부 영업의 정지 및 양수도 등 강력한 시정조치가 요구되는 기준인 50%를 밑돌았다. 경과조치를 적용해도 52.1%에 그치는데 이는 사업비 감축이나 자산의 처분, 인력 및 조직 효율화 등 상대적으로 느슨한 시정조치가 권고되는 기준인 100%보다 낮다.
적기시정조치의 권고 기준인 100%는 보험업법 감독규정에 근거한 법적 한계선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이 지급여력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를 안정성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MG손보는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로 1분기 가용자본이 4040억원, 요구자본이 9460억원이다. 지급여력비율 15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용자본이 1조150억원 더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MG손보의 가격을 2000억~3000억원으로 평가하면서 동시에 예보가 3000억~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봤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MG손보의 재무건전성을 정상화하기 위해 추가로 3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앞서 예보는 MG손보의 매각 방식으로 지분거래에 의한 인수합병(M&A) 이외에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추가로 내걸었다. 인수자가 우량자산과 부채를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도록 해 부담을 낮춘 것이다. 그럼에도 MG손보의 3차 매각이 실패한 것은 추가 자금지원의 부담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불안한 금리상황, 줄어드는 경과조치 효과
경과조치를 고려하면 MG손보가 지급여력비율 150%를 맞추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가용자본은 7588억원이다. 이 경우 인수자가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금 부담은 사실상 없거나 매우 적은 수준으로 낮아진다.
그럼에도 매각이 무산된 것은 MG손보의 재무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MG손보의 올 1분기 지급여력비율 42.7%는 전년 동기보다 22.3%p 낮아진 수치다. 이 기간 2734억원의 가용자본 유실이 나타났다.
1년 사이 MG손보의 가용자본 변화를 살펴보면 실적의 누적 결과인 이익잉여금은 -1908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292억원 줄었을 뿐이다. 가용자본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2726억원에서 510억원으로 급감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OCI)의 평가손실이 치명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MG손보는 2023년 1분기 FVOCI에서 1189억원의 평가이익을 봤으나 올 1분기에는 오히려 1129억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시장 상황이 MG손보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예보가 MG손보 매각을 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재무건전성을 높인 뒤 다시 매각을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MG손보와 함께 보험사 M&A시장에서 매물로 나와 있었던 KDB생명의 경우 매각 실패가 잇따르자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매각 시도를 잠시 멈췄다. 유상증자를 통한 출자와 후순위채 발행계획 등으로 자본구조의 리빌딩에 나선 사례도 있다.
다만 시간이 예보와 MG손보의 편인 것만도 아니다. 고금리의 지속으로 인해 시장 상황이 MG손보에 우호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우며 감독 당국의 경과조치 역시 10년에 걸쳐 해마다 10%씩 효과가 감소한다. 작년 1분기 MG손보는 경과조치를 통해 17.6%p의 지급여력비율 상승효과를 봤으나 올 1분기에는 효과가 10%p로 줄어들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복현 금감원장 "과열된 장외경쟁"...이례적 경고 파장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대항 공개매수 절박한 고려아연, 하나증권 왜 선택했나
- [i-point]APS, 글로벌 OSAT 앰코에 칠러 납품한다
- [IPO 모니터]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IR 직접 등판하나
- [i-point]메타약품, 대한미용성형레이저의학회 참가 성료
- [i-point]디펜스코리아, 폴란드 로봇개발사 피아프 파트너십
- '크레딧 부담' 롯데지주, 사모 영구채 '또' 찍는다
- [thebell note]황금알 낳는 거위와 한양증권
- [thebell note]IPO 심사권한 '줄다리기'
- [IPO 모니터]수년째 흑자 행진 '벡트', 넉달만에 코스닥 예심 승인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해상 밸류업 점검]점차 깨지는 시총 3조 '벽', 밸류업이 변수 될까
- [현대해상 밸류업 점검]해외사업 공략 시선, 선진시장에서 신흥시장으로
- [현대해상 밸류업 점검]밸류업 지수 편입에 배당매력 부각...제도 개선도 기대요인
- '지급여력 넉넉' 흥국화재, 자본확충 나선 이유는 '금리'
- 매각 앞둔 동양-ABL,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 '꽃단장'
- [현대해상 밸류업 점검]경영승계, 주주환원 '방향성' 결정할 잠재 요인
- [보험경영분석]신한금융플러스, 매출 증가 발판 된 '모회사 기여도'
- [현대해상 밸류업 점검]꾸준히 매입한 자사주, 소각 조심스러운 이유는
- 동양생명, 치매간병보험 인기에 순조로운 시장 공략
- [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신한EZ손보 '이제부터가 시작', 강병관 대표 연임 여부에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