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빅뱅]발동 걸린 '정상혁호' 신한은행, '3등 은행' 우려 일축②취임 2년차 '리딩뱅크' 재도약…고강도 쇄신으로 구축한 '친정 체제' 작동
최필우 기자공개 2024-08-08 11:19:58
[편집자주]
은행권 리더십이 변화 기로에 섰다. 연말 5대 은행장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면서 CEO 연임 또는 교체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적용되는 첫 CEO 승계 시즌으로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프로세스를 가동해야 한다. 지주 회장과의 역학관계, 임기 중 경영 성과, 금융 당국의 기준이 변수로 작용한다. 은행장들의 재직 기간 성과를 돌아보고 리더십 교체 가능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15:2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사진)은 올 상반기 리딩뱅크 경쟁에서 앞서나가며 리더십을 입증했다. 취임 1년차인 지난해 라이벌 KB국민은행은 물론 하나은행에도 밀리며 '3등 은행'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행내에 팽배했지만 반년 만에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리더십 교체기를 지나 정 행장 친정 체제가 완전히 자리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 행장은 지난해 말 대대적인 쇄신 인사로 조직에 대한 장악력을 높였다. 또 오랜 기간 영업점에서 근무하면서 탁월한 실적을 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문화에 변화를 준 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1년차 3위→2년차 상반기 1위…리더십 교체기 부진 만회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 2조5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6805억원에 비해 3730억원(22%) 증가한 금액이다. 이는 신한은행의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이기도 하다.
다른 시중은행도 올 상반기 선전했으나 신한은행의 약진이 가장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은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했다. 2022~2023년 1위에 오른 하나은행(1조7509억원)은 물론 홍콩H 주가연계증권(ESL) 손실 사태에 발목을 잡힌 KB국민은행(1조5059억원)보다 순이익이 높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판도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3조679억원으로 하나은행(3조4766억원), KB국민은행(3조2615억원)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KB국민은행은 물론 한 체급 낮다고 여겨졌던 하나은행에 2년 연속으로 밀린 것을 두고 '3등 은행' 입지가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정 행장 취임 1년차에는 그의 리더십에 물음표를 다는 시선도 존재했다. 지난해 신임 행장이 취임 한달 만에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면서 재차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가 열려 정 행장이 선임됐다. 영업 고삐를 당겨야 할 연초 두 차례나 CEO가 교체되며 신한은행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한해를 시작했다. 행내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리더십 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견해도 있었다.
정 행장은 1년여 만에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며 우려를 일축했다. 지난해보다는 정 행장 주도로 인사가 단행된 이후인 올해가 그의 리더십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영업추진그룹 '1→4개' 세분화…성과주의 중심 인사 제도
영업 조직 쇄신이 올해 영업력을 회복한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정 행장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기존의 1개 영업추진그룹을 4개로 나눴다. 영업추진1그룹, 영업추진2그룹, 영업추진3그룹, 영업추진4그룹이 전국 영업망을 나눠서 관리한다.
조직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핵심 인력을 투입했다. 전필환, 김윤홍, 용운호, 정용욱 부행장이 각각 영업추진1·2·3·4그룹장을 맡았다. 이들은 1965~1967년생으로 부행장단 내에서도 고참급에 속한다. 본부 조직을 슬림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니어 임원들이 영업 일선에서 모범을 보이게 하려는 의도다.
촘촘한 영업망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일선 영업점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성과가 부진한 부서장을 후선 배치하고 높은 수준의 업무 몰입도를 입증한 중간 관리자를 적극 발탁하겠다는 인사 방침이 세워지면서 영업 조직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 행장 체제에서 과거 신한은행의 도약 밑거름이 된 성과주의 기조가 회복되고 있다.
정 행장은 올 상반기 기세를 3분기까지 이어 나가야 연임 여론에 힘을 받을 수 있다. 올 연말 정 행장의 임기 만료 3개월을 앞두고 CEO 승계 절차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와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이 정 행장의 연임 또는 교체를 결정할 근거가 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나은행이 압도적인 영업력을 보여줬다면 올해는 신한은행의 기세가 무섭다"며 "영업망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다른 시중은행에 경쟁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끝까지 간다' MBK-영풍, '83만' 동일 선상 다시 격돌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치열해진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재무 영향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가격·법적 리스크’ 저울질, 기관투자자 선택은
- [빅블러 시대, 텔코와 금융의 만남]KT·신한금융, 사업 효용·글로벌 투자 연계력 강화 '방점'
- [i-point]노을, 아세안 AI 의료기기 시판 허가 획득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투자증권, 고려아연 백기사 '베인캐피탈' 돕는다
- [i-point]'미국 진출' 제이엘케이, 20% 무상증자 추진
- [i-point]딥마인드 AI드론, 금천구 '등산로 안전감시' 시범 운영
- [Red & Blue]'중동 전쟁 반사이익' 중앙에너비스, 유가급등 '수혜'
- '하드웨어 플랫폼' 모델솔루션, 빅테크 파트너십 '확장 일로'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황병우 DGB금융 회장, iM뱅크 행장 연임 도전 셈법은
- [JB금융 밸류업 점검]PER 개선 방안 전면에 내세운 배경은
- [JB금융 밸류업 점검]'자사주 소각' 원칙 수립, 삼양사·얼라인 지분 매각 수순
- 우리금융, '은행장 선정프로그램' 재가동 여부 이목 집중
- 방성빈 부산은행장, 최대 과업 '부산시금고 사수' 성공 비결은
- [JB금융 밸류업 점검]은행권 전대미문 'ROE 15%' 도전한다
- 우리금융, 금감원 경영실태평가 돌파구 '자본·자산'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진옥동 회장이 발탁한 부행장들에 쏠리는 눈
- [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공채 1기' 임원 탄생…이복현 원장 '인사 혁신' 결실
- 신한은행, 은행권 최초 책무구조도 배경엔 '스캔들 제로' 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