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파워]흥행 전설 <오페라의 유령>, 대구서도 저력 발휘[뮤지컬] 객석 점유율 53.9% 추정, 티켓 판매 수익 최대 73억 예상
이지혜 기자공개 2024-08-01 08:13:06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뮤지컬 역사에서 <오페라의 유령>은 상징성이 큽니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면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이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 뚜렷해졌죠. 물론 이에 따른 단점도 있습니다만 시장 형성 단계였던 만큼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이 시장의 질적, 양적 성장에 기여한 것만은 틀림없습니다.에스앤코가 제작한 <오페라의 유령>은 상징성만 큰 게 아닙니다. 흥행성에 있어서도 '현역'인 작품이죠.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해 연간 기준 뮤지컬부문 티켓 판매액 상위 1위에 올랐는데 올 1분기에도 이런 기세를 이어갔습니다.
샤롯데씨어터에서 상연된 공연이 지난해 연간 매출 1위에 올랐는데 계명아트센터에서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올 2월 4일까지 진행된 공연도 올 1분기 티켓매출 상위 10위 안에 랭크됐죠.
<오페라의 유령>은 파리 오페라 극장 지하에 사는 천재 음악가 '유령'이 여배우 '크리스틴'을 사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유령은 크리스틴을 사랑하지만 그녀는 귀족 청년 라울과 사랑에 빠지죠. 이로 인해 유령은 질투와 분노에 사로잡히고 극장은 유령의 음모와 공포에 휩싸입니다.
탄탄한 서사와 화려한 무대연출도 흥행의 비결이지만 무엇보다 배우의 티켓 파워도 인기에 한 몫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조승우 등 배우가 '유령'역으로 분한 덕분입니다. 이들이 참여하는 작품은 제작비가 껑충 뛸 정도로 출연료가 높지만 대신 관객을 모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VIP석 가격이 19만원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다른 대형 라이선스 작품과 비교해 1만~2만원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오페라의 유령>의 객석 점유율은 53.9%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수치는 계명아트센터의 좌석 규모가 1954석인 점과 해당 극장에서 <오페라의 유령>이 총 58회 상연된 점, 그리고 공연기간 티켓이 6만1107만 장 판매된 점을 고려해 추산한 수치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티켓 판매수익은 59억~68억원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뮤지컬부문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공연의 합산 금액을 티켓 판매량과 티켓 예매량으로 각각 나눠, 티켓 한 장당 평균 가격을 따져봤을 때 역산한 수치입니다.
실제 공연의 티켓 판매수익이 이보다 많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인기 배우가 출연하는 공연인 만큼 티켓 평균 단가가 다른 공연보다 높았을 수 있다는 게 근거입니다. 특히 조승우, 김준수 등 배우가 출연하는 공연은 티켓 장당 평균 단가가 12만원대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총 티켓 판매수익은 약 73억원입니다.
물론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VIP석(19만원), R석(16만원), S석(13만원), A석(9만원), B석(7만원) 등 다양한 가격대의 좌석이 존재하는 데다 공연마다 좌석 등급의 비율과 가격이 다르게 적용됩니다. 초청권과 할인율도 수익 추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제작사와 KOPIS도 이런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익을 계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주요 관객은 누구였을까요. 인터파크 티켓에 따르면 대구에서 진행된 <오페라의 유령>의 주요 관객은 여성이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성이 79.2%, 남성이 20.8%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 별로는 40대가 29.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30대가 27.6%, 20대가 25.8%로 각각 뒤를 이었습니다. 50대와 10대는 각각 11%, 4.3%를 기록했네요.
에스앤코 관계자는 "작품과 관련된 정보는 거래처와 공개하지 않기로 계약된 사항이라 알려주기 어렵다"면서도 "실제 객석 점유율과 티켓 판매 수익은 추정치보다 많다"고 말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드래프트와 방출 사이
- 'IT 전문가'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강조한 차별 전략은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SK C&C, 클라우드·DX 결합으로 실적 확대 노린다
- [Red & Blue]반등 나선 한빛레이저, LG엔솔 '포드 잭팟' 수혜 기대감
- [무신사 점프업 스토리]창업주 '조만호' 경영 복귀, 조직 정비해 '리스크 관리'
- 새출발하는 두산모트롤, 사업 결합 '키맨' 권영민 사장
- 영풍 지분 빼는 '최씨 일가' 영풍정밀 재원 가능성
- LG엔솔 잇따른 수주 낭보, 목표 달성 '청신호'
- [파고 넘는 SK온]성장성 기대감일까...삼성SDI 뛰어넘은 밸류
- [리더십 체인지, 넥스트 환인제약]내수 중심 매출 한계…돌파구는 신약, '치매·관절염' 승부수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케미칼, 정보접근성 호평…참여도·견제기능 '양호'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케미칼, 투명성은 '좋아요' 경영성과는 '글쎄'
- 안전사고로 취소된 보일러룸 공연, KOPIS에서 '실종'…왜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주춤 롯데케미칼, 평가개선 체계 '아쉬움'
- [뮤지컬 시장, 정보 비대칭의 함정]뮤지컬 투자 큰손 IBK기업은행, 작품 선정 기준은
- [공연 티켓 파워]10년만의 완전체 '2NE1' 콘서트 '완판 그 이상'
- [공연 티켓 파워]CJ의 <어쩌면 해피엔딩>, 3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다
- KOPIS '조각난 지도'에 헤매는 시장
- [Inside the Musical]한국소설 창작뮤지컬 <부치하난>, 고래 유영하는 판타지 기술 눈길
- [뮤지컬 시장, 정보 비대칭의 함정]"공연산업 지속가능성, KOPIS 데이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