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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EM의 '마더플랜트' 활용법 [thebell note]

김동현 기자공개 2024-08-27 16:37:56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화학군은 올해 자산경량화(Asset Light)를 추진 중이다. 길고 긴 석유화학 불황기를 이겨내기 위한 전략으로 화학군의 중심인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등 계열사들이 사업철수·신규 투자 연기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학군의 막내격이라 할 수 있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EM)도 마찬가지다. 당초 내년 하반기로 잡아놨던 스페인 동박 공장 증설 시점을 2년 미뤄 2027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그룹 화학군의 비상경영 기조에 발 맞춘 행보이지만 전방산업인 이차전지·전기차 업황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은 점도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글로벌 증설 작업은 속도조절에 나섰지만 국내 공장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높은 인건비·전기료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은 국내 공장을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연구개발(R&D) 거점으로 탈바꿈하는 투자다. 그룹 이차전지 소재 사업 최전방에 선 롯데EM이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거점지로 국내 공장을 택했다.

롯데EM은 지난해 롯데그룹에 편입되기 전부터 이미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1989년 익산 1공장을 가동한 뒤 2013년 2공장을 세울 정도로 국내 공장은 핵심 생산지 역할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인건비와 전기료 등이 오르며 경쟁력을 잃었다. 결국 2010년대 후반부터 생산 거점을 말레이시아 및 북미·유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이미 생산능력 측면에선 익산 공장의 경쟁력이 말레이시아 공장에 따라잡혔지만 롯데EM은 익산 공장의 '마더플랜트' 역할을 강조한다. 전고체 전해질, 리튬인산철(LFP)양극재 등 차세대 소재를 가장 먼저 생산할 곳이 다름 아닌 익산 공장이며 실리콘음극재 활물질과 같은 R&D 중인 신소재 사업도 이곳에서 생산할지 검토한다. 애초에 익산 2공장을 지을 때부터 미래 신사업 진출을 염두하고 부지를 준비했다고 한다.

롯데EM 동박 사업의 출발점이었던 익산 공장이 이제는 신사업 진출의 교두보다. 굳이 생산 거점의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미래를 책임질 R&D와 시생산의 중심지로 진화한 셈이다. 그 첫 결과물이 다음주 완공 예정인 전고체 전해질 파일럿 공장이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 롯데EM의 첫번째 전고체 전해질 제품이 생산된다.

1989년 1공장 가동이 지금의 롯데EM 동박사업을 만들었듯이 이번 파일럿 공장 운영이 전지소재 사업 다각화로 결실을 볼까. 롯데EM 마더플랜트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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