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밸류업 점검]자사주 대신 무상증자, 지배력 보완 주주환원 '일석이조'④20% 못 미치는 특별관계자 지분율…10% 이상 자사주는 '유사시 대비용'
강용규 기자공개 2024-11-11 12:47:19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뿐만 아니라 포함되지 않은 기업들도 차후 지수 구성 종목의 변경에 대비하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코리안리는 아직 별도의 계획을 내놓지 않았으나 그간의 꾸준한 실적 성과와 주주환원활동이 투자매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코리안리의 기업가치 평가에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5시4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안리재보험(코리안리)은 배당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것과 달리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에는 소극적이다. 한때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는 했지만 소각은 사례가 없다. 이는 자사주가 코리안리 오너의 낮은 지배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대신 코리안리는 주주 보유지분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무상증자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사주 지분율의 하락을 최소화하는 한편으로 주주들에게는 자사주 소각과 같은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1000억 가까운 자사주 집중매입, 오너 지배력 보완 효과
코리안리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5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를 통해 자사주 보유량이 550만주에서 1810만주로, 보유비율은 1차 매입 시작일 기준 4.6%에서 5차 매입 종료일 기준 15.04%까지 높아졌다.
코리안리의 2020년 결산배당 총액은 460억원이었다. 반면 이 해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5차례를 모두 합쳐 987억원이었다.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는 했으나 이는 2020년 한정으로 코리안리는 최근 10년 동안 이 해의 5차례를 제외하면 자사주를 사들인 사례가 없다. 심지어 사들인 자사주를 소각하지도 않고 그대로 보유 중이다.
코리안리가 매입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 이유는 공시를 통해 알 수 있다. 2020년 5차례의 자사주 매입 결정 공시 가운데 첫 2차례의 공시에서 코리안리는 주가 안정 이외에도 '경영권 강화'를 취득 목적으로 제시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코리안리 특별관계자 보유지분율은 23.01%(2770만1633주)에 불과했다. 주주총회에서 적대적 특별결의 주주제안을 방어하기 위한 3분의 1에는 상당히 모자란다. 심지어 이 가운데 2.25%는 오너가 아닌 이필규 기타비상무이사의 보유분이었다.
2020년 말 기준 코리안리의 자사주 지분율 15.04%는 유사시 의결권 부활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었다는 말이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처분하면서 현재 코리안리 특별관계자 보유지분율은 19.96%로 20%에도 못 미친다.
특별관계자 지분율이 낮아진 이유는 고 원혁희 코리안리 명예회장의 차남인 원영씨가 2022년을 마지막으로 지분을 모두 처분한 탓이다. 오너의 지배력이 더욱 미약해진 만큼 한꺼번에 대량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데 따르는 부담도 커진 셈이다.
물론 코리안리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리안리는 공정공시의 형태로 못박지 않았을 뿐 순이익의 30% 안팎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리고 자사주에는 배당금이 할당되지 않는다. 주주 입장에서는 자사주 지분율이 높아진 만큼 수취 배당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11/04/20241104153829404.png)
◇무상증자 3년째, 자사주 '우회적 소각' 효과
코리안리는 앞서 10월23일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 1주당 신주 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공시했다. 코리안리는 2022년 처음 20% 비율의 무상증자를 시작한 뒤 올해로 이를 3년째 반복하고 있다.
무상증자는 주주로부터 새로운 자본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기는 형식적인 증자로 회계상의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무상증자는 재무적으로 여력이 충분한 기업이 유통주식 수를 늘리는 활동인 만큼 시장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변한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낮아지기는 하지만 이를 회복할 수 있다면 주주 입장에서는 일종의 주식배당과 같다.
코리안리 측에서는 자사주 소각 대신 무상증자를 통해 주주 보유주식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높이는 방식의 주주환원활동을 배당과 병행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 역시 자사주에는 무상증자에 따른 신주 배정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코리안리의 보유 자사주 수는 2020년 말의 1810만주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지분율은 당시의 15.04%에서 현재 기준 10.95%까지 낮아졌다. 3차례의 20% 무상증자를 통해 약 4.1%의 자사주를 소각한 효과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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