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신세계건설 공개매수 '유보자금' 활용 유동화 가능 현금성 자산 1377억 집계, 높은 할증률 제시 흥행 '성공' 무게
정유현 기자공개 2024-10-02 14:49:52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신세계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사내 유보 자금을 활용해 신세계건설의 주식을 공개매수한 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방식을 추진한다. 과거 두산건설의 사례처럼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위해 극약처방을 내린 셈이다. 공개매수 할증률을 높이 제시한 만큼 흥행에 성공할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신세계건설 주식 공개매수의 건을 승인했다. 공개 매수가는 1주당 1만8300원이다. 공개매수는 9월 30일부터 10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이마트의 매수 예정 주식 수는 212만661주다. 신세계건설 발행 주식 총 수의 27.33%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개매수가 예상대로 마무리가 되면 보유 수량은 758만9122주(97.79%)로 확대된다. 자기 주식 2.21%를 포함하면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보유 지분율이 100%가 된다.
이번 거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수수료를 포함해 총 391억9309만원이다. 이마트는 이미 공개매수서 신고서 제출일에 결제대금 388억8096만원을 예치한 상태다. 이마트는 유보 자금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대금을 치른다.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이마트의 자산 규모 측면에서 390억원이 큰 금액은 아니지만 최근 수년 간 이익 창출력이 둔화되고 있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는 않아 보인다.
상반기 말 별도 기준 이마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89억4747만원이다. 1703억4213만원이었던 2023년 말 대비 6개월 새 83% 감소했다. 현금화 시킬 수 있는 기타단기금융자산도 2303억2644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 4096억원에서 43% 줄었다.
한채양 대표 취임 이후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작업에 마침표를 찍은 만큼 이마트는 굵직한 차입 외에는 보유 현금과 금융 자산을 현금화시켜서 운영자금이나 투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으로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합치면 2592억7391만원 수준이지만 동반성장협력 예치금 등의 명목으로 1215억원 규모는 사용이 제한돼있다. 이를 토대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77억원 정도다. 이 자금을 활용해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세계건설의 공개매수를 진행해 주식을 취득하면 현금 규모는 줄어드나 손익계산서에는 별도로 영향을 미치는 건은 없다.
이마트는 보유 자금을 활용해 자회사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재무 건전성 강화에 고삐를 죌 전망이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들어 1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강화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부실 사업장 정리 작업을 비롯한 본격적인 구조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상장 폐지를 통해 신세계건설의 신속한 의사 결정 구조를 구축하는 효과를 노린다. 비상장사로 전환되면 사외이사 도입 의무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마트와 신세계건설 사내이사 중심으로 과감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정용진 회장 승진 후 신세계건설 전 대표를 경질하고 재무통인 허병훈 부사장을 급파해둔 상태기에 빠르게 신세계건설의 리스크를 해소해 나갈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이번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공개매수는 흥행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그동안 자진 상폐 기업들이 대부분 '먹튀' 성격이 강했다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자회사 살리기를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공개매수 주가 할증률도 52주 신고가 수준인 1만8300원이다. 이사회 의결 전일인 26일 종가인 1만5370원대비 19% 높은 액수다. 최근 1년 기준 대비 30% 할증된 금액으로 높게 제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내 유보자금을 활용해 공개매수 대금을 치를 예정이다"며 "대주주 차원의 책임경영 강화뿐 아니라 소수 주주들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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