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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취임 1년]더 멀어진 TSMC, 삼성 파운드리 반전 카드 아직④한진만·남석우 투톱 과제 산적, 빅테크 거래 재개 사활

김도현 기자공개 2025-05-27 13:02:43

[편집자주]

전영현 부회장이 부진을 겪기 시작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소방수로 나선 지 이제 1년이다. 기대와 우려를 모두 받으며 그가 끌어온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뚜렷한 성과를 아직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면에서의 변화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근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발벗고 뛰는 모습이 조직 내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전 부회장 부임 이후 1년을 돌아보고 삼성 반도체의 미래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6일 10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내세운 것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이다. 초기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빠르게 '확실한 2위'로 거듭났고 선단 공정 분야에서 대만 TSMC와 어깨를 견줬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이 끝나갈 무렵부터 TSMC와의 격차는 더욱 멀어지게 됐다. 5나노미터(nm) 공정 아래로 진입하면서 고객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탓이다. 이 기간 중국 경쟁사의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믿을 구석인 메모리마저 흔들리면서 파운드리에 총력을 다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 전영현 부회장 체제에 돌입하면서 메모리 반등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기도 했다. 대신 파운드리는 사령탑 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 중이다.

◇'기회와 위기' 상존, 2나노 승부수 본격화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 내 시스템LSI사업부 경영진단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으며 다음 타깃은 파운드리사업부로 예고됐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수년간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으나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8.1%로 TSMC(67.1%)와의 차이가 더 벌어졌다. 오히려 중국 SMIC(5.5%), 대만 UMC(4.7%) 등이 2위 자리를 넘보는 형국이다.

*출처 : 트렌드포스

이를 타개하고자 삼성전자는 작년 말 정기인사에서 한진만 사장을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임명했다. 한 사장은 메모리 설계, 개발, 전략마케팅 등 요직을 역임한 뒤 미주법인(DSA) 총괄로서 글로벌 역량을 키워왔던 인물이다. 북미 지역에 빅테크 고객이 즐비한 점을 고려하면 그의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사장의 경우 커리어 대부분을 메모리사업부에서 보냈다. 이에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인 남석우 사장을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앉혀 두 사람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해 파운드리 사업까지 공들일 여력이 부족한 만큼 '투톱' 체제로 한 사장의 어깨를 가볍해주는 차원으로 읽힌다.

리더십 재편 이후 파운드리사업부는 2나노 선점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3~5나노에서의 부진을 2나노부터 만회하겠다는 포부다. 3나노부터 선제 적용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등이 긍정 요소다. TSMC는 2나노에서 처음 활용한다.

양사는 올 하반기는 2나노 반도체 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초반 주도권은 TSMC가 쥘 가능성이 크다. 3나노까지 쌓아온 신뢰도가 압도적인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자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600'에 최초 적용할 예정이다. 엑시노스2600의 성공적인 양산이라는 레퍼런스 확보가 급선무다. 이는 외부 고객에 2나노 안정성을 어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퀄컴, 엔비디아 등 빅테크와의 협력을 재개한다면 파운드리 사업의 막힌 혈을 뚫 수 있게 된다. 실제로 퀄컴의 차세대 AP 등 수주를 위해 협의가 진행 중이다.


◇분사 가능성 재부상, 단기간 내 쉽지 않을 전망

이런 가운데 과거 수차례 언급된 파운드리 분사설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배경 중 하나로 '이해충돌'을 거론하면서다. 고객과 겹치는 영역을 구분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가져가려는 의도다.

DS부문은 파운드리사업부와 함께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를 두고 있어 고객의 우려를 살 수 있는 요인이 있었다. 애플, 퀄컴 등이 AP 양산을 엑시노스 브랜드를 보유한 삼성전자에 편히 맡길 수 없다는 뜻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리를 부인해왔다. 지난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선을 긋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산업 특성상 매출처가 확실치 않은 파운드리사업부가 독립하기 시기상조이기도 하다.

다만 추후 실적이 개선된다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최근 일본 닌텐도 '스위치2' 프로세서 계약, 4나노 전후 공정에서 중화권 고객 유치 등 성과가 나오고 있는 시점이다. 관건은 2나노의 '연착륙' 여부다. 파운드리 분사를 넘어 존폐를 가를 수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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