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망부석처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어요." 최근 어느 자리에서 자산운용사 매니저를 만났다.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하자 그는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자금을 기다리며 포트폴리오만 고치고 있다고 했다.중소기업중앙회는 작년 5월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12곳을 선정했다. 순자산 규모 5000억원을 기준으로 그 이상인 A군(4곳), 미만인 B군(8곳)으로 나눠 각각 400억원, 1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앙회는 국내 증시 변동성을 이유로 자금 집행을 지속적으로 연기했다. 그해 12월이 돼서야 B군에 최종 출자를 완료했지만 A군에 대한 자금은 아직 집행하지 않고 있다. 여타 연기금과 공제회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기중앙회는 연기될 가능성을 사전에 고지한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공고문에는 증시 상황 및 선정 운용사의 기운용 주식펀드 규모를 감안해 자금을 집행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이 같은 내용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A군 운용사의 입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선정된 후 열 달째 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언제 자금이 들어올지도 전혀 알 수 없다. 운용사들은 마치 망부석 설화처럼 기약 없는 기다림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운용사들은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유지·보수하고 있다. 자금이 들어오는 즉시 펀드를 조성하고 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정성을 생각하면 운용사는 계속해서 암묵적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중기중앙회가 A군 운용사에 출자할 시점이지 않을까. 중기중앙회는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당시 직접 그들의 운용 전문성을 확인했다.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고르고 골라 뽑았을 것이다. 실력 있는 운용사라면 변동성이 강한 장세일 때 현금성 자산을 늘려 리스크를 관리하는 등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지 않겠나.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나의 자금을 여러 전문가가 나눠 운용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은 위탁운용 제도의 장점 중 하나다. 중기중앙회가 자금 출자를 조속히 마무리해 위탁운용의 순기능을 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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