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장내매수 선 그은 영풍, 후방에서 역할 재편 속도강성두 영풍 사장 "주총 준비가 가장 중요"…지배구조 개편·사업 확장 구상
이호준 기자공개 2024-11-12 07:57:4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16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추가 장내매수 가능성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의 지분 경쟁은 MBK파트너스에 넘기고 영풍은 임시 주주총회와 향후 사업 계획 등 후방에 머물며 새로운 전략적 입지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실히 정한 모습이다.강성두 영풍 사장은 11일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을 집중 매수 중이라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우리는 지분 매수 계획이 아예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지금은 주총 소집과 그에 대한 대비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집행임원제 도입이 가장 중요하다"며 "향후 사업계획을 중심으로도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고려아연 주가는 최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에도 100만원을 넘어서는 강세를 보였다. 통상 공개매수 기간 중에는 주가가 오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후에는 분쟁이 종료될 상황 등을 의식해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누군가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7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가장 많이 매수한 증권사 창구가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파트너인 NH투자증권이었다는 점에서 업계는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각각 혹은 공동으로 남은 시장 유통 주식을 장내매수 형태로 확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영풍이 장내매수 가능성을 딱 잘라 부인한 만큼 실제 매수가 이뤄졌다면 지분 대결은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측의 양강 구도로 명확히 갈리는 모습이다. 이로써 영풍이 처음 의도한 대로 최 회장 측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한발 물러서며 지원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래도 영풍은 자사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33.13% 중 ‘자기 지분 절반+1주’를 MBK파트너스에 넘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경영권을 인수한 후 MBK파트너스가 1대 주주 지위를 차지하게 되는데 당시 영풍 측은 “스스로 팔을 자르고 살을 내어주는 심정으로 MBK파트너스에 1대 주주 지위를 양보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분 경쟁이 격화하고 연합 측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했을 당시 영풍은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3000억원을 대여해줬다. 또 강성두 사장은 물론 장형진 고문까지 기자 간담회 및 인터뷰를 통해 여론전에 나서며 경영권 분쟁에 적극 개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최 회장 측 지분율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도 영풍·MBK 연합 측 지분율(38%)에 약 3%포인트 낮다. 또 고려아연이 10월 말 신고한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금융감독원의 정정 신고 요구로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처음에는 자금 지원과 여론전까지 전면에 나섰지만 이제는 앞에서 같이 싸울 필요성이 줄어든 셈이다.
이제 영풍에게 남은 주요 과제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 13명 중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로 구성돼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된 강성두 영풍 사장은 MBK 측 추천 인사들과 함께 집행임원제 도입을 추진한다. 집행임원제는 이사회가 회사에 대한 감독과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실질적 경영은 집행임원이 맡는 체제로 연합 측이 거버넌스 개혁 방안으로 제안하고 있다.
향후 사업계획에서도 영풍 측이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제련업을 통한 자체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각각 인쇄회로기판(PCB)과 자원순환 사업 등에서 확장을 모색 중이다. 영풍이 사업 구조 등을 반영해 이사회 내 영향력을 행사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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