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반도체 유니콘인 리벨리온이 발송하는 주관사 명단은 IB업계가 숨죽이며 기다려온 메시지였다. 승자는 삼성증권. 그것도 단독으로 대표 주관 자리를 맡았다. 최종적으로 확정된 순간 CM본부의 부서원 한 명이 외쳤다. "파죽지세!"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삼성증권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핵심 딜을 휩쓸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공동 주관을 시작으로 리벨리온, 메가존클라우드, DN솔루션즈, 포인투테크놀로지, CTR, 세미파이브, 서울로보틱스 등의 대표 주관을 거머쥐었다. 모두 조단위 딜이어서 이 가운데 1곳만 수임해도 샴페인을 떠뜨릴 만한 성과다.
그 덕에 올해 IB업계에서 가장 '핫'한 하우스로 떠올랐다. 1년여 전만 해도 삼성증권은 투자에 대한 보수적 접근과 철두철미한 리스크 관리의 대명사였다. 금융맨 사이에서는 잭팟을 지양하는 따분한 이미지의 증권사였는데 이제 증권가 곳곳에서 회자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독무대가 이어지자 증권업계에서는 주인공을 찾는 데 분주하다. 물론 IB 비즈니스의 특성상 걸출한 키맨의 전략과 네트워크가 돋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IPO나 회사채 주관을 확보하는 영업전은 결국 실무자(RM, PM)의 결집된 역량에 승패가 좌우된다. 대표이사가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해도 의지를 어필하는 수준일 뿐 실질적 기여도는 거의 없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이재현 전 부사장을 조명하는 시각이 나오기도 한다. 그간 특유의 투자, 영업 감각으로 조직원의 귀감이 됐다. 그러나 드라마틱한 업적을 그의 원맨쇼로 보는 건 한쪽으로 치우친 평가다. 수임 행보의 정점을 찍은 리벨리온 IPO에서는 이 전 부사장의 퇴사가 사전에 고지됐고 그도 업무 인계를 고려해 일선에 나서지 않았다. 결국 IPO 파트너로 선택한 건 특정 인사가 아니라 삼성증권이라는 하우스를 신뢰했기 때문이다.
워낙 이례적 성과를 낸 터라 삼성증권에 비결을 묻는 외부 인사도 줄을 잇는다. 뾰족한 비법을 기대하지만 원론적 답안이 돌아온다고 한다. IB 비즈니스는 조직력에 달려있다는 게 내부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빅딜에서 한두 번씩 이기자 구성원마다 자발적으로 사력을 다하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위닝 스피릿'으로 충만하다는 게 실무진 사이에서 나오는 얘기다.
삼성증권이 IPO에서 중위권을 맴돈 건 대기업 딜을 따지 못한 탓이다. 대부분 삼성그룹 계열의 라이벌사여서 원래부터 딜 수임의 가능성이 낮았다. 이제 IPO 빅딜은 빅테크 스타트업이 수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에서 조직원이 집결하자 숨겨진 저력이 드러나고 있을 수 있다. 원론적으로 여겨진 대답은 진솔한 답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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