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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조달시기'...S-OIL, 장기물로 조달한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도 발행계획 유지…AA급 크레딧 수요 여전 판단

손현지 기자공개 2024-08-12 14:12:36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08: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빅이슈어'로 꼽히는 에쓰오일(S-OIL)이 이달 중으로 공모 회사채 발행을 계획 중이다. 8월 중 몇 안되는 이슈어인 만큼 발행 배경이 주목된다.

S-OIL은 최근 장기물 중심으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적기'로 판단했다. 최근 회사채와 여전채 조달 금리가 2022년 레고랜드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장기물 중심의 트렌치 구조를 짜는 특성상 유리한 발행환경이 도래한 셈이다.

이날 미국 경기 둔화로 인한 증시 패닉 사태에도 발행 계획은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AA급 크레디트물에 대한 수요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두번째 조달…채권금리 하락에 조달비용 절감 수혜 판단

6일 IB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이달 26일 공모 회사채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모집액은 2000억원으로 계획 중이며 프라이싱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놨다. 트렌치는 5년물과 7년물, 10년물로 구성하는게 유력하다.

조만간 가산금리밴드 등 구체적인 조달 전략을 확정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이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복합공장을 증설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만기를 장기화해 안정적으로 조달 구조를 짜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대부분 만기채 차환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9월부터 11월까지 2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상환일이 도래한다.

*출처=IB업계 취합

에쓰오일은 상반기부터 금리 추이를 지켜보며 발행 일정을 살펴왔다. 장기물을 발행하는 이슈어 특성상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발행이 불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6월에도 만기채 차환 등 자금소요 이슈가 있었지만 당시엔 자체 현금으로 충당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채권 금리가 떨어졌다는 판단 하에 조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 1일 연 3.431%로 연저점을 찍었다. 지난 2022년 3월 연 3.34%의 기록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채권금리 추이만 본다면 사실상 안정세를 찾은 상황이다. 레고랜드가 터졌던 2022년 10월 AA- 3년물 회사채 금리가 연 5.736%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안정권이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연 4%대를 유지했었기에 안심할 수 없었지만, 하반기 글로벌 금리 인하 시점이 임박하면서 연 3%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는 떨어졌다. 31일 10년물은 전일 대비 6.2bp 내린 3.046% 마감했다. 20년물은 5.2bp 내린 3.030%, 30년물은 5.1bp 하락한 2.942%로 마감했다. 사실상 2022년 중순으로 돌아간 셈이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미국 연준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대로 급하강했다.

에쓰오일은 트렌치 구조를 길게 가져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2020년 3·5·10년으로 모집한 것을 제외하면 통상 5·7·10년으로 투자자를 모집해왔다. 이번 회사채는 에쓰오일이 올해 1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국내 공모 시장에서 발행하는 크레딧물이다.

◇채권시장 이상무…"크레디트물 영향 주시"

5일 미국 경기 둔화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미국 경기 침체 공포로 서울 채권시장은 안전자산으로 급부상하며 급격한 강세를 드러냈다. 코스피는 개장 후 2500선이 붕괴한 데 이어 오후 들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일각에선 크레디트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시장 내 당장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진 않다. 하지만 크레디트물의 특성상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매수수요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IB업계 한 관계자는 "당일 증시 패닉 여파로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첫날이라 아직까지 채권시장에 큰 움직임은 없지만, 하반기 크레디트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IB들 마다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에쓰오일은 조달 계획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채권시장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면서 강세를 띄고 있다"며 "유통시장에선 크레디트물 매수세가 주춤해 가격수준을 결정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AA급 크레딧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에쓰오일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AA0'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하며 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이 높다. 우수한 사업안정성과 함께 정제마진 강세가 유지되면서 영업현금창출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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