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의 주도 아래 플랫폼 기업과 보험사들이 손을 잡고 만들어낸 보험 비교서비스가 지난 1월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공식 출시됐다. 삼성·현대·DB·KB 등 손보업계 '빅4'를 포함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2개 보험사 중 10개사가 서비스에 참여했다.이 서비스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 상품을 비교하고 곧바로 가입까지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료 절감과 가입의 편의성까지 취할 수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활용 빈도가 낮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반기 49만명가량의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했고 실제 계약 체결은 4만6000여건에 머물렀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고 해마다 갱신해야 하는 만큼 연간 수천만 건의 계약이 체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흥행은 매우 부진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동차보험을 뒤따라 용종보험, 저축보험, 여행자보험, 펫보험 등의 비교서비스가 플랫폼을 통해 출시됐으나 흥행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심지어 여행자보험의 경우 손보 빅4가 모두 불참하는 등 참여 보험사 면면도 초라하다.
플랫폼사와 보험사 간의 수수료 줄다리기가 주된 이유로 여겨진다.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에서 보험사들은 플랫폼사가 요구하는 수수료를 보험료에 녹이는 방안을 선택했다. 소비자들은 각 보험사 홈페이지나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만큼 굳이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표준약관이 존재하는 자동차보험과 달리 다른 보험은 각 사별로 보장 기간과 범위 등 상품 구조가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흥행 부진의 이유 중 하나다. 이들을 한꺼번에 비교하기 위한 기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사와 보험사 사이는 물론이고 각 보험사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보험 비교서비스는 단순히 소비자 편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애초 당국은 서비스를 통해 보험사들의 사업비 절감은 물론이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형사들의 판매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침체된 보험업계에 중장기적으로 활력을 다시 불어넣고자 하는 시도였다.
앞서 5월 당국은 보험업 재도약의 기조 아래 개별 보험사와 협회는 물론이고 학계와 연구기관까지 아우른 보험개혁회의를 출범시켰다. 회의의 과제 중 하나로 보험 비교서비스의 활성화가 다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확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까. 이대로 실패를 확정하기에는 현실화되지 못한 서비스의 기대 효과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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