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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펀드 열전]10년 역사 메리츠코리아, KCGI 체제 아래 재도약투자 프로세스 재정립, 연초후 수익률 줄줄이 상위권

조영진 기자공개 2024-08-05 07:57:01

[편집자주]

최근 수년간 직접 투자와 ETF를 필두로 한 패시브 상품들이 개인들의 투자 트렌드로 고착화되면서 공모 액티브 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하지만 운용사 입장에서는 '펀드의 꽃'이라 불리는 이들 액티브 펀드는 포기할 수 없는 한 축이기도 하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장기적인 자산증식의 수단으로서 운용사의 얼굴이자 대표 상품의 면면을 더벨이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1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자산운용의 국내주식형 펀드를 살펴보면 단연 눈에 띄는 상품이 있다. 메리츠자산운용 시절부터 수천억원의 자금을 모집하며 인기를 끌었던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현 KCGI코리아증권투자신탁)은 KCGI자산운용 품에서도 운용되며 하우스 간판펀드로 자리잡았다.

한때 설정원본이 1조7000억원을 웃돌며 막대한 외형을 갖추기도 했지만, 수익률 등락 및 환매 요청으로 현재 몸집은 220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허나 다사다난했던 지난 2013~2023년 메리츠 시절을 딛고 KCGI자산운용 관리 아래 재도약 기미가 엿보인다. 운용펀드 대부분이 업계 최상위권에 속하는 연초 이후 수익률을 기록 중인 상황이다.

◇전략 손질한 KCGI코리아, 업계 상위권 성과...KCGI 판매비중 독보적

KCGI코리아는 견고한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창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이후 재도약) 등으로 분류되는 기업의 생애주기를 관찰해 안정적이면서 수익성을 지닌 성숙기 기업에 투자초점을 맞춘다. 기업이 확장 및 예측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주목해 투자대상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8월 메리츠자산운용에서 사명을 바꾼 KCGI자산운용은 KCGI코리아 펀드의 운용전략에도 변화를 줬다. 구 메리츠자산운용 시절보다 한층 강화된 투자전략과 운용 프로세스로 이전과는 달라진 면모를 보이겠다는 포부다. 먼저 기존의 장기투자 원칙은 유지하되 낮은 회전율은 보다 끌어올려 시장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메리츠코리아가 가격과 수급을 의식하지 않은 투자전략을 고수했다면, KCGI자산운용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보유종목의 현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미보유종목으로 인한 기회상실 위험 또한 관리하고자 했다. 평균회귀경향이 강한 국내증시 성향을 감안해 시장에 제때 대응키 위한 신규 방침인 셈이다.


이 펀드는 전략적·적극적 운용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매매회전율이 최근 확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7~9월 3.68%에 불과했던 매매회전율은 10~12월 17.93%로, 올해 1~3월에는 23.93%로 확대됐다. 올해 1분기 매매회전율을 연환산할 경우 96.00% 수준이다. KCGI자산운용으로 새출발하며 신임 CIO(최고투자책임자)가 등장하고, 이에 따라 펀드 책임운용역에도 변화를 준 영향이 컸다.

KCGI코리아의 올해 연초 이후 수익률은 이달 말 기준 18.2%로,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 544개 중 8위에 해당한다. KCGI자산운용이 운용을 집도하면서 구 메리츠 펀드의 성과가 대부분 개선된 상황이다. KCGI더우먼 펀드는 22.4%로 업계 1위를, KCGI e-코리아 펀드는 21.9%로 업계 2위에 랭크됐다. KCGI코리아퇴직연금 상품도 17.6%의 준수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KCGI자산운용은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가격 상승·하락종목 각 10개, 섹터별 상승·하락종목 각 5개를 수시 점검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파산위험과 유동성 및 현금흐름을 점검해 투자배제유니버스를 구축한다는 전언이다. 이후 펀더멘털, 모멘텀, 밸류에이션 등의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개별투자대상 분석을 실시하며 투자비중 및 매매기간을 결정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KCGI코리아 펀드의 판매채널로는 KCGI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운용자산 순자산총액 약 3000억원 중 28.5%를 KCGI가 책임지고 있으며 메리츠증권이 8.5%, 한국투자증권이 6.9% 등의 비중을 맡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하나증권(6.6%), 미래에셋증권(6.0%), NH투자증권(5.0%)이 뒤를 이었다.

◇2015년 말 이후 설정액 감소...중국향 수출기업 비중확대 '독'

최근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지만 메리츠 시절 KCGI코리아의 수익률은 썩 좋지 못했다. 책임운용역이 몇 차례 바뀌는 과정에서 운용성과에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7월 펀드 최초설정 이후 첫 책임운용역을 맡은 김홍석 매니저(현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는 2014년 초 권오진 매니저에게 곧장 바통을 넘겨줬다.

권 매니저의 첫 출발은 흠 잡을 데 없었다는 게 업계의 주된 평가다. 2014~2015년 비교지수를 크게 웃도는 운용성과를 내면서 수천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선순환이 계속되는 듯 했다. 2014년 초 300억원 수준이던 KCGI코리아 총설정액은 2015년 말 1조6900억에 육박하기도 했다.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당시 지수흐름과 달리 중국 관련 소비재, 화장품주, 지주사 등 중소형주에 집중투자하면서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허나 중소형주 투자비중을 너무 크게 확대시킨 상황에서 사드 미사일 사태가 발발, 중국향 수출기업들의 주가가 속절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펀드의 운용규모는 이미 커져버렸는데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지 않다보니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형주의 경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거나 호가창이 두텁지 않은 종목도 많아 포트폴리오 재구축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2016년 말 다시 핸들을 넘겨받은 김홍석 매니저는 포트폴리오 조정 및 수익률 개선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2020년 말까지 약 4년간 펀드를 운용하면서 2019년 연수익률로 41.2%를, 2020년에는 103.2%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역대 고점이었던 기준가(2015년 말 1500)를 약 5년이 지난 2020년 8월 들어 경신할 수 있었다.

다만 설정액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원금회복 기미가 보일 때마다 환매를 요청했고 2020년 말에는 KCGI코리아 펀드의 총설정액이 약 34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2015년 초 3000억원이던 설정액이 1년만에 1조7000억원까지 불어났으나 약 5년게 걸쳐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현재는 설정원본 총액이 2200억원에 머물러 있다.

고점을 회복시킨 김홍석 매니저는 2021년 들어 김형석 매니저에게 다시 책임운용역 자리를 내줬다. 기관 및 리테일 자금운용, 또다른 대표펀드인 KCGI코리아스몰캡(당시 메리츠코리아스몰캡) 관리 등 내부 업무분장 과정에서 역할 분담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연수익률 28.0%로 준수한 성과로 지난해를 마무리한 KCGI코리아 펀드는 올해 들어 김홍석 매니저가 다시 책임운용역을 맡게 됐다. 지난해 8월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목대균 신임 운용총괄대표(CIO, 최고투자책임자)가 합류했고, 목 대표의 지휘 아래 김홍석 본부장이 KCGI코리아에 재배치된 상황이다.


김홍석 주식운용본부장은 KCGI코리아 펀드의 부책임운용역인 명재엽 부장과 함께 안정적인 운용으로 투자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KCGI자산운용은 액티브펀드의 명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공모펀드 운용에 공을 쏟는 한편, KCGI코리아를 대표펀드로 자리매김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임 CIO 지휘 아래 확신있는 종목 위주의 집중투자로 수익률 개선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 집결시킨 KCGI자산운용, 투자 프로세스 개선 및 재정립

책임운용역을 맡고 있는 김홍석 매니저는 도이치자산운용,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메리츠자산운용으로 이직했다. 당시 메리츠 대표 주식형 펀드였던 메리츠코리아, 메리츠코리아스몰캡 등을 두루 운용했다. 현재는 사명을 바꾸고 새출발한 KCGI산운용에서 주식운용본부장직을 수행 중이다.

KCGI코리아 운용역으로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명재엽 부장은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에서 라자드코리아펀드를 운용한 인물이다. 라자드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의 한국투자 자문활동을 수행하는 등 코리아 스페셜리스트로 불리기도 했다. KCGI자산운용에 합류한 시점은 지난해 5월이다.

주식운용본부와 그 산하조직을 관리하는 수장은 목대균 운용부문대표다. 조직 구성원들이 집단지성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업무분장을 새로하고 책임운용을 담당할 펀드에도 각각 변화를 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글로벌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직전 직장인 케이글로벌자산운용에서는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KCGI코리아의 성과를 평가할 때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샤프지수를 꼽을 수 있다. 샤프지수란 주간 펀드 수익률에서 CD금리를 뺀 수치를 표준편차(펀드 수익률 변동성)로 나눈 값이다. 쉽게 말해 1이라는 위험부담 대신 얻을 수 있는 초과 수익을 나타낸 수치로, 값이 클수록 성과가 뛰어난 펀드로도 볼 수 있다.

KCGI코리아의 샤프지수는 2016년, 2018년을 제외하고는 운용기간 동안 비교적 적정수준으로 관리된 편이다. 연수익률로 103.2%를 기록했던 2020년에는 샤프비율 4.85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1, 2022년에는 -1과 +1 사잇값에 머물렀으나 최근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3년 샤프지수는 1.75를 나타냈고 올해 연환산 샤프지수는 7월 말 기준 2.38을 기록 중이다.

2024년 5월 말 기준

KCGI코리아는 대형주와 중소형주 비중을 적절히 가져가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포트폴리오 주요 구성종목은 삼성전자우(17.7%), 삼양식품(8.2%), SK하이닉스(5.1%), KB금융(4.9%), 현대엘리베이터(4.7%), 리가켐바이오(4.2%), 키움증권(3.7%), 하이브(3.5%, 삼성화재(3.3%), 솔브레인(3.2%)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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