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냉각, BBB급 회사채 발행시점 '고심'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손실폭 확대에 투자유인 '감소'…내년초 시장 회복도 '요원'
권순철 기자공개 2024-12-02 13:43:2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5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BB급 회사채 이슈어들이 내년초 발행 시점을 두고 증권사 커버리지 IB들과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하이일드 펀드가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고자 비우량 회사채를 대거 담았지만 IPO 시장이 한풀 꺾여 올해만큼의 투심을 기대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내년초 시장 회복도 요원한 상황에서 분리과세 혜택도 종료될 예정이라 BBB급 회사채를 담기 위한 공모주 펀드의 발길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비우량채의 발행 금리도 전반적으로 떨어져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기도 마땅치 않은 환경이다.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IPO 시장 침체 '영향권'…BBB급 발행사 '긴장'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BB급 회사채를 찍는 몇몇 발행사들이 내년 초 발행 시점을 두고 신중한 스탠스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발행 러시에 나섰던 것을 감안하면 낯선 고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1분기 7090억원 규모의 BBB급 회사채가 발행됐는데 최근 5년 가운데 2022년 다음으로 많았다.
고민의 주요 배경에는 IPO 시장 동향에 대한 염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공모주 펀드들의 수익률도 꺾이기 시작했다"며 "이들의 존재감이 내년에도 발휘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모주 펀드는 올해 BBB급 회사채 흥행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주연으로 꼽힌다. 이들은 BBB급 이하 회사채 45% 이상과 함께 국내 회사채 60%를 포트폴리오에 담을 경우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입을 수 있다. 상반기까지 신규상장사들의 상장 첫날 강세가 두드러졌는데 한 주라도 많이 받기 위해선 BBB급 회사채에 투자했다.
문제는 근래 시장 침체가 뚜렷해지면서 상장 첫날 급락세가 디폴트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에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더본코리아, 위츠를 제외하고 증시에 입성하자마자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케이스가 속출하고 있다. 동시에 펀드들의 한 달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어 1주를 얻고자 BBB급 회사채를 더 담을 유인이 연초 대비 경감된 상황이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BBB급 회사채 투심에 직접적인 여파가 드러나진 않고 있다. 27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던 한화오션(BBB+)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500억원)의 8배가 넘는 419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인했다. 다만 앞으로도 공모주 펀드들을 BBB급 채권의 앵커 투자자로 바라보긴 힘든 이벤트들이 산적해 있다.

내년초까지도 IPO 시장이 반등할지 불확실하다는 전망은 펀드들의 투자 유인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연말 조정장의 국면에 들어서는 현상은 매년 반복돼 왔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연초에도 올해와 같은 퍼포먼스를 기대하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LG CNS, DN솔루션즈 등 조단위 대어들의 공모가 집중돼 수급상 불리한 흐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설령 시장이 예상 밖의 빠른 회복을 보여도 금융당국이 하이일드 펀드에 적용되던 분리과세 혜택을 종료하기로 한 것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23년 6월부터 하이일드 펀드 가입자가 최대 3000만원까지 투자했을 때 발생하는 이자소득 및 배당소득은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고 15.4%의 세율만 적용된다.
연 수익률 5% 내외를 통상적인 경우로 가정했을 때 펀드 투자자 입장에서 3000만원을 넣으면 최대 약 150만원의 절세를 기대할 수 있었다. 실제로 펀드 설정액은 연초 대비 100% 넘게 증가하며 제도 개편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러나 올해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이 제도는 종료돼 내년에도 추가적인 자금의 유입을 낙관하기 힘들어졌다.
낮아진 금리 메리트도 투심을 좌우할 변수 중 하나다. 올해 대부분의 BBB급 이슈어들은 개별민평 대비 100bp 이상 낮은, 4% 초중반대 금리로 목표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동안은 하이일드 펀드들이 공모주를 얻고자 기계적으로 담아왔기에 금리 메리트가 부각될 필요가 낮았지만 이 기조가 꺾인다면 더 높은 프리미엄이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
IB 업계 관계자는 "비우량급 발행사에겐 더 없이 우호적인 발행 환경이었지만 리테일이 소화하기엔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공모주 펀드들이 수익률 관리에 치중할 것을 대비해 내년 발행 시점을 신중하게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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