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현금성 자산 증가…현대바이오랜드 품나 흡수합병으로 약 520억 실탄 추가, 행위제한 요건 해소 시나리오 확장
윤종학 기자공개 2024-09-09 07:56:43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이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퍼즐인 현대바이오랜드를 풀어낼지 주목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해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을 기존 현대퓨처넷에서 타계열사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수백억원의 현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현대백화점이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현금성 자산이 늘어나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매입 시나리오도 다양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금성자산만으로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곳은 현대홈쇼핑이 유일했지만 현대백화점에게도 매입 여력이 생겼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이 현대쇼핑과 흡수합병 절차를 마무리 지으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은 전일 합병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방식에 의한 합병(합병비율 1:0)으로 100% 자회사인 현대쇼핑을 흡수합병했다.
현대쇼핑의 재무지표들이 현대백화점에 더해지는 셈인데 현금성자산 확대가 눈에 띈다. 지난해말 기준 현대쇼핑 재무상태표상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정기예금) 규모는 각각 19억원, 100억원 등 총 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올해 5월 처분한 '대구광역시 중구 계산동 소재 주차장 토지 및 건물' 처분가 401억원을 더하며 총 520억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이 현대백화점으로 유입됐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현대쇼핑은 반기보고서가 없어 처분자금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지 명확히 하긴 어렵다.
다만 현대백화점의 합병종료보고서를 보면 6월말 기준 현대쇼핑의 유동자산은 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현대쇼핑의 유동자산이 181억원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처분자금 대부분이 현금화가 용이한 자금으로 보유되고 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이 추가로 확보한 약 520억원의 현금성 자산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수준의 자금이다.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이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의무지분율 요건을 두고 있는 내용이다.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의 30%, 비상장 자회사 지분의 50% 이상을 의무보유해야한다. 또한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는 조항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3년 3월 지주사 기준요건 충족 통보를 받은 뒤 2025년 3월까지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해당하는 사항을 해소하는 중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행위제한 요건은 해소되거나 단순 지분 이동만으로 가능한 상황이지만 현대바이오랜드는 고심할 부분이 남아있다.
우선 상장사인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분 100%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이다. 증손회사 위상을 손자회사로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대퓨처넷이 보유한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35%를 자금여력이 있는 자회사에서 매입해 현대바이오랜드의 위상을 증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변경시키면 추가 지분매입 없이도 행위제한 요건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35%를 시장가로 계산하면 약 580억원에 이른다. 대부분 계열사가 현금성자산만으로 소화하기는 어려운 금액이다. 물론 현금성자산 외에 '공정가치 금융자산' 등 유동성자산으로 확대하면 여유있다고 보여질 수 있지만 현금화 과정에서의 비용과 '지주사 행위 제한 해소'까지 반년 밖에 남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현금여력이 충분한 곳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최근 결산보고서 기준 현대지에프홀딩스 자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별도 기준) 규모를 보면 현대백화점(196억원), 현대그린푸드(275억원), 현대드림투어(2500만원), 현대홈쇼핑(789억원), 현대리바트(68억원), 씨엔에스푸드시스템(46억원), 현대에버다임(21억원), 현대이지웰(8억원) 등이다.
자회사 계열사 중 현금성자산만으로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곳은 현대홈쇼핑이 유일했던 셈이다. 현대백화점이 현대쇼핑 합병을 통해 현금성자산 규모를 710억원대로 불리며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도 중요하지만 지배구조 재편을 통한 사업적 시너지가 나는 계열사에 속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바이오랜드는 뷰티,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군과 연결고리를 맺고 있고 실적 또한 개선되고 있다"며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와 동시에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를 찾기 위해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정철 브이티 공동대표, 140만주 매각 예고
- [i-point]시노펙스, 유튜브 통해 적극 주주 소통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빅텐츠 인수 예고한 나노캠텍, 내실 다지기 '글쎄'
- [IR Briefing]'경영권 분쟁 일축' 에스켐 "OLED 소재 전문 공급사 도약"
- [Company & IB]SK·LG 이은 '빅 이슈어' 한화, KB증권으로 파트너십 '이동'
- 우리금융, CEO 장기 승계 프로그램 가동…후보군 면면은
- 최규옥 전 오스템 회장, 주성엔지 투자 방침 '유지'
- [한미 오너가 분쟁]'직접 소통' 약속 지킨 신동국, 소액주주연대 '지지' 화답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인크로스, 'T딜+AI' 신성장동력 확보 속도
- [저축은행경영분석]NH저축은행, 흑자전환 지속 가운데 건전성 관리 과제
윤종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통가 인사 포인트]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 라이프스타일 시너지 중책
- CJ CGV, CGI홀딩스 채무보증 일단락…실적개선 부담 여전
- [Red & Blue]'자사주 소각' 신세계I&C, 저점 딛고 반등할까
- [thebell note]이랜드 뉴발란스의 '러닝'
- [2024 이사회 평가]현대제철, 아쉬운 경영성과…이사회 구성도 부족
- [2024 이사회 평가]현대제철, 우수한 이사회 견제기능…임원 관리 철저
-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금]대규모 전환사채 발행, 주가희석 가능성은
- 애경산업, 애경에스티 청산…사업 협력은 지속
- '단기차입 부담' 이랜드월드, 차입금 구조 개선 전력
- [2024 이사회 평가]현대제철, 양호한 평가 속 경영성과 부진 '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