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파워]쇼노트 '아픈 손가락' <그레이트 코멧>, 재연 성과는[뮤지컬] 티켓 판매량 5만6009장, 객석 점유율 53.8% 추산
이지혜 기자공개 2024-09-10 07:29:23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실험적 뮤지컬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톨스토이의 대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레이트 코멧>이 두 번째 시즌을 마치고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이 집계한 뮤지컬 티켓 판매액 상위 10위권 공연 명단에 들었습니다.<그레이트 코멧>은 2024년 3월 26일부터 6월 16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됐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손자회사인 쇼노트가 제작을 맡고 SBS가 투자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고 하도권, 김주택, 이지수, 유연정, 박수빈, 고은성, 정택운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습니다
<그레이트 코멧>은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합니다. 극중 배경과 유니버설아트센터의 분위기가 잘 어우러지는 점도 작품의 특징이죠. 쇼노트가 <그레이트 코멧>을 올릴 무대로 이 곳을 점찍은 이유도 바로 이겁니다. 음악도 클래식부터 일렉트로닉, 힙합, 록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27곡의 넘버로 구성되어 <그레이트 코멧>은 '일렉트로 팝 오페라'라고도 불립니다.
사실 이 작품은 쇼노트에게 아픈 손가락입니다. <그레이트 코멧>의 한국 초연은 2021년 3월 이번 시즌과 같은 극장에서 열렸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배우와 관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머시브'라는 공연의 특징을 충분히 살릴 수 없었죠.
이머시브 뮤지컬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허물고 관객이 공연의 일부로 참여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인 공연을 말합니다. <그레이트 코멧>은 배우와 관객의 상호작용이 중요한데 팬데믹으로 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웠던 점이 초연 성적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그레이트 코멧>의 티켓은 5만6009장 팔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총 99회 공연됐고 객석이 1052석인 점을 고려하면 객석 점유율은 53.8% 입니다. 이는 2024년 상반기 상위 10개 뮤지컬 작품의 평균 객석 점유율인 63.6%보다는 낮은 수치입니다.
쇼노트 측은 여기에 반박했습니다. 쇼노트 관계자는 "티켓 판매량과 객석 점유율 모두 KOPIS 집계보다 많다"며 "그러나 실제 수치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쇼노트 측의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KOPIS는 올 상반기 기준 전국 192곳의 예매처 데이터를 확보했는데 이는 전체의 90% 정도에 그칩니다. 신설되는 예매처도 많고 장기공연은 티켓을 구할 수 있는 경로도 많다보니 실제 판매된 티켓이 훨씬 더 많다는 게 근거죠.
이 경우 <그레이트 코멧>의 객석 점유율이 제작비를 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의 손익분기점은 유료 객석 점유율 65%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또 재연 공연은 초연 때 사용했던 무대 세트나 의상 등을 재활용할 수 있어 제작비를 절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레이트 코멧>의 티켓 가격은 VIP석과 코멧석이 1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발코니 A석 14만원, 발코니 B석 11만원, S석 10만원, A석 8만원, B석 5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통상 대극장 뮤지컬이 VIP, R, S, A석 등 네 가지 등급으로 좌석을 구분하는 것과 달리 쇼노트는 6가지의 선택지를 제시했죠.
이에 따라 티켓 평균 가격으로 공연 수익을 추산하기는 어렵습니다. 전체 뮤지컬 평균 티켓 가격인 5만8500원을 기준으로 한 최소 수익과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작품 평균 티켓 가격인 9만9853원을 기준으로 한 최대 수익으로 따져봤을 때 <그레이트 코멧>의 티켓 판매 수익은 최소 33억원에서 최대 56억원 사이로 추산됩니다.
인터파크 티켓의 예매자 통계를 보면 여성 관객이 91.2%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여성 예매자 평균치보다 10%p가량 높습니다. 연령대 별로 30대가 36%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34.5%로 뒤를 이었습니다. 40대는 16.1%, 50대와 10대는 각각 6.1%와 5.8%를 차지했네요.
쇼노트 관계자는 "공연 수익 등 구체적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한컴위드, 한컴 지분 추가 매입…그룹 지배구조 강화
- [i-point]정철 브이티 대표, 블록딜로 개인채무 상환 매듭
- [1203 비상계엄 후폭풍]환율 리스크 확대, '블랙먼데이' 재연 우려도
- [1203 비상계엄 후폭풍]고액자산가 국내 투자 심리 위축 '우려'
- [1203 비상계엄 후폭풍]비상대응 하나증권, 고객 대상 발빠른 '레터' 발송
- [1203 비상계엄 후폭풍]탄핵 정국 따른 불확실성, 인버스ETF에 '베팅'
- [1203 비상계엄 후폭풍]원화 약세 속 금 ETF에 쏠리는 눈
- [1203 비상계엄 후폭풍]해외 펀딩 기회 엿보던 운용사들 "어찌하오리까"
- 셀비온 'Lu-177-DGUL' 환자늘어도 ORR 개선, 상업화 기대
- 삼성카드, 5년 만에 '전자맨' 복귀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하이브와 뉴진스의 'Toxic Love'
- 뉴진스,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법정공방 서막 오르나
- [공연 티켓 파워]3분기 뮤지컬 흥행작, SNS의 힘 빛났다
- [공연 티켓 파워]뮤지컬, '가격 주도 호황' 지속 가능할까
- [공연 티켓 파워]HJ컬쳐 창작극 <살리에르>, 8년 만의 부활 성과는
- [공연 티켓 파워]에스앤코 <하데스타운>, 신화 넘어 흥행 지평 열었다
- [공연 티켓 파워]CJ의 <킹키부츠>, '쥐롤라' 열풍에 역대급 흥행
- [뮤지컬 시장, 정보 비대칭의 함정]문체부·예경, KOPIS 공연정보 공개 가속화할까
- 뉴진스의 최후통첩 시한 임박, 어도어·하이브의 응답은
- 카카오엔터, 투자 손실·법인세에 3분기 실적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