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펀은 지금]'스낵24'로 시작, '수요기반 다각화'로 급속 성장①흑자구조 갖추고 IPO 본격화…‘본업 외 모든 서비스 제공’ 청사진
최윤신 기자공개 2024-09-09 07:56:18
[편집자주]
위펀은 2018년 말 시작한 ‘스낵24’ 서비스로 기업의 탕비실을 파고들며 일반에게도 잘 알려진 기업이다. ‘B2B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는 전에 없던 길을 개척하며 창업 5년만에 연간 1000억 매출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위펀은 안주하지 않고 M&A를 통한 인오가닉 성장에 나서며 IPO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더벨이 위펀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준비하고 있는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2B 서비스 플랫폼 기업 위펀이 상장 채비에 나섰다. 국내 모험자본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 위펀은 빠른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스타트업이라 벤처업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는다. 매년 2배에 달하는 빠른 성장을 거두며 지난해 흑자전환까지 달성했다.벤처캐피탈(VC) 업계에선 기업의 숨은 수요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한 위펀의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낵24로 시작해 고객사에 편의를 제공하고, 니즈를 파악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위펀은 ‘기업의 본업 외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지속적인 성장의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고객사 니즈 따라 서비스 확충, 매년 매출 2배로
위펀은 1986년생인 김헌 대표(사진)가 2018년 말 창업한 기업이다. 김 대표는 사업가 기질이 타고난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중앙대학교 건축학과에 입학한 그는 대학시절부터 비즈니스에 몰입했다. 대학 창업동아리 멤버들과 다수의 식음료, 로드샵 등 소규모 사업에 도전하며 사업 경험을 쌓았다.
위펀의 사업 아이디어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느낀 ‘필요성’에서 시작됐다. 본격적인 벤처 기업 창업가가 된 건 대학 졸업 이후였다. 반려동물 트래킹 디바이스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이후 2016년부턴 애플리케이션과 웹 개발 회사를 운영했다.
개발자 중심의 소규모 회사를 운영하며 대표이사인 그가 직원들의 간식을 직접 챙겼다. 이런 일을 맡아 줄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를 아이디어로 바꿨다. 회사의 탕비실을 채워주는 간식 배송서비스인 ‘스낵24’가 시작이었다. 파일럿으로 진행한 사업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피보팅했다. 2018년 말 법인을 만들었고, 위펀의 첫 발을 뗐다.
위펀은 빠르게 성장했다. 법인설립 후 온기 첫해인 2019년 매출은 3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듬해인 2020년엔 85억원의 매출이 나왔다. 이후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매출은 200억원, 2022년엔 468억원으로 매년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766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온기와 비슷한 수준인 732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집계된다. 작년 상반기에 비하면 107% 늘어난 수준이다. 매년 두배 가까운 매출 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위펀이 이같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건 지속적으로 고객사를 늘리고 끊임없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한 덕분이다. 위펀의 고객사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법인 설립 2년여가 지난 2020년 말 고객사가 1000곳을 돌파하며 사업 확장이 속도를 냈고, 이후 10개월만인 2021년 10월에는 2000곳을 넘어섰다. 이후 1년만인 2022년 10월 4000곳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위펀의 서비스를 정기 이용하는 기업은 8500곳에 달한다. 매달 약 250건의 신규계약이 이뤄지고 있단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공유오피스와 혁신 스타트업은 물론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중견기업까지 고객군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고객사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건 위펀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걸 방증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고객사의 서비스 유지율은 9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의 다각화를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지속 만들어낸 것도 빠른 성장의 비결이다. 스낵24로 시작한 위펀은 현재 수십개의 기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났다.
2020년 1월 직원들의 조식 케이터링을 제공하는 ‘조식24’로 영역을 넓혔고, 같은해 5월에는 임직원의 생일선물을 발송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생일24’ 서비스도 론칭했다. 이후 사내 자판기와 카페 운영은 물론, 기업이벤트 선물 발송, 기업 커스텀 굿즈 서비스 등 영역에도 진출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각화된 서비스들이 신규 고객사를 끌어들이며 성장이 가속화했다. 위펀은 임직원 복지 영역에서 멈추지 않고 더욱 넓은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법인차량 관리서비스인 법인차량24, 구매대행솔루션인 구매24 등 기업운영관리 서비스와 함께 인테리어·건물관리·스마트오피스 등 공간관리 서비스까지 진출했다.
이런 사업다각화가 고객의 수요에 기반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스낵24 등 기존 서비스를 통해 관계를 맺은 기업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들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두 개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활성 고객사가 2000개였던 2021년 5.9%였던 서비스 중복 이용률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8%로 증가했다.
위펀 관계자는 “회사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사들이 ‘이런 서비스도 가능하냐’는 문의를 자주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실현시켰다”며 “고객의 실제 수요에 기반해 서비스를 만들어감에 따라 고객풀이 넓어지는 선순환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화로 빠른 흑자전환, 성장 여력도 충분
위펀은 빠른 성장을 위해 모험자본에 의지해 성장했다. 2019년 나우IB투자의 시드투자를 시작으로 같은해 시리즈A로 30억원을 유치했다. 2021년 시리즈B(85억원), 2023년 시리즈C(200억원) 등 지속적인 투자유치와 캐시버닝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흑자로 전환한 건 지난해다. 2022년 18억원의 적자를 뒤로하고 11억원의 이익을 만들어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이익기조를 보이고 있어 안정적인 이익구조가 만들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영업을 본격화한 2019년부터 불과 5년만에 기록한 성과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들이 매출 상승에도 흑자전환을 기록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가운데, 성장과 이익을 동시에 달성해 모험자본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고객의 부담을 키우지 않고 흑자를 이뤄냈다는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빠른 성장과 이익구조 개선이 함께 이뤄지기까지는 규모의 경제가 주효했다. 상품매입이 늘어나며 구매파워가 커졌고, 이에 따라 더 낮은 가격에 상품을 매입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다각화된 사업의 시너지도 효과가 상당했다. 통합된 영업조직을 통해 고객사와 스킨십을 하는데, 서비스 중복 이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커지고 있다. 위펀은 서비스 중복 이용률이 지속 높아지며 시너지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흑자구조를 만든 위펀은 이제 증시 입성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지난 2월 하나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임하고 증시입성을 위한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아직 상장 트랙 등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목표로 하는 예비심사청구 시점은 2025년 하반기 혹은 2026년 상반기 중이다.
위펀은 상장을 목표로 잡지 않고 성장의 과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상장은 지속적인 성장과 이익개선을 위한 과정이다. 기업 복지 서비스로 사업을 국한하지 않고 ‘기업 고객의 본업 외 모든 것을 위펀이 해준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장기적 목표로 수립했다.
황민재 위펀 최고전략책임자는 “국내에 위펀의 고객이 될 수 있는 기업이 17만곳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아직 고객사는 1만곳이 되지 않아 끊임없는 성장이 가능하다”며 “고객사들의 서비스 니즈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사업 다각화도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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