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운전자본 착시, 현금흐름 개선 여부 '불투명'미지급금 증가로 현금 유입 효과, 단기간 수익성 개선도 어려워
김혜중 기자공개 2025-03-10 08:09:54
[편집자주]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5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생절차에 접어든 홈플러스의 현금흐름은 최근 오히려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매입채무 성격을 가진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금 흐름 개선으로 추후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기도 하다.결국 홈플러스의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은 둔화됐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회생 절차 도입으로 인해 유통업계에서 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수단인 상품권 발급도 예전보다는 어려워질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현금흐름 개선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미지급금’ 영향 개선된 현금흐름, 실질적 창출력은 저해
2023년 회계연도 홈플러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조192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사업연도 8104억원보다 47.2% 개선된 수치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된 상황 속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을 모두 영업현금흐름으로 충당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도 1558억원으로 60% 증가했다.
2021년 회계연도를 기점으로 홈플러스의 매출액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는 있다. 2021년 6조 4807억원에서 2022년 6조6006억원, 2023년 6조9315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021년 마이너스(-) 1335억원, 2022년 -2602억원, 2023년 -1994억원으로 쉽게 개선되지 않는 추세다.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의미하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0년 회계연도 5661억원에서 줄곧 하락해 2023년 2701억원까지 떨어졌다. 2025년 1월 31일 직전 12개월 기준 EBITDA는 2374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던 배경으로는 운전자본의 증가, 그중에서도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이 주효한 원인으로 꼽힌다. 홈플러스는 판매할 물품을 들여오는 과정 속 구매전용카드로 결제하고, 카드사가 먼저 결제해준 뒤 이를 홈플러스가 추후 이자와 함께 갚는 방식이다.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추후 갚아야 할 매입채무의 개념과 유사한 셈이다.

2024년 2월말 기준 홈플러스의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은 351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74.8%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는 구매전용카드를 통한 미지급금이 1조1104억원 증가했고 추후 해당 미지급금 대금을 지급하는 데에는 9682억원을 사용했다.
현금흐름표 상에서 미지급금의 증가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현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가져오고, 미지급금의 상환은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의 유출로 표기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홈플러스의 현금 증가가 가능했던 건 미지급금의 규모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상환 의무 존재, 현금 유입 규모 확대도 ‘요원’
홈플러스의 현금흐름 개선을 가져온 미지급금은 결국에는 상환 의무를 지닌다. 유동성 기타금융부채에 해당되고 대금을 먼저 지급한 카드사에 일정 기간 이후 갚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역팩토링 약정에 따라 이자율이 7.9%로 설정되어있다는 점도 홈플러스로서는 부담 요소이기도 하다.

한국기업평가의 신용평가서에 따르면 현재 홈플러스의 역팩토링 잔액(미지급금)은 약 38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보유 중인 1500억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과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대응 여력은 부족한 상태다.
통상적인 경우 유통업계에서 상품권 발행은 사업적 관점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행사로 여겨지고, 재무적인 관점에서는 현금흐름의 단기적인 개선과 직결된다. 상품권 금액만큼 매출액이 산정되는 구조로 수익성과는 별개의 효과를 지닌다.
다만 홈플러스와 같이 회생신청 등으로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경우 상품권을 통한 현금흐름 개선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품권이 쇼핑을 위한 효력 발휘가 안되는 상황과도 연결될 수 있기에 이전과 같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지속적인 점포 매각으로 인수금융을 상환하고 투자재원을 마련해 왔다. 다만 최근 점포 매각 규모도 감소하고 있으며 차입금은 증가 추세를 걷고 있다. 2024년 11월말 기준 상환전환우선주를 모두 고려한 총차입금은 6조8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이자 비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현금흐름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영업활동만으로 수익성이 단기간에 향상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경기 침체로 내수 소비가 둔화되고 온라인 침투율 상승으로 경쟁강도가 높아져 실적 개선 추이에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높은 고정비 부담과 고객확보를 위한 판매관리비 등을 고려할 때 흑자전환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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