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두문불출 임종훈의 달라진 행보, 소액주주 표심에 쏠린 눈그간 소액주주 요청 무시, 임주현 행보 이후 급변…소액주주연대, 형제 측 지지 '글쎄'
김형석 기자공개 2024-08-16 08:15:14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월 정기 주주총회서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 오른 임종훈 대표가 그간의 두문불출 행보를 깼다. 소액주주연대와 면담을 진행하며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하면서다.일각에선 다음달 예정된 임시주총을 앞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3자 연합(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과의 표 대결을 감안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분율에서 열위에 있는 만큼 소액주주가 3자 연합 지지를 선언할 경우 현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소액주주 연대는 임 대표와의 면담 이후에도 형제 측 지지를 유보했다. 향후 주가 부양 방안을 명확히 내건 쪽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총 표 대결 시 지분율 3자 연합에 밀려, 소액주주 지지 필요
임 대표는 13일 한미약품 본사에서 소액주주와 만남을 가졌지만 당초 이들과의 만남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직에 오른 이후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온 만큼 공개적인 소액주주 만남에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소액주주연대가 임 대표에게 요구한 면담 요청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시 소액주주연대는 임 대표를 비롯해 임종윤 사장과 임주현 부회장에도 내용증명을 보냈다. 당시 임 대표는 면담 일정 등 소액주주연대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그의 태도가 급변한 건 임주현 부회장의 행보 이후였다. 임주현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소액주주연대와 간담회를 열었다. 소액주주연대가 주가 부양 방안과 상속세 마련 계획을 논하자고 내용증명을 보낸 지 이틀 만이었다.
이후 임주현 부회장이 속한 3자 연합은 한미사이언스에 임시주총 주주제안을 요구했다. 해당 안건은 정관의 최대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2명으로 늘리고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신규 선임하는 안을 담고 있다. 송영숙 회장 측 4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 5인으로 구성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를 바꾸기 위함이다.
임시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경영권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임 대표는 형인 임종윤 사장을 포함해 우호 지분을 모두 합해도 3자 연합의 지분에 미치지 못한다. 재단 지분 등을 포함해도 형제 측의 지분율은 29.07%로 3자 연합보다 5%p 안팎 격차가 있다.
소액주주연대가 보유한 지분은 2.2%다. 소액주주연대의 지지를 얻고도 3자 연합이 보유한 지분에는 열위다. 다만 3월 주총에서 소액주주연대가 형제 측 지지를 선언한 뒤 3% 이상의 소액주주가 지지를 보낸 만큼 추가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소액주주연대가 3자 연합 측으로 돌아선다면 형제 측은 표 대결에서 승리하기 쉽지않다.
임 대표는 우회적으로 면담을 진행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13일 소액주주연대와의 만남 이후 대기 중인 기자들과 만나 "대주주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노출이 지속되면 상황이 왜곡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언론을 비롯해 외부 인사를 만나는 것을 자제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서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이 흘러나온 만큼 소액주주와 대화를 통해 이 같은 부분을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날 소액주주들에게 투자유치를 통한 주가부양 방안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소액주주연대, 면담에도 형제 측 지지 유보…상속세 해결 '미온적'
임 대표와의 면담 성사에도 소액주주연대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 지지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3월 주총에서 형제를 지지했지만 이후 상속세 문제는 물론 주가부양을 위한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임 대표 면담 직후 만난 이준용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몇 개월간 쌓였던 오해를 풀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도 "그렇다고 임종윤·종훈 형제 측을 전적으로 지지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소액주주연대가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데엔 상속세 문제가 컸다.
이 대표는 "임종훈 대표가 강조한 투자유치를 통한 주가부양이 이뤄지기 위해선 오너가 전체가 화해를 통해 상속세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면서 "이날 임 대표의 발언을 들어보면 3자 연합과 갈등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과의 SPA 체결로 상속세 문제를 해결한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과 달리 임종윤·종훈 형제는 아직 상속세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장한 투자유치를 통한 상속세 재원 마련 계획은 3자 연합이 반대하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는 형제 측에 실망했다는 답변도 했다. 소액주주연대 다른 관계자는 "3월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이 OCI와의 통합에 반대하며 임종윤·종훈 형제를 지지한 이유는 중간지주사 설립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당시 임종윤 사장이 '상속세 해결을 하지 못하면 경영권을 가질 자격이 없다'는 발언도 믿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후 100일이 지났지만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너 일가의 갈등과 행오버 등 이슈로 주가하락은 지속되고 있다"며 "임종훈 대표가 주가부양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액주주연대가 3자 연합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형제 측과 3자 연합 측 모두 주가부양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아서다.
소액주주연대 이 대표는 "지난달 임주현 부회장이 중간배당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배당 규모와 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다"며 "주가 부양을 위한 세부 방안을 내놓은 주주에게 표를 몰몰아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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