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익산공장 증설 중단…미래 먹거리 '바이오'마저 속도조절 실적 저하·재무부담 확대 여파…신학철 부회장 "모든 투자 제로 베이스서 재검토"
정명섭 기자공개 2025-01-07 08:28:36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부문의 업황 둔화와 전기차 시장 침체로 투자 속도조절에 나선 가운데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부문의 투자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작년 1월부터 추진해온 전북 익산 국가산업단지 내 의약품·합성신약 공장 증설 투자를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LG화학 익산 의약품·합성신약 공장은 2017년에 LG생명과학이 LG화학에 합병되면서 LG화학 자산으로 편입됐다. 공장 규모는 약 2만4200평으로 현재 330여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공장에선 현재 의약품과 합성신약 외에도 동물의약품 등이 생산된다.
LG화학은 작년 1월부터 익산공장의 합성신약 설비 증설을 위해 토목 등을 포함한 부대공사를 진행해왔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와 지자체가 추산한 액수는 1000억원 안팎이다. 목표 준공 시기는 2025년 말이었다.
LG화학이 지난해 실적 저하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자본적지출(CAPEX) 계획을 하향 조정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증설 건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부문에선 투자 지연 사례가 없었던 데다 오히려 CAPEX가 늘어나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화학은 2023년에 630억원을 들여 충북 오송공장 임상용 의약품 공장 설비를 추가로 구축하기도 했다. 해당 공장은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을 모두 생산하는 공장이다.
그러나 석유화학 불황 장기화에 기대주인 배터리 소재(양극재 등) 부문의 업황 둔화로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바이오 부문도 결국 속도조절 대상이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사업 운영 효율화 차원에서 투자가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작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매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크게 하락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8.8% 떨어졌다.
재무부담도 가중됐다. 작년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94.7%로 직전 분기 대비 4.5%포인트 올랐다.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초 기업공개(IPO)로 1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뒤 LG화학의 부채비율이 90% 중반대로 올라선 것은 작년 3분기가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초기만 해도 LG화학의 부채비율은 80%대였는데 작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LG화학의 총차입금은 작년 2분기 24조8000억원에서 3분기 28조1000억원으로 3조3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차입금 의존도는 29.5%에서 31.6%로 2%포인트 올랐다.
이에 LG화학은 작년 2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2024년 CAPEX 가이던스를 기존 4조원에서 3조원대 초중반 수준으로 낮췄고 3분기 실적발표 이후에는 CAPEX를 2조원대 중반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2026년 양극재 생산능력 목표치는 28만톤에서 20만톤으로 하향됐다. 국내와 모로코 양극재 설비 신증설 투자 계획을 조정한 결과다. 국내 생산능력 목표치는 연산 20만톤에서 13만톤으로 낮췄고 모로코 양극재 설비 신설 시기 또한 2026년 이후로 연기됐다.
일본 도레이와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연 8억㎡ 규모의 분리막 설비를 증설하려는 계획도 무기한 연기됐다. 도레이 측의 투자 원점 재검토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올해 진행할 투자 건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비용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를 미래 '3C(고객·경쟁사·자사)' 변화를 고려해 시기, 규모, 사업성, 마케팅 계획 등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해 최적의 자원투입을 할 수 있도록 하자"며 "이에 따라 확보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전사 재무 건전성 또한 제고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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