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영업이익률 비결]'인도·튀르키예·체코' 효자 많은 현대차⑦상반기 수익률 9% 넘긴 인도법인, 규모도 믹스도 수익성도 '흡족'
허인혜 기자공개 2024-08-27 16:40:25
[편집자주]
판매량에 대한 의구심을 떨친 기업이라면 이제 브랜드 밸류가 수익성을 가르는 중요한 지표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좋은 물건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합당한 값을 치른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 브랜드를 공들여 키운 이유다. 다만 장인이 아닌 기업으로서 원가율 관리도 필수 요소, 재료비와 고품질의 균형 맞추기는 모든 제조기업의 딜레마다. 현대차그룹은 권역별 균형 성장이라는 플러스 요인까지 더하며 복잡한 방정식을 가장 잘 풀어내고 있다. 더벨이 영업이익률 10%를 넘기고 글로벌 1위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의 비결을 재료별로 분석하고 전략과 히스토리를 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인도 법인(HMI)의 기업공개(IPO)를 결정한 배경은 지역의 폭발적인 성장세에만 기인하지 않았다. 인도 법인의 수익성을 톺아봤을 때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의 상반기 인도 법인 순수익률은 9.1%, 선진시장과 내수를 합한 현대차의 전체 영업이익률과 똑같은 수치다.글로벌 기업으로서 해외법인의 수익률은 전체 영업이익률을 좌우하는 지표다. 현대차에게는 인도 외에도 수익률 6% 이상을 올리고 있는 해외 법인이 세 곳 더 있다. 매출 규모로는 타 법인에 크게 앞서면서도 안정적인 순이익률을 내는 미국 법인도 힘이다. 이들 법인은 현지에서 어떻게 잘 벌어 현대차그룹의 수익률을 높였을까.
◇'기회의 땅' 명성 보답하는 인도…주목해야할 SUV 비율
현대차에게 인도는 기회의 땅이다. 현대차의 첫 글로벌 진출이었던 캐나다 브루몽 공장은 폐쇄로 막을 내렸고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두드린 곳이 인도 남부 첸나이다. 폭발적인 잠재력과 자동차 수요가 믿음직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지 IPO라는 큰 결심 아래에는 인도 시장의 특성과 더불어 현대차가 약 30년간 안착해온 시장이라는 믿음도 더해져 있다.
믿음뿐은 아니어서 최근의 지표는 더 긍정적이다. 인도 법인 수익률이 현대차의 연결 수익률에 비견할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2020년 3.83%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올해 상반기 9.09%까지 상승했다. 이후 연간 기록으로 보면 매년 순증했다. 현대차의 인도 법인이 수익률 9%를 넘은 건 최근 10년 사이 이번 상반기가 처음이다.
인도 법인은 6월 '인도 자동차 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2020~2021년의 부진 배경과 개선 전망세를 동시에 밝혔다. 펜데믹 기간 전체적인 판매량이 줄면서 HMI의 매출 규모도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2022~2023년을 거치며 성장 모멘텀이 개선됐고 2024년에도 8% 이상의 성장을 전망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문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도내 점유율 확대다. 현대차 인도 법인이 분석한 리포트에 따르면 SUV 점유율은 2019년 23.1%에서 지난해 말 44%까지 확대됐다. 올해 예상 점유율은 50.3%다.
SUV 중 규모에 따른 점유율을 따로 따져보면 소형 SUV의 점유율이 소폭 줄어드는 사이 중형급 SUV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으로 시장의 믹스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의 인도권역 도소매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유럽과 내수, 러시아와 중국 등의 판매율이 줄어든 상황에서 인도는 도매와 소매 모두 판매율이 각각 0.7%, 0.8% 증가했다.
인도 법인의 수익률은 현지 기업을 능가한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인도의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카 프로페셔널은 현대차 인도법인이 제출한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DRHP)에 따르면 HMI의 영업이익률이 마루티 스즈키와 타타자동차를 제치고 점유율 상위 업체 중 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익률 6% 넘는 삼형제 튀르키예·체코·캐나다
현대차는 주요 해외 거점들이 모두 양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중 인도 외에 이익률이 6%를 넘는 해외 법인과 생산 기지도 세 곳이다. 튀르키예와 체코, 캐나다 등이다. 올해 상반기 튀르키예 법인이 6.77%, 체코 공장이 6.61%, 캐나다 법인이 6.01%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해외 법인의 선전은 해당 법인이 겨냥하는 국가에서의 선전과 같은 의미다. 튀르키예는 통상 유럽의 생산기지로 여겨진다. 유럽 현지 공략 모델인 더 뉴 바이욘을 튀르키예 공장에서 생산한다. 연간 판매량은 2021년 1만5289대, 2022년 2만486대, 2023년 2만7793대 등 매년 증가세다. 현대차는 지난해 유럽에서 53만417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1%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현대차의 SUV 투싼과 기아의 스포티지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중 투싼을 생산하는 곳이 현대차의 체코 공장이다. 현대차는 체코 노쇼비체에 연산 35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체코 공장은 올해 상반기 투싼 현지 생산 누적 200만대를 돌파했다.
캐나다 법인은 상반기 매출액 3조1360억원, 순이익 1886억원을 기록했다. 판매 법인으로 상반기 캐나다 내 판매량은 약 6만6000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출액 10배, 이익률도 견조한 미국
미국 법인(HMA)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약 23조원으로 유럽 법인 매출액인 약 8조8000억원을 큰 폭으로 웃돈다. 매출액이 클 수록 순이익률 관리도 복잡해지는데, 미국 법인의 순이익률은 4.31%로 견조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해보면 답이 보인다. 판매량이 선진시장 중 유일하게 확대됐고 고부가가치 차량의 인기도 높아졌다. 이 기간 북미 판매량은 31만대로 전년 대비 15.2% 증가했다. SUV와 제네시스(5.7%)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전체 판매 비중은 60.5%로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전기차 캐즘을 하이브리드로 방어하면서 수익성을 지켰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일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판매량이 지난달까지 2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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