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GS그룹의 넥스트스텝]체질개선 '신호탄' 쏜 GS, 기업가치로 입증한 휴젤②M&A 매물 인수전 소극적 평가…허태수 회장 취임 후 투자 주체 변신
김동현 기자공개 2024-07-31 08:02:18
[편집자주]
GS그룹이 출범 20년차를 맞았다. 정유·에너지와 유통, 건설을 3대 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온 GS그룹은 재계 10위 안의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 변화의 속도를 내지 못해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이 따라오곤 한다. 실제 GS그룹의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는 지난해 8위에서 올해 9위로 한 단계 떨어지기도 했다. 더벨이 20살을 맞은 GS그룹의 출범과 성장 과정을 짚어보며 앞으로의 변화 방향성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부터 GS그룹을 이끌기 시작한 허태수 회장은 그룹 전반의 체질개선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2가지 사항을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신사업 투자 기회 모색 등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을 키워드로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작지만 사업에 변화를 가져올 투자처를 발굴해야 하는 임무가 떨어졌다.그동안 외부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GS그룹의 체질부터 변화시키겠다는 의도로, 지주사 GS가 선봉에 섰다. GS퓨처스·GS벤처스 등 스타트업 투자기업을 세워 투자처를 발굴하게 할 뿐 아니라 필요하면 직접 투자 주체로 나서 지분 인수에 나서고 있다.
그 대표 사례가 2021년 인수한 휴젤이다. GS그룹의 주력 사업군인 에너지·유통·건설과 동떨어진 보톡스 업체를 인수하며 GS가 직접 지분을 투자했다. 투입 금액 자체가 조단위의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룹의 변화 방향성을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 휴젤은 그룹 편입 후 단번에 GS건설·리테일 등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며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연이은 M&A 불참, '새바람' 일으킨 휴젤 인수
GS그룹은 2000년대 출범 초창기까지만 해도 시장에 대형 매출이 나올 때마다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다. 2005년 인천정유(현 SK인천석유화학)를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 등 GS그룹의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는 회사들이 매물로 나왔다. GS그룹은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했으나 마지막에는 중도 포기를 선택했다.
이 가운데 2020년 1월 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한 허태수 회장은 자신이 대표인 지주사 GS를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글로벌 △디지털 △친환경 △바이오 등 기존 주력 사업과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그룹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을 임직원에 주문했다.
바이오 기업인 휴젤 인수에 나설 수 있었던 것 역시 이러한 리더십의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GS는 2021년 '아프로디테애퀴지션홀딩스'라는 컨소시엄을 꾸려 총 인수액 1조7000억원에 휴젤을 품었다. 이 과정에서 GS가 투입한 금액은 3077억원으로, 거래 금액 자체는 STX에너지 인수(5600억원) 때보다 작다.
다만 휴젤은 GS그룹에 편입된 뒤 기업가치가 날로 상승하며 그룹에 활기를 넣고 있다. 휴젤 편입 전까지 GS그룹 상장사는 지주사 GS와 GS리테일, GS글로벌, GS건설, 자이에스앤디, 삼양통상 등 6개사뿐이었다. 이중 시총 규모가 조단위를 기록하는 회사는 주력 3사인 GS와 GS리테일, GS건설 정도였다.
이중 GS리테일과 GS건설은 2021년을 기점으로 시총 3조원선이 깨진 상태였다. 그룹에 마지막으로 편입된 휴젤은 약 1년 동안 부침을 겪다 지난해 6월 저점을 찍고 반등에 성공해 기업가치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작년 6월 말 1조2000억원대였던 휴젤 시총은 현재 3조원선을 넘보는 수준으로 올라 GS(4조4000억원)에 이어 그룹 2위 자리에 있다.
◇미래 다지는 GS퓨처스·벤처스, 국내외 초기 스타트업 발굴
GS는 2020년대 들어 약 40곳의 회사에 지분을 투자했다. 2020년 전까지 GS의 직접 투자 회사가 주력 자회사 7곳뿐있던 점을 고려하면 GS가 순수지주사에서 투자회사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휴젤과 같은 대형 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벤처펀드 및 투자조합, 순수 스타트업 등이다.
이중 GS가 가장 먼저 출자한 회사는 다름 아닌 해외 투자를 목적으로 세운 GS비욘드다. 2020년 7월 GS가 설립한 GS비욘드는 아래 GS퓨처스를 두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 실제 투자를 집행하는 GS퓨처스는 이후 지금까지 50여곳이 넘는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주력 사업(에너지·유통·건설)과 시너지를 낼 분야로 국한한 것이 아니라 디지털·바이오 등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첫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인 GS벤처스 역시 그룹의 신규 투자처를 발굴 중이다. GS벤처스는 주로 국내와 동남아시아, 이스라엘 등의 기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S가 2022년 1월 100% 출자로 GS벤처스를 설립한 이후 GS에너지, GS리테일, GS건설 등 계열사 8곳이 GS벤처스의 1호 펀드(GS어쌤블신기술투자조합) 투자에 참여했다. GS벤처스는 포트폴리오로 보유한 20여곳의 스타트업과 그룹 계열사를 연결하며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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