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 블루오션 '동남아' 어떻게 사로잡았나 게임업계 블루오션으로 각광, 연간 3000억 이상 창출…라그나로크 IP 파워
황선중 기자공개 2024-11-25 08:30:56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0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게임사의 공통적인 고민은 경쟁이 과열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이다. 문제는 어느 곳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는 문화 차이로 인해 쉽게 진출하기 어렵다. 중국은 강력한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당하다. 일본은 국내 게임사의 약점인 콘솔게임을 즐겨하는 편이다.이런 이유로 국내 게임업계는 꽤 오래전부터 동남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동남아 시장은 근래 인터넷 보급률이 차츰 높아지면서 게임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처럼 MMORPG 장르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 콘솔게임보다 국내 게임사의 강점인 모바일게임을 즐겨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동남아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게임사는 '그라비티'다. 이 회사는 국내 게임산업 태동기인 2000년 설립된 1세대 게임사다. 2002년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PC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공전의 흥행을 거두며 명성을 얻었다.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그라비티의 지역별 매출에서 동남아(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비중은 49.1%(3567억원)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이 △대만 24.2%(1760억원) △국내 11.8%(860억원) △미국 3.1%(227억원) 순이었다. 국내에서 동남아 매출을 연간 3000억원 이상 일으키는 게임사는 흔치 않다.
◇동남아 맞춤형 전략 '눈길'
동남아 지역에서 그라비티가 거둔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동남아 지역의 특성에 발맞춘 그라비티의 전략이 들어맞았다는 평가다. 일단 동남아 지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긴 하지만 스마트폰 대부분이 저사양이라는 점을 감안해 그라비티는 최대한 사양이 높지 않고, 시스템과 조작법이 복잡하지 않은 게임으로 승부를 봤다.
또한 그라비티는 동남아 지역 곳곳에 '그라비티게임테크(태국)', '그라비티게임링크(인도네시아)', '그라비티게임허브(싱가포르)' 등을 세우고 현지 맞춤형 운영과 지역별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그라비티의 모바일게임 <라그나로크 오리진>에서 태국의 설날인 '송끄란'에 맞춰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지 이용자와의 접점도 꾸준히 키워가고 있다. 그라비티는 지난 1월 태국 방콕에서 '라그나로크 전시회'를 개최했다. 지난 4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라그나로크 게임 음악을 오케스트라 선율로 풀어낸 음악회 '라그나로크 더 오케스트라 콘서트'도 진행했다. 여기에 동남아 지역에서 라그나로크 관련 e스포츠 대회도 주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진행한 e스포츠 대회 '라그나로크 페스타'에는 약 1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현장을 찾았다. 실시간 방송 시청자는 35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렸던 <라그나로크 온라인> e스포츠 대회 'ROS 2023' 현장에는 2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모였다고 한다.
◇라그나로크 IP 20년 넘게 생명력 유지
어쩌면 '라그나로크'라는 지식재산권(IP)이 가진 힘일 수도 있다. 라그나로크 IP는 무려 22년간 그라비티라는 회사를 움직이는 성장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보인 라그나로크 IP 게임만 무려 30종이 넘을 정도다. 그런데도 성장세는 흔들림이 없다. 지난해엔 매출은 7255억원을 달성하며 8년 연속 최대 매출 경신이란 대기록을 썼다.
올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그라비티는 지난달 동남아 지역에 <더 라그나로크>를 출시했다. <더 라그나로크>는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6개 지역에서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 무료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애플앱스토어에서는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4개 지역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라비티는 앞으로도 라그나로크로 동남아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그라비티는 지난 14~17일 부산에서 개최된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2024'에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라그나로크 시리즈 후속작 <라그나로크3>, <프로젝트어비스>, <라그나로크 크러쉬>, <이상한 나라의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데비루치> 등을 선보였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라그나로크는 개성 있는 캐릭터 코스튬, 다양한 직업군을 제공해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을 표현할 수 있다"면서 "아기자기한 감성의 게임을 선호하는 성향의 동남아 지역 이용자에게 게임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하고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유증&디테일]급한 불 끈 알체라, 흑자전환 '절실'
- [thebell interview]김기한 모티브링크 대표 "100년 기업 목표, 지분 안 판다"
- [거래재개 노리는 코스닥사]국일제지, 최대주주 투자금 회수 보험 '아산공장'
- 코스닥 '빅 네임' 모범사례
- [코스닥 신사업 '옥석가리기']쇼핑몰 품은 꿈비, 유아제품 본업과 시너지 기대
-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신한증권·한국증권서 돈 빌린다
- [한성에프아이는 지금]수익성 지속 하락, '온라인·아울렛' 신규 먹거리로
- [트럼프발 관세전쟁]K푸드 주역 '라면 3사', 생산 전략 재편할까
- [트럼프발 관세전쟁]현실화된 무역 장벽, K푸드 현지 생산 기업 '주목'
- [코스닥 신사업 '옥석가리기']실리콘 음극재 방점 찍은 나노브릭, 실리칸 협력 '눈길'
황선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5 기대작 프리뷰]체급 커진 NHN, 북미 개척 닻 올린다
- [2025 기대작 프리뷰]크래프톤, 'AI 게임' 새 지평 여나
- [게임사 기초체력 분석]'블레이드키우기' 모비릭스, 고정비 부담 탈피 숙제
- [게임사 기초체력 분석]엠게임, '열혈강호' 훈풍에 달라진 재무구조
- [2025 기대작 프리뷰]넷마블, '왕좌의게임'으로 연타석 홈런 정조준
- [2025 기대작 프리뷰]인디게임 찾는 네오위즈, 목표는 'IP 부자'
- 굳건해지는 민용재·장현국 '지분 동맹'
- 위메이드 신작 '이미르', 무과금 이용자까지 잡는다
- 탑코미디어, 재도약 승부수 '탑툰 합병'
- 변하는 게임업계, 안 변하는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