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전직 관료 리포트]'우리가 남이가' 전관 사외이사도 '대물림'⑤국세청·국토부 등 인기 부처 출신에 대물림 현상 '집중'
김지효 기자공개 2025-05-23 08:09:31
[편집자주]
전직 관료 사외이사는 기업의 대외 전략과 정책 대응 방향을 드러내는 일종의 ‘신호’다. 이들을 통해 이사회가 외부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정책 환경에 주목하는 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theBoard는 국내 주요 대기업 상장사를 중심으로 전직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기업들이 선호하는 전관 유형과 그 배경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08시24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세청·국토교통부 등 주요 정부부처 고위직 출신 인사들이 대기업 상장사의 사외이사직을 잇달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J, 이마트, 한진, GS건설, 현대로템, CJ대한통운 등 산업별 핵심 그룹 계열사에서 전직 고위 공직자들이 퇴임과 동시에 '동문' 인사로 교체되는 이른바 '사외이사 대물림'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특정 부처 출신뿐 아니라 지역에 대한 선호까지 뚜렷한 모습이다.◇국세청 출신 사외이사 연달아 선임, 특정 지역 선호현상도
theBoard는 국내 자산규모 상위 20대 기업집단의 상장 계열사 166개에 재직 중인 전직 관료출신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같은 기관 출신이 연달아 사외이사를 맡은 사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특히 국세청, 국토교통부 출신이 사외이사 자리를 대물림하는 사례가 잦았다.
지주사 CJ의 경우 올해 신규 선임한 문희철 전 국세청 차장을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앞서 국세청에서 국제조세관리관을 지내고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한 김연근 사외이사가 재직하다 임기 만료로 퇴임한 데 따른 것이다.
한진그룹 계열사 한진도 올해 김문수 전 국세청 차장의 후임으로 이승호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선임했다. 김문수 전 국세청 차장은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 중부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승호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장 등을 지냈다.

이마트에서도 국세청 출신끼리 배턴 터치가 이뤄졌다. 앞서 3월 열린 주총에서 이준오 사외이사는 임기가 만료된 서진욱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선임됐다. 서진욱 사외이사는 행정고시(31회) 출신으로 국세청 징세법무국 국장, 국제조세관리관, 대구지방국세청장, 부산지방국세청장 등을 역임했다. 이준오 사외이사 역시 행정고시(37회) 출신으로 국제청 조사국장, 중부지방국세청장 등을 지냈다.
광주신세계에서는 광주지방국세청장 출신 선호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올해 송기봉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송기봉 사외이사는 제54대 광주지방국세청 청장을 지냈다. 앞서 2021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사외이사를 맡았던 한동연 사외이사는 제49대 광주지방국세청 청장을 지낸 선배다. 그에 앞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한 김형균 전 사외이사도 제44대 광주지방국세청장 출신이다.
◇국토부 출신도 '배턴터치', 철도·건설·택배 등 국토부 관할 산업 집중
국토교통부 출신들의 대물림 사례는 철도·건설·택배 등 국토교통부 관할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현대로템의 경우 올해 초 임기를 마친 여형구 사외이사 후임으로 선임된 건 백승근 사외이사다. 두 사람 모두 국토교통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형구 전 사외이사는 1980년 16회 기술고시에 합격한 이후 국토부처 공직자로 재직하며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교통정책실장, 항공정책실장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시절 국토교통부 제2차관까지 역임했다. 백승근 사외이사 또한 1990년 행정고시 34회에 합격한 이후 줄곧 국토교통부에 몸담으며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GS건설에서는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자리를 손병석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물려받았다. 강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인 2015년 1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국토교통부 장관을 역임했는데 같은 시기 손 전 차관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GS건설에서 국토교통부 출신의 자리 대물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GS건설은 2016년 권도엽 전 국토교통부 장관, 2019년 김경식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에서도 이 같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CJ대한통운이 올해 신규 선임한 박선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국토교통부 제1차관 출신이다. 박선호 전 차관에 앞서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한만희 사외이사 또한 국토해양부 제1차관(현 국토교통부)을 역임했다. 이 둘은 박선호 전 차관이 CJ대한통운으로, 한만의 전 차관이 해외건설협회 회장으로 가면서 서로의 자리를 바꿨다.
한 기업의 사외이사는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전임 사외이사의 입김이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주주추천제를 도입하고 헤드헌터를 활용하는 등 외부 기관의 추천을 받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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