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양극단 오간 견제' 카카오, 사외이사만의 회의 전무[견제기능]⑤ 높은 참여 대비 견제기능 아쉬움, 감사위원회에선 긍정 평가
김슬기 기자공개 2024-10-14 08:17:2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07: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2023년 스무차례에 육박하는 이사회를 열었다. 한 달에 1~2번 모여서 이사회가 이루어진 셈이다. 카카오 이사회의 참여도는 평균 4.3점을 받을 정도로 우수했다. 참여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 이사회의 견제기능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다. 카카오 이사회의 견제기능은 참여도를 따라가지 못했다.특히 카카오 사외이사들은 경영진의 참여없이 이뤄지는 회의가 전무했다. 또한 카카오는 특수관계인과의 거래가 많지만 별도의 소위원회를 두지 않고 있어 관련 문항에서도 최하점을 받았다. 2023년에는 임원 보수가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감점요인이었다.
◇ 2022년 최고경영자 승계계획 규정 제정…감사위원회도 우수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카카오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85점으로 산출됐다.
카카오는 견제기능 문항에서 경영성과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총 45점 만점에 31점을 받으면서 평균 3.4점을 획득했다. 9개 문항 중 4개 문항에서 최고점인 5점을 받았지만 3개 문항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으면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줬다. 나머지 두 문항에 대해서는 4점을 받았다.
카카오가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부분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부적격 임원의 선임방지를 위한 정책 부분이었다. 카카오는 2022년 2월 이사회를 통해 '최고경영자 승계계획에 대한 규정' 제정의 건을 결의했다. CEO인사지원팀이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관리하고 지원, 운영하고 있다. 또한 부적격 임원의 선임을 방지하기 위해 사외이사의 경우 21개의 세부항목으로 구성된 기준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감시, 감독 업무를 하는 감사위원회 관련 문항 역시 만점을 받았다. 2023년 감사위원회는 윤석·최세정·신선경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됐고 2024년에는 함춘승·윤석·최세정 사외이사가 감사위원회에 속해있다. THE CFO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전원 사외이사일 경우 5점을 부여한다.
또한 감사위원회 위원 중 1인 이상이 감사업무에 관한 전문적 식견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5점을 받았다. 상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공인회계사 자격 보유자(1호 유형)인 경우를 만점으로 봤다. 윤석 사외이사의 경우 공인회계자 자격이 있고 관련 업무에 5년 이상 종사했다. 함춘승 사외이사 역시 금융기관 재직 경험을 가지고 4호와 5호 유형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가 과도하게 책정되었는지를 묻는 문항에서는 4점을 받았다. THE CFO는 이번 평가에서 오너 일가가 미등기이사로 참여해 과도한 보수를 받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문항을 넣었다. 카카오는 등기이사 1인당 보수가 10억1800만원, 미등기임원 보수가 3억7700만원으로 37%로 집계됐다. THE CFO는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 비중이 30~50%일 경우 4점을 부여했다.
◇ 내부거래 사항 이사회에 위임…올해부터 주가 연동 보상 체계 도입
카카오는 견제기능 문항 중 5점을 받은 항목도 많았지만 반면 1점으로 평가된 항목도 여럿이었다.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전무하다는 점, 내부거래를 따로 심의하는 소위원회가 부재하다는 점,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 등 관련문항에서 모두 1점 처리됐다.
특히 사외이사만의 회의는 0회였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와 별도로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정기 또는 임시 회의 개최가 없었다"고 기술했다. 이어 "수시로 경영진이 배제된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독려하여 자유롭게 객관적인 의견교환을 유도하고 있다"고 서술했지만 결과적으로 회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미진한 부분도 없다고 평가했다.
내부거래(특수관계자 거래)에 관해 이사회에서 적절하게 통제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1점을 받았다. THE CFO는 내부거래 전담 소위원회가 따로 설치되어 있을 경우를 가장 바람직한 형태로 봤다. 카카오의 경우 내부거래위원회도 없었고 이를 겸하는 소위원회도 존재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내부거래 관련 사항을 이사회에 위임하고 있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특수관계자 거래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공시에 따라 100억원 이상 내부자 거래를 적절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카카오 이사회는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임팩트, 카카오벤처스, 카카오 픽코마 등 총 6개 계열회사와의 내부거래에 대해 승인했다. 카카오페이가 2079억원으로 가장 컸고 카카오게임즈가 1356억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329억원 등이었다. 총 거래액은 3867억원이다.
또한 카카오는 2023년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고 있지 않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이사 상여의 경우 중장기 정량적 성과 지표, 즉 연결·별도의 매출과 영업이익, 주요 사업 지표 등과 정성적 성과에 대해 보상위원회 심의에 거쳐 결정된다. 사내이사 역시 동일하다.
하지만 올해 5월 정신아 대표가 보낸 '카카오 주주서한'에 따르면 대표 보수 체계가 주주 가치와 연동하고 있다고 명시, 변화에 대해 알렸다. 그는 "대표이사의 보수의 약 60%인 상여는 장·단기 성과급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단기성과급은 당해 사업의 주주수익률, 장기성과급은 3개년 간의 주주수익률을 기반으로 산정된다"고 밝혔다. 내년도 평가에서는 해당 내용이 반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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