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블루프린트 체크]오픈놀, 투자 '주춤'...이용자수 확보 문제없나지난해 순이익 목표 달성률 37%, 주가는 상장일 기준 30% 수준으로 추락
안정문 기자공개 2024-08-30 13:45:25
[편집자주]
기업들은 IPO 과정에서 공모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비즈니스 계획과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상장 이후 실제 자금 집행과 실적은 그것과 차이가 나는 게 다반사다. 이에 더벨은 IPO 당시 기업이 내놓은 계획과 그 이후 실제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되는지, 또 주가산정 때 활용했던 비교군이나 실적 추정치가 타당했는지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픈놀이 매출 목표치를 거의 달성했음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인수합병(M&A)의 여파로 고정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고정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수익성에서 성과를 확보하지 못한 탓인지 올해 상반기 투자는 주춤한 모양새다. 상반기 공모자금 집행은 올해 전체 계획의 12%에 그쳤다. 오픈놀은 신중하게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픈놀은 상장 당시 주가산정에 쓴 추정순이익의 근거로 주력 플랫폼을 활용하는 구직자수와 기업고객수 증가를 내세웠다. 지난해 공모자금 가운데 70% 정도를 마케팅비에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냈다. 관련 투자가 지연되면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이용자수를 확보하는 데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기술성장 특례상장기업임에도 이례적으로 상장초반부터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높게 평가된다. 피어그룹으로 제시했던 곳들보다도 실적흐름이 좋다는 점 역시 긍정적 요소다.
◇오픈놀, '성장의 키'는 구직자 및 기업고객 수
오픈놀의 주력사업은 실무 과제를 통해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미니인턴'을 기반으로 한다. 미니인턴은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등을 통해 구직자의 역량을 점수화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해당 기술이 고도화되고 기업의 수요에 맞는 인력을 연결해주는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매출은 성장했다.
오픈놀은 향후에도 꾸준히 구직자 기업 간 연결 정확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인력에 적지 않은 공모자금을 투입한다. 총 45명의 개발자를 충원하기 위해 총 공모자금의 25.8%인 32억8200만원을 쓴다.
지난해 오픈놀은 M&A를 통한 역량 강화도 추진했다. 2023년 9월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사 씨케이인포와 HR기업 상상우리를 인수했다. 씨케이인포는 AI, VR 관련 기업으로 정보시스템 플랫폼 구축, 솔루션 기술 지원 등을 한다. 상상우리는 교육훈련, 경영자문을 주요사업으로 삼고 있다.
다만 오픈놀이 현재 실적개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하는 것은 인지도 강화인 것으로 보인다. 공모 상장자금 가운데 68.1%, 86억5800만원을 광고를 위한 마케팅비로 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근거는 오픈놀 주가산정에 활용된 추정 매출, 순이익 산출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오픈놀 주력 사업인 미니인턴 관련 매출 추정의 근거는 구직자 및 기업고객수다. 오픈놀은 2022년 51만4000명이던 누적구직자 수가 2025년 92만2000명, 누적기업고객수는 2022년 6296개에서 2025년 1만1705개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고려했을 때 오픈놀이 계획보다 적은 공모자금을 집행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오픈놀은 지난해에는 43억8000만원, 올 상반기에는 9억1000만원의 공모자금을 사용했다. 지난해 계획대비 실제 공모자금 집행비율은 87.2%다. 올해 상반기 활용한 자금은 연간 활용계획의 12.3%에 그친다.
오픈놀 관계자는 "앞서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공모자금보다 먼저 쓰고 있다"며 "마케팅비는 효과를 확인하면서 신중하게 지출해야 하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놀은 2021년 12월 67억100만원, 2022년 1월 121억100만원 규모의 사모 유상증자를 발행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1년에 걸쳐 쓴 유증 자금은 52억8900만원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이후 IPO 공모가 이뤄진 만큼 유증자금 활용계획이 IPO자금 사용계획에 이미 반영됐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오픈놀은 2012년 만들어진 채용 플랫폼 기업이다. 설립 초부터 구인, 구직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으며 2017년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커리어 플랫폼 '미니인턴'을 출시했다.
◇목표까지는 갈길 멀지만 피어그룹보단 흐름 나아
오픈놀은 지난해 매출에서는 목표를 채웠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선 그러지 못했다. 오픈놀은 상장 당시 주가 산정을 위한 순이익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2023년~2025년 전망치를 냈다. 지난해 실적을 그것과 비교해보면 매출은 98%, 영업이익은 30%, 순이익은 37%을 달성했다. 앞서 언급한 M&A에 따른 고정비 확대의 여파로 풀이된다.
오픈놀 관계자는 "연구개발 투자를 많이 하고 기술개발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고정비를 줄이기는 힘들겠지만 매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당시 내놨던 순이익 목표가 과했던 탓인지 시가총액은 상장 셋째날 종가기준 1937억5600만원까지 높아진 뒤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12월 한때 1200억원까지 반등하도 했지만 이내 다시 감소세를 이어가 올 8월26일에는 449억7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최고치와 비교했을 때 23.2% 수준이다.
오픈놀이 상장한 이후 PER 산출에 썼던 유사기업군(피어그룹)보다 나은 실적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을만한 요소다. 오픈놀은 지난해 6월 상장할 당시 YBM넷, 메가엠디, 원티드랩, 위세아이텍, 사람인 등 5개 기업을 골랐다.
오픈놀은 상장한 지난해 매출 성장률 54.5%, 영업이익 성장률 96.6%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69.5% 늘고 영업이익은 58.1% 줄었다. 피어그룹 가운데 매출이 늘어난 곳은 한군데도 없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사례는 2023년 YBM넷, 2024년 메가엠디 두번 뿐이다.
오픈놀은 2020년 71억, 2021년 108억6600만원, 2022년 163억6800만원, 2023년 251억3600만원으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142억64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대비 54.5%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술성장 특례 트랙으로 상장했음에도 영업손익에서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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