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품사도 세대교체, 미래차 준비하는 현대트랜시스·케피코⑨백철승·오준동 부사장 선임…경영 불확실성, 리스크 해소 집중할 듯
이호준 기자공개 2024-11-18 09:24:21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인사 시계가 빨라졌다.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톱티어로 부상했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트럼프발 위기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재편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차 선점을 위한 과제도 무겁다. 현대차그룹은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인사를 앞당기고 있다. 최고의 순간을 열어간 임직원 보상과 함께 미래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현대차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부품사 수장에도 새 인물들을 기용했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연구개발(R&D)을 책임지는 부품사에도 효율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대표이사(CEO)를 배치하며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현대차그룹은 15일 현대트랜시스와 현대케피코의 신임 대표이사로 백철승 부사장과 오준동 부사장을 각각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전임 CEO의 재임 기간은 각각 5년·2년여로 차이를 보이지만 두 회사 모두 그룹의 미래차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리더십을 새롭게 선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자동차용 파워트레인과 시트를 생산한다. 회사 연간 매출의 90% 이상이 현대차·기아에서 발생한다. 현재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적합한 구동 시스템을 새로 개발해 현대차 아이오닉5에 공급하고 있고 전력 효율을 높인 시트를 기아 EV9에 탑재하는 등 이들의 친환경차 생산을 뒷받침 중이다.
현대케피코도 마찬가지다. 차량 전자제어 시스템을 생산해 왔는데 전동화 전환을 목표로 전력변환 제어뿐 아니라 전기차 구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도 제공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전기차 충전기 부품을 개발·제조·설치까지 지원하며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국면에 있다.
다만 현대트랜시스는 전임 CEO 재임 중 노조 리스크가 불거지며 내부 문제에 직면했다. 현대케피코는 올해 상반기 말까지 별도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크다. 미래를 읽고 대응할 리더의 역량이 중요한 시점인 만큼 새 리더십 발탁이 불가피했던 상황이 일치한다.

백철승 현대트랜시스 대표이사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성균관대 금속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차 체코공장 구매실장과 체코법인장을 거쳐 2023년 현대트랜시스에 합류해 사업추진담당을 맡았다.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전략과 연계된 해외 시장에 강점을 가진 만큼 관련 노하우를 이식할 것으로 보인다.
오준동 현대케피코 대표이사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 기계설계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상무에서 두 단계를 올라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현대차 파워트레인생기계획팀장, 기아 전동화 생기센터장과 전동화PT선행생기실장 등을 역임했다. 기술적 전문성과 PT 제어부품 설계 등 현대케피코의 핵심 사업과의 접점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발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기대에 비례해 책임도 무겁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한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는 전방 시장 호조 속에 판매 실적이 양호했으나 하반기 들어 시장 수요 감소로 판매량이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등장도 변수다. 보호무역주의와 전기차 배척 정책은 완성차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트랜시스의 경우 2021년 1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시트 공장을 증설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실 경영 강화와 사업 전환 가속화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 대표이사를 내정했다"라며 "주요 현안 해결과 전동화 중심의 미래 신사업 전환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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