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열풍 탄 클라우드기업]KT클라우드, 리벨리온·사피온 합병으로 시너지 극대화②리벨리온과의 결합으로 NPU 기반 사업 확대, 민간 부문 서비스 확장 가능성
최현서 기자공개 2024-08-05 13:02:16
[편집자주]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클라우드 시장도 새 국면을 맞이했다. 생성형AI를 개발하고 또 AI 서비스를 출시할 때 막대한 양의 데이터 저장과 처리를 위한 클라우드 선택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글로벌 최대 규모 클라우드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생성형AI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고 국내 굴지의 클라우드 업체들도 이런 열풍에 탑승했다. 클라우드 업계는 영역 확장에 여념이 없다. 사업 2막을 열고 있는 클라우드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AI 열풍 대응 전략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클라우드의 든든한 우군은 인공지능(AI)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리벨리온이다. 리벨리온의 핵심 제품 '아톰'을 만들 때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양사의 관계는 끈끈해졌다. 아톰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AI 디지털 교과서에 쓰일 전용 신경망처리장치(NPU)도 함께 만들고 있다.리벨리온이 최근 라이벌이었던 사피온과 합병을 결정하면서 KT클라우드의 사업 로드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피온은 리벨리온과 NPU 영역에서 경쟁했지만 양사가 NPU를 공급하고자 했던 방향은 달랐기 때문이다.
◇아톰으로 맺은 인연, AI 디지털 교과서까지 이어져
KT클라우드와 리벨리온이 손을 잡은 건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벨리온이 출시한 신경망처리장치(NPU) '아톰'이 계기가 됐다.
2022년 4월 독립 법인이 된 KT클라우드가 같은해 아톰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 아톰 출시 직후인 지난해 6월 클라우드 기반 신경망처리장치(NPU) 인프라에 아톰을 탑재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NPU 중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아니었다. KT는 KT클라우드의 전신인 클라우드·IDC 부서를 활용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쓴 시간에만 요금을 부과하는 종량제 서비스 '하이퍼스케일 인공지능 컴퓨팅(HAC)'을 2021년 출시했다. 2022년 말까지는 초거대 AI의 학습용 GPU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힘을 쏟았다.
당시 KT는 'ABC 전략'을 세웠다. ABC는 각각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의 앞 글자다. 특히 이 전략의 AI는 초거대 언어모델 기반이었다.
2022년 11월 KT는 처음으로 자체 초거대 AI '믿음'을 발표했다. 이를 정상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하드웨어가 GPU였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GPU 개발 역량과 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영역 모두 엔비디아가 막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었다. 엔비디아의 GPU를 납품받기 위해서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AI 개발을 할 수 없었다.
NPU는 달랐다. AI 추론에 집중한 반도체다. GPU는 학습과 추론을 둘 다 할 수 있지만 추론만을 위해 쓰이는 것은 오버스팩이었다. NPU는 GPU 대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동시에 전력도 적게 쓴다. 추론 영역도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꼭 필요했다.
이런 시장을 노린 KT클라우드는 AI 추론 전용 인프라 'AI SERV NPU'를 지난 5월 출시했다. 내년 중 상용화될 AI 디지털 교과서에 쓰일 수 있는 교육용 NPU도 제작 중이다.
◇KT클라우드, 리벨리온·사피온 합병으로 확장성 날개
리벨리온이 또 다른 AI 팹리스 업체 사피온과 합병을 결정하며 KT클라우드의 NPU 연계 사업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사피온이 새 제품인 'X330'도 발표하면서 리벨리온과 경쟁했던 NPU 부문 라이벌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합병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였던 사피온 임직원 승계건도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벨리온 측에서 사피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KT와 KT클라우드는 리벨리온의 재무적 투자자(FI)다. 리벨리온은 KT와 KT클라우드의 사업 방향을 고려해 사피온 임직원을 추려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리벨리온과 사피온의 합병으로 KT클라우드의 사업이 다른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T클라우드의 사업이 공공 영역에서 강점을 보였던 것을 넘어 민간에서도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여서다.
KT클라우드는 올해 2월 민간 영역으로의 클라우드 공급 확대를 위해 클라우드메이트, 투라인코드와 같은 관련 솔루션 기업들과 협약을 맺었다. 고객사의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 각 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사피온은 NPU를 차량용 반도체 기업 '텔레칩스'에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 5월 맺었다. KT클라우드나 리벨리온이 전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던 점과는 대조된다. 사피온의 확장성이 리벨리온에 결합된다면 KT클라우드의 민간 영역 사업 방향성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NPU 인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점부터 큰 도움"이라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국내, 나아가 글로벌 시장으로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디딤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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