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어 프로파일]'고객 신뢰 최우선' 코치형 자문가, 최희준 김앤장 변호사SK넥실리스·에코비트 등 복잡한 구조 딜 해결, '고객 니즈' 포착 탁월
윤형준 기자공개 2025-05-27 07:59:55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시장은 국내 로펌에게 신성장동력이 됐다.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송사 업무에 쏠렸던 무게중심 또한 자연스레 M&A 섹터로 이동했다. M&A 법률 자문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 그에 걸맞게 맨파워 또한 풍성해졌다. 더벨은 법률시장의 성장을 이끈 M&A 자문 핵심인력들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3일 08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등 로펌 김·장 법률사무소(김앤장)에서도 펀드 조성과 운용, 그리고 그 자금이 투입되는 인수합병(M&A) 현장을 두루 경험해 온 인물은 보기 드물다. 하지만 최희준 변호사(사진)는 그 모든 과정을 지난 17년간 몸소 느껴왔다. 그는 자본시장법 시행 초기부터 법령 연구와 글로벌 펀드 자문을 중심으로 활약하며, 국내외 주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최 변호사가 맡은 프로젝트는 복잡한 구조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M&A 법률자문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이후 글로벌 PE와 국내 PE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형 전문성으로 발전해 왔다.
단순히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 변호사는 고객이 진정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해 내는 통찰력을 발휘한다. 고객의 니즈를 핀포인트로 포착하고 이를 계약 구조에 녹여내는 실력은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성장 스토리: 자산운용과 M&A를 잇는 실무형 커리어
고려대학교 법학과 96학번인 최 변호사는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 2003년 졸업과 동시에 사법연수원(34기)에 입소했다. 연수원을 마치고는 육군 법무관으로 복무했다. 그는 군법무관을 마치고 법원을 지원하려 했다.
그러던 중 김앤장 입사는 다소 우연한 기회로 이뤄졌다. 군법무관 시절 파견 근무했던 기관이 김앤장과 가까이 있던 것이 연이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김앤장 변호사들과 어울리게 됐다.
최 변호사는 "당시 선배들이 '법원이나 검찰에서 사람들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선수는 아니지만 코치처럼 필드에서 뛰면서 법률 서비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로펌 변호사의 매력이다'라고 조언해 줬다"며 "조금 더 액티브하고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싶었기에 입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입사 초기에는 글로벌 펀드 클라이언트를 중심으로 자산운용 관련 자문을 맡았다.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을 전후해 팀 내에서 관련 법령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텍사스퍼시픽그룹(TPG)·CVC캐피탈 등 글로벌 PE의 국내 기관 대상 투자 유치와 관련한 규제 자문을 수행했다. 이후 글로벌 PE들의 국내 M&A 거래까지 지원하며 자연스럽게 거래 자문으로 업무를 확장했다.
이후 국내 PE들과도 접점을 넓히며 현재는 자산운용 자문과 M&A를 함께 아우르는 김앤장 내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변호사'로 자리매김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실무적 복잡성을 다루는 데 강한 역량을 보이면서도 거래 전체를 조망하는 전략적 안목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자문 철학 및 스타일: 신뢰 기반, 고객 니즈 중심
최 변호사는 "전문 분야에 상관없이 고객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클라이언트가 자녀의 형사 이슈로 연락을 해오거나, 독립 창업 후 다시 자문을 요청하는 경우 등을 언급했다. M&A 자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고객의 기억에 남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최 변호사는 단순히 일회성 거래의 자문가가 아니라, 장기적인 법률 파트너로서 역할을 증명해 낸 셈이다.
최 변호사는 협상과 계약 실무를 넘어서 '관계의 힘'을 강조한다. 고객과의 관계에서 신뢰가 쌓여야 비즈니스와 관련 없는 사안에서도 조언을 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고객의 전체적인 법률 전략을 설계하는 데 큰 장점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가 직접 해결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통해 해결 방법을 책임지고 찾아줄 사람이라는 믿음이 생기면 (고객이) 편하게 물어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그런 신뢰가 쌓이면 좋은 자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런 최 변호사의 자문 스타일은 철저하게 '고객 니즈' 중심이다. 단순히 고객이 말하는 내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과 진의를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는 "능력 있는 변호사는 고객이 열 가지를 말하면 열다섯 가지 이상을 읽어내는 변호사"라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파악해 협상과 계약 구조에 반영하는 것이 자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고객의 전략, 우려, 기대치까지 반영해 자문을 설계해야 한다고 최 변호사는 강조했다.
◇트랙레코드 1: 영업양수도부터 매각까지, 난제 해결한 SK넥실리스 딜
2018년 KKR은 LS오토모티브 및 LS엠트론 동박 사업부를 분할 인수해 KCFT(현 SK넥실리스)라는 신설 회사를 설립했다. 최 변호사는 이 복잡한 영업양수도 딜을 자문했다. 당시 독립 법인이 없던 상태에서 본부장급 인력과 핵심 백오피스 인원을 새로 구성하고, 회사 설립부터 인력 고용까지 모두 해내야 했다. 심지어 직원 자녀 유치원·헬스장 회원권까지 자문 범위에 포함됐을 만큼 고민할 만한 것들이 많았다고 그는 회고했다.
엑시트 과정에서도 진통이 있었다. 확인 실사 당시 양 당사자 간 계약서 문구 해석에 이견이 생겨 매각 가격 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 변호사는 "작은 문구 하나가 가격 조정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큰 교훈을 얻은 사례"라며 "이후로는 어떤 조항이든 계약서를 쓸 때 엄청나게 고민한다"고 말했다.
결국 KKR은 2020년 초 KCFT를 SK그룹에 1조2000억원 규모로 매각했다. KCFT 설립 약 1년 반 만에 1조원에 가까운 수익을 낸 것이다. 같은 해 4월에는 SK넥실리스로 법인명도 변경됐다. 최 변호사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만족하는 성공적 거래였다"며 "기업 M&A의 거의 모든 이슈들을 들여다 볼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2: 다층적 이해관계 조율한 에코비트 매각
최 변호사는 또 다른 기억에 남는 사례로 지난해 말 완료된 KKR의 에코비트 매각을 꼽았다. 에코비트는 크게 두 회사가 합해진 형태였다. KKR이 폐기물 업체 ESG·ESG청원을 인수하고 수처리 전문 업체 TSK코퍼레이션의 지분도 인수한 후 두 회사를 합병해 탄생했다. 이후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홀딩스와 KKR이 50:50 합작 형태로 운영했다. 2023년 태영건설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에코비트는 매각의 길을 걷게 됐다.
최 변호사는 "KKR은 이 딜에서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인수부터 볼트온, 엑시트까지 다양한 전략을 실행했다"며 "특히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등 글로벌 스탠더드로 회사를 정비해 매각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거래는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구조로 진행돼 단순한 양자 간 거래 이상의 깊은 고민과 조율이 필요했다"며 "여러 얽혀 있는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게 딜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 후배 양성·제도 개선 ‘두 마리 토끼’ 잡기
최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후배 양성과 팀워크를 중시하는 선배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M&A 자문은 협업의 연속이므로 후배들이 동력을 갖고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최 변호사는 "PEF와 M&A 업무는 결국 자본시장과 연결된다"면서 "사모펀드가 자본시장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개별 딜 수행 외에도 사모펀드 관련된 큰 그림의 자본시장 규제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PEF 투자목적회사의 차입 비율 규제 등 사모펀드 규제 강화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현실에 맞는 합리적인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며 "실무자로서 실질적인 인풋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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