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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증시 패닉]크레디트물 투심 주춤…9월 조달 망설이는 기업들금리 따라가는 국채 투심과 상이…변동성 확대로 회사채·여전채 등 매수수요 감소 가능성

손현지 기자공개 2024-08-07 15:56:0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리인하 시그널과 더불어 미국 경기 침체 여파로 채권시장이 연일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9월 발행을 준비 중이던 기업들은 오히려 신중모드를 취하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크레디트물 투심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금리 추이를 따라 움직이는 국채·통안채 투심과는 상이한 포인트다. 국채의 경우 금리 방향성이 한 방향으로만 일관되게 유지된다면 반등 요소들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회사채나 여전채 등 크레디트물의 경우 변동성이 커질 경우 매수 수요가 줄어드는 특성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채권 강세에도 주저하는 기업들, 왜?

7일 IB업계에 따르면 당초 9월쯤 발행을 계획하던 일부 기업들이 최근 변동성 확대 여파로 조달 여부를 고민 중이다. 일부는 시기를 늦추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미국 경기 둔화로 채권 시장 긴장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발행 계획이 알려지는 것 자체에 부담감을 느끼는 기업들도 꽤 있다"며 "다들 조용하게 협의 중인 상태고 발행계획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채권금리 추이만 본다면 최적의 발행 환경이라고도 판단된다. 회사채와 여전채 조달 금리가 2022년 레고랜드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전일 연 3.271%로 연저점을 찍었다. 전 영업일(2일) 대비 12.3bp 하락한 수치에 해당한다.

레고랜드가 터졌던 2022년 10월 AA- 3년물 회사채 금리가 연 5.736%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안정권이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연 4%대를 유지했었기에 안심할 수 없었지만, 하반기 글로벌 금리 인하 시점이 임박하면서 연 3%대까지 떨어졌다.

일반 기업 뿐 아니라 여전사들의 조달 여건도 개선됐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 1일 연 3.344%다. 연 3.3%대로 떨어진 건 2022년 3월 연 3.323% 이후 처음이다.

특히 미국 경기 침체 공포로 서울 채권시장이 안전자산으로 급부상하며 급격한 강세를 드러냈다. 전일 코스피는 개장 후 2500선이 붕괴한 데 이어 오후 들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가운데 안전 자산인 채권에 수요가 몰리면서 강세장을 이어간 것이다.

◇변동성 확대…"크레디트물 영향 주시"

하지만 향후 시장 변동성이 지속된다면, 크레디트물 매수 심리를 장담할 순 없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통계적으로 보면 대형 이벤트 이후 크레디트물은 영향을 받았다"며 "국채 등과 달리 크레디트물 매수 수요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전일 오전 크레디트물 유통 거래는 거의 없어 가격 수준을 결정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IB업계 한 관계자는 "당일 증시 패닉 여파로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첫날이라 아직까지 채권시장에 큰 움직임은 없지만, 하반기 크레디트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IB들 마다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크레디트물과는 달리 국채는 변동성 보단, 기준금리 추이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미국 연준(Fed·연준)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대로 급하강했다.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3.3bp(1bp=0.01%p) 하락한 2.806%을 기록해 연중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22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사실상 최근 회사채와 여전채 금리가 하락한 건 국고채 금리 하락 영향이 크다. 지난주 채권개미들의 국채 투자 잔고가 22조원을 돌파한 것을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미국 대통령 선거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된다면, 상대적으로 크레디트물 투심이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채금리 추세는 이미 기준금리 3회 인하를 선반영한 수준일 정도로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앞서나간 측면이 있다"며 "회사채를 비롯한 크레티드물 전반에서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9월 FOMC. 발행 기점될까

기업들은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동성이 확대되지만 않는다면,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회사채 투자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시기다. 여전히 회사채 수요예측에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리는 등 시장 자금은 풍부한 상태다

일각에선 FOMC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빅 컷' 전망까지 확산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조만간 연준을 따라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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