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자전문 VC 줌인]콘텐츠 역량 '두각', 미시간벤처 심사역 7인 면면은④'창업자' 조일형 대표 주축, 박기덕 파트너 스타트업 투자 선봉장
유정화 기자공개 2024-08-05 08:06:45
[편집자주]
문화콘텐츠 투자로는 큰 돈을 벌기 어렵다는게 VC업계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지난 23년 간 미시간벤처캐피탈의 뚝심은 빛났다. 문화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오면서 영화와 공연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이바지했다. 메인투자자로 나서 영화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천만 영화도 여러편 배출했다. 글로벌 페스티벌의 국내 유치를 주도하는 등의 족적도 남겼다. 올해는 한 발 더 나아간다. 문화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메타버스 펀드를 시작으로 3년 내 AUM 5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의 성장 히스토리와 투자 전략, 청사진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는 까다롭다. 사람마다 느끼는 '흥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 뮤지컬, 콘텐츠 등 세부 영역별로 특징도 제각각이다. 개성 넘치는 문화콘텐츠 시장을 폭넓게 이해하고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벤처캐피탈리스트의 혜안이 필요하다.벤처캐피탈(VC) 미시간벤처캐피탈은 금융과 산업계 출신 7인의 심사역들을 중심으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핵심 심사역은 기업금융 전문가인 조일형 미시간벤처 대표와 삼일회계법인 출신 박기덕 파트너다. 영화, 뮤지컬, 축제 등 프로젝트 투자뿐 아니라 콘텐츠 스타트업 지분 투자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나머지 5인의 심사역은 '현대모비스', '플러스엠', '스파크랩', '고피자' 등 다양한 기업 출신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각자 경험을 살린 투자 기회를 제공받으면서 심사 역량을 키우고 있다. 미시간벤처는 업계에서 문화콘텐츠 분야 심사역 사관학교라고 일컬어진다. 기존 VC 심사역을 영입하지 않고도 스타 심사역을 여럿 배출해냈기 때문이다.
◇'핵심 심사역' 조일형 대표·박기덕 파트너 업적 '눈길'
미시간벤처의 중심은 단연 조일형 대표다. 1969년생으로 2002년 미시간벤처를 창업해 중형 VC로 이끈 인물이다. 조 대표는 중견 의류 제조사 약진통상 창업주 조영태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창업 당시 설립 출자금 100억 중 25억원을 약진통상으로부터 출자받았다. 이후 약진통상이 칼라일 그룹에 인수된 이후 미시간벤처의 지분을 매각했다. 지난해 말 미시간벤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일형 대표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79%다. 기타 주주가 지분 21%를 보유했다. 미시간벤처 측은 21% 지분율 역시 조 대표의 우호지분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23년간 업계에서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통해 미시간벤처가 결성하는 대부분 펀드의 결성 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NH투자증권, 한국자금중개, 도이치은행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전문 투자자의 길로 들어선 건 2002년 투자 불모지였던 문화콘텐츠 분야에 관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투자에서 족적을 남겼다. VC들이 섣불리 영화 메인투자자로 나서지 못하던 2008년 영화 '킹콩을 들다' 메인투자자로서 첫 제작을 책임졌다. 이후 201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메인투자자로 참여해 '은밀하게 위대하게', '소원', '친구2' 등 흥행작을 배출해 냈다.
특히 '나영이 사건'을 다룬 영화 소원의 경우 조 대표가 직접 제작 동의부터 제작까지 총괄한 영화 프로젝트다. 멀티플 1.5배가 넘는 성과를 냈다. VC가 메인투자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조 대표는 현재 미시간벤처가 운용하고 있는 8개 투자조합 중에서 '미시간한국영화메인투자조합', '미시간팬아시아콘텐츠투자조합', '미시간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7호' 등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다.
박기덕 파트너는 조 대표와 함께 미시간벤처의 투자 부문을 이끌고 있다. 미시간벤처가 공을 들이고 있는 스타트업 지분 투자 확대에 선봉장을 맡았다. 미국 코넬대학교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투자은행 업계에 입문했다. 삼일회계법인, 메릴린치 등을 거치며 투자 경력을 쌓았고 미시간벤처에 2012년 합류했다.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투자도 그의 손을 거쳤다. 미시간벤처는 2018년에 래디쉬에 200만달러를 투자했고 2021년 총 1400만달러를 회수했다. 멀티플은 7배다. 래디쉬는 2016년 미국에서 설립된 모바일 특화 영문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으로 지난 2021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됐다.
박 파트너는 프로젝트 투자 보다 스타트업 지분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미시간글로벌파이어니어투자조합', '미시간글로벌소셜임팩트투자조합', '미시간아시아문화중심도시육성투자조합'의 대펀을 맡고 있다. 광고·영화 제작사 '써티세븐스디그리'(37thDegree), 대체육 전문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박 파트너는 미시간벤처가 현재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500억원 규모 '메타버스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도 맡는다. 앞서 지난 6월 말 모태펀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계정 수시 출자사업 메타버스 분야 GP로 선정돼 펀드 결성 기회를 잡았다.
◇'심사역 사관학교'로 명성…주니어에 열린 투자 기회
업계에서 미시간벤처는 문화콘텐츠 심사역 사관학교로 알려져 있다.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굵직한 트랙레코드(실적)를 지닌 심사역을 여럿 배출했다. 가령 에이본인베스트먼트의 수장으로 있는 전요셉 대표는 미시간벤처에서 9년간 몸 담으며 영화 투자를 총괄했다. 이어 한국투자파트너스를 거쳐 에이본인베스트먼를 설립했다.
손성원 펜처인베스트 상무, 이지수 한국투자파트너스 이사, 이승훈 KC벤처스 이사도 미시간벤처 출신이다. 이들은 미시간벤처나 다른 VC에서 국내 영화 산업에 족적을 남긴 영화들에 투자하며 업계에서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 전문가로 인정받는 심사역들이다.
이같은 심사역을 배출해낼 수 있었던 건 미시간벤처의 투자 프로세스에 있다. 투자를 결정할 때 다른 VC와 마찬가지로 예비 투자심의위원회(이하 투심위)와 본 투심위를 거치지만 이 과정에서 시니어와 주니어 심사역를 가리지 않고 격 없는 소통을 이어간다. 특히 더 감각에 좌우될 수 있는 문화콘텐츠 투자인만큼 치열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권태형 이사와 황인지 수석이 미시간벤처의 회사 허리급을 담당하고 있다. 권태형 이사는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MBA를 수료했고, 한국신용평가, 현대모비스를 거쳐 2018년 회사에 합류했다. 황인지 수석은 배급사인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거쳐 지난해 합류했다.
주니어 심사역으로는 꼽히는 심사역은 박한희 책임, 김대현 선임, 권나현 심사역 등이 있다. 박 책임은 액셀러레이터(AC) 스파크랩 출신으로 배우육성·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런업컴퍼니' 투자를 주도했다. 김 선임과 권 심사역은 각각 신생 엔터테인먼트 '팀호프', 영화 '기어코해피엔딩' 딜을 발굴해 투자를 집행했다.
미시간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투자심의위원회에서는 좋은 딜을 발굴하기 위한 의견만을 주고받기 때문에 시니어와 주니어간 직급을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며 "최근 주니어 심사역들이 많은 딜을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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