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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비전 MRO]수출 잭팟 주역 현대로템, 넓어진 포트폴리오⑧MRO 역량, 대형 수주 승자로…철도·플랜트·방산 이어진 국산화 DNA

허인혜 기자공개 2024-08-08 09: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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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것은 없다'는 명제를 떠올리면 제조기업에게 애프터서비스(AS)는 필수 불가결인 사업이다. 특히 방산과 선박, 항공처럼 규모가 큰 제품들은 신품 구매만큼 유지·보수·정비(MRO)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투입 자금이 많다는 의미는 또 다른 노다지 시장이라는 뜻,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MRO에 주목하는 이유다. 국내 대표 제조사부터 제조업을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타 업권의 기업까지 새로운 꿈으로 삼고 뛰어들고 있다. 더벨이 MRO 사업을 뉴 비전으로 낙점한 기업들의 현황과 성공 스토리를 살펴보고 전망을 제시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의 K2나 독일의 레오파드 2A8처럼 글로벌 군 현대화 사업의 최종 낙찰 후보까지 오른 전차들은 임무 수행 능력과 강도, 추진력 부문에서는 큰 격차가 없다. 차이를 만드는 건 향후 30년의 안정성을 책임지는 유지·보수·정비(MRO) 계획이다.

현대로템의 '방산 잭팟' 주인공 K2가 이 부문에서 글로벌 강자로 평가 받는다. 폴란드와의 K2 전차 수출 기본계약에도 MRO 기술 협력이 영향을 미쳤고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디펜스 솔루션 부문의 MRO 역량은 철도 MRO 패키지부터 쌓아올린 경력의 결과다. 현대로템은 최근 K방산 수출의 주역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주 종목은 디펜스 솔루션뿐만 아니다. 철도 제작의 역사가 유구하고 플랜트 포트폴리오도 갖췄다. 판매하는 제품의 폭이 넓어질 수록 함께 성장하는 분야가 MRO다.

◇'철도 MRO 패키지'로 쌓아올린 경력

MRO 역량으로 경쟁자를 제친 경험은 이미 오래됐다. 2009년 그리스 아테네는 지하철 확충 공사에 한창이었다. 100량이 넘는, 약 1억6000만 유로 규모의 전동차 수출 길이 열리는 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낙찰 받은 곳은 현대로템-한화컨소시엄. 경쟁력은 가격이 아니었다. 오히려 경쟁사 대비 비싼 가격을 써냈다고 스스로 평가할 정도였다. 낙찰 배경으로 현대로템은 기술력을 꼽았다. 특히 유지 보수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땄다.

현대로템은 2000년 철도 기술의 국산화율을 끌어올리며 MRO 패키지 판매의 포문을 연다. 아테네 전동차 수출도 MRO까지 포괄하는 계약이었다. 당시 국내 전동차 기업들은 완성차 대비 기술의 국산화율이 높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꼽혔는데 현대로템이 전동차와 고속철도 등을 독자 기술로 완성하기 시작했다. 국산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국내 철도의 유지·보수도 현대로템의 장점이 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국내 철도차량 시장 규모에 주목했다. 현대로템의 주요 수익원이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1조원 미만인 점이 한계였다. 정 명예회장은 국산화 기술개발을 기초로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봤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자체 기술력이 주효했다. 2010년 우크라이나 철도청에 고속전동차 90량을 공급한 데 이어 2012년 국내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총괄 유지보수 계약을 맺는다. 이듬해 O&M(유지보수) 사업 전담부서를 꾸렸다. 철도 E&M(Electronic & Mechanic) 사업부서와 함께 육성할 계획을 세운다. 신규 발주가 시장의 40%를 차지한다면 유지보수가 60%라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단기전 아닌 '방산 잭팟', 향후 30년 수익원 전망

루마니아와 폴란드의 선택은 단기적으로는 신품 매출액을, 장기적으로는 MRO 수익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 현대로템의 MRO 현지 협력도 시작됐다. 올해 초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와 폴란드 성능개량형 모델 K2PL의 현지생산과 K2GF의 MRO 관련 기술협의를 마쳤다. MRO 이론과 실무 기술 등에서 맞손을 잡을 예정이다.

방산 부문에서 MRO는 전체 시장의 60~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방산수출 규모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세계 9위고 현대로템이 폴란드 방산 수출의 60%를 기록한 만큼 기여도가 높다. 현재는 현대로템의 방산 부문에서 MRO 관련 매출액을 추출하기보다 전체 매출액으로 향후 확대될 이익을 점쳐야 한다. 아직 신제품을 인도하는 단계라서다.

현대로템은 2분기 폴란드 K2 전차 인도 물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디펜스솔루션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88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분기를 거듭할 수록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본 데에는 MRO에 대한 기대감도 포함돼 있다.

MRO는 제품을 납품한 기업이 패키지로 전담하는 경우가 많아 향후 30년간의 추가적인 매출이 전망된다. MRO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신제품 판매의 2배까지 점쳐진다. 지난해 수주한 폴란드 K2 전차 180대분의 매출액이 34억 달러다. 파워팩 국산화가 완료되면 MRO 수익의 100%는 현대로템과 국내 협력사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추가 수출분에는 완전 국산화 K2 전차가 납품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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