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S 출자 프리패스, VC 우수운용사]깐깐한 '건별심사', 성과보다 '위험관리·계약조건' 우선시③운용성과 기본값, 세부항목 종합 평가…운용인력은 정시 수시 모두 중요
이영아 기자공개 2024-08-06 08:41:48
[편집자주]
국민연금공단(NPS)이 출자한 펀드로 우수한 운용성과를 기록한 벤처캐피탈(VC)은 ‘우수운용사’라는 타이틀을 획득한다. ‘높은 허들(IRR 12%)’을 넘어 실력을 입증하면 경쟁없이 큰 손인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을 기회를 얻는다. 정시출자에 비해 큰 금액을 출자 받을 수 있을뿐 아니라 출자자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전기를 맞이하는 만큼 의미가 상당하다. 국민연금의 우수운용사 수시출자 제도가 국내 VC 펀드 대형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더벨은 국민연금의 우수운용사 수시출자 제도의 의미를 짚어보고 우수운용사로 선정된 VC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NPS) 우수운용사 타이틀은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빛나는 훈장'으로 평가받는다. 우수운용사는 국민연금 출자를 받아 기결성된 펀드의 내부수익률(IRR) 12% 이상을 달성한 운용사에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시출자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국내 자본시장 '큰 손' 국민연금의 깐깐한 기준을 충족시켰다는 것에서 의의를 둔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은 1차 관문에 불과하다. 운용사 지배구조와 펀드 운용 전략, 인력의 전문성을 비롯해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
별도 건별심사를 통해 운용전략과 위험관리체계, 계약조건을 중요 기준으로 삼아 다시 평가를 내린다. 수익률이 검증된 하우스를 대상으로 수시출자를 위한 건별심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성과평가 배점은 정시출자 대비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대신 수시 출자에서는 위험관리 및 계약조건이 전체 배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정시보다 높다.
◇'프리패스' 아니다…수시출자 '깐깐한 평가'
우수운용사 제도는 국민연금이 수시 출자를 위해 도입했다. 수익률 조건(IRR 12% 이상)을 충족한 위탁운용사(GP)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수시 출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때 기존보다 출자금액을 2배가량 늘리는 리업(re-up) 형태로 출자금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입찰(콘테스트) 과정 없이 출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프리패스' 별칭이 따라붙는다. 다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다른 운용사와 입찰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까다로운 건별심사를 거쳐야한다. 후보 하나를 두고 철저한 검증을 한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기금운용규정 제32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투자의 특성을 고려한 건별심사를 거친다.
업계 관계자는 "수시출자 운용사는 별도 심사없이 출자금을 받는 것으로 오인되곤 한다"면서 "건별심사는 수익률 이외에도 펀드 운용 전략 및 지배구조를 중요하게 고려하며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출자했던 기존 펀드의 성과는 평가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수시출자에도 깐깐한 기준을 적용하는 배경은 공정성과 형평성, 안정성을 중시하는 연기금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운용수익 극대화도 안정성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운용 철학과 경력, 포트폴리오 관리의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한다는 분석이다.
정시출자는 제안서 평가와 구술심사 평가 평점을 50:50의 비중으로 가중 합산해 상위 운용사를 선정한다. 정시출자에서는 제안서평가(정성 및 정량평가)와 구술평가를 가중 합산한 기준으로 △운용조직 및 인력(23점) △운용성과(22.5점)가 중요하다.
이에 반해 수시출자는 △운용전략 및 운용프로세스(20점) △위험관리체계(20점) △계약조건(15점)이 상대적으로 강조된다. 운용실적과 규모를 포함한 운용성과의 경우 15점의 배점이 부여되기 때문에 정시출자대비 7.5점(33.33%) 대폭 감소한다. 이에 반해 계약조건의 경우 정시출자(7.5점)대비 7.5점(100%) 평가배점이 높아지는 구조이다.
수익률이 검증된 하우스에 우수운용사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수시출자 심사에서는 운용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보강하는 다른 조건을 중점 평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배당구조, 자본손실 우선충당 등 계약조건을 우선 평가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부분은 운용조직 및 인력이다. 정시출자(23점), 수시출자(20점) 배점이 부여된다. 운용전략 실현 가능성과 타깃 섹터, 투자대상 발굴 네트워크 등을 꼼꼼히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운용인력들의 트랙레코드(실적) 뿐 아니라 이들 인력에 대한 성과보수 지급이력, 지급조건과 계획 등도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안정성·위험관리 비롯 5개 평가항목
국민연금 국내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기준에 따르면 건별심사는 총 100점으로 배점된다. 평가 항목은 △경영안정성(10점) △운용실적(15점) △운용전략 및 프로세스(20점) △운용조직 및 인력(20점) △위험관리체계(20점) △계약조건(15점) 등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위원회는 대체투자 자산 종류별 특성 및 시장동향을 고려해 각 평가표상의 평가기준과 세부 적용기준을 조정 할 수 있다.
경영안정성은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평가한다. 운용실적은 운용성과와 운용규모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운용성과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는지 여부를 집중 분석한다. 운용규모보다 운용성과에 보다 높은 배점이 부여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운용전략 및 프로세스는 기금 투자정책과의 부합성과 운용전략의 합리성 및 실현가능성을 균등하게 평가한다. 전자는 중장기투자전략과 자산구성현황, 부채정책을 분석한다. 후자는 밸류에이션의 표준화, 딜소싱을 위한 네트워크를 정량적으로 평가한다.
운용조직 및 인력도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전문성과 도덕성이 주요 기준이다. 운용인력의 전문성은 과거 운용실적, 자격증, 수상경력, 펀드매니저 보상 체계가 주된 기준이다. 감독기관으로부터 제재 여부, 윤리강령 등 도덕성 확보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위험관리체계도 평가 대상이다. 위험관리정책, 위험관리업무의 표준화, 업무의 분화, 위험측정의 객관화 등이 잘 이뤄졌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위험관리조직의 독립성 또한 중요하게 여긴다. 의사결정과정에서 위험관리조직의 참여 및 의견반영이 이뤄져야한다.
운용사 계약조건도 세부적으로 검토한다. 수익 배당구조, 자본손실 우선 충당 등 주요 협약 조건을 들여다본다.
국민연금의 높은 기준은 표준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VC 원류, 미국 벤처투자시장이 연기금의 유입으로 성장한 것처럼 한국도 국민연금의 출자를 바탕으로 대형 벤처펀드가 여럿 만들어지며 시장 규모를 키우고, 성숙한 생태계를 만들수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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