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24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장, 외국계 그것도 안된다면 이벤트가 없는 곳. 금융회사 모 사외이사가 앞으로 사외이사 자리를 놓고 벌어질 일이라며 키워드 몇개를 던졌다. 이 키워드에 맞는 사외이사 자리를 골라가야 한단다.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인 사외이사 자리는 높은 분들에게는 사회생활의 '덤'이다. 오너와 경영진 네트워크를 통해 암암리에 앉게 되는 그 자리는 실리를 챙기기에도, 명함장사로도 최고다.
통계가 확인해 주듯 회사 경영과 방향성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는 자리다. 올라온 안건에 대한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난도 견딜 만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눈치 빠른 OB들은 벌써부터 난리다. 특히 관료들 사이에서는 특히나 민감한 이슈가 됐다.
관료 출신 OB들은 사외이사 자리를 '현직에서 물러나 다음 스텝으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운기조식하며 자리 물색을 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인 셈.
그런데 새 정권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상법개정이 이 분위기를 흔들고 있다. 주주들에게 잘 못 보였다가는 무게감 없던 그 자리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법개정의 핵심이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라는 점에서 그동안 타격감 없었던 부담을 지게 됐다. 혹여나 문제가 있는 기업의 사외이사를 하다 송사에 말리는 순간 커리어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문제가 없을 만한 기업을 잘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온 이야기가 비상장, 그리고 외국계인 것이다. 지금 당장 달콤한 자리에 만족하느냐 아니면 후사를 도모하느냐, 야심가들은 주판을 튕길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사외이사 구인난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시장이 열리게 된다. 우량한 기업들로 사외이사 쏠릴현상이 심해질 수도 있다. '문제가 좀 있다'고 하는 기업들은 사외이사 구하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 기업들의 인력 물색 비용이 증가할 뿐 아니라 경쟁력 떨어지는 인력 영입으로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면 상법개정을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사외이사 풀(pool) 관리라든지 사내에서 사외이사들의 입지 강화를 위한 체계도 미리 만들어 놔야 한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채택한 '선임 사외이사 제도'가 그 일환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부터라도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과 의무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어찌됐든 좋은 시절은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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