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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토리 모니터]녹십자, 혈액제제 알리글로 상용화 앞두고 재고 급증미국 13조 시장 겨냥한 재고 축적 과정…알리글로 판매 본격화로 해소 전망

최은수 기자공개 2025-07-01 08:16:14

[편집자주]

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원재료 확보의 필요성과 경기침체에 따른 제품 수요의 불확실성이 샌드위치 형태로 기업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5일 16: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는 2023년 면역글로불린(IG) 기반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상업화에 성공 직접 판매를 통한 현지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국내 대형 제약사의 지위를 넘어서 글로벌 무대에서 발돋움하기 위한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섰다.

글로벌 무대 진출이 그룹 숙원인만큼 녹십자는 지금도 알리글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매진하고 있다. 기업의 모든 역량을 끌어모은 결과 알리글로 품목허가 후 재고자산이 치솟고 작년 말엔 현금성자산이 4억원에 불과한 상황도 맞았다. 그러나 재고가 본격적으로 회전을 시작하면 단번에 상황이 풀릴 수 있다.

◇알레글로 품목허가 후 드라이브, 순간 차오른 유동성 압박

녹십자는 2023년 알리글로의 품목허가가 결정된 이후 본격적인 상업화 대비에 나섰다. 알리글로는 면역결핍증 등 특정 혈액기반 질병에 사용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알리글로 출시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재고자산 변동에 있다. 녹십자의 재고자산은 2023년 말 기준 출범후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겼다. 별도 기준 4566억원이다. 2024년말엔 6573억원을 기록했다. 1년 새 재고자산 증가규모는 2000억원이 넘는다.

녹십자는 국내에서 백신과 혈액제제 및 제약 사업으로 성장해 왔다. 해외법인도 있지만 주로 내수에 중심을 두고 영업을 소화했다. 국내 내수제약 시장 규모 자체는 글로벌 대비 크지 않고 정부공급(NIP) 등 가수요를 참고할만한 판로도 갖고 있었다. 녹십자의 재고자산이 큰 등락을 보이지 않고 2015년 이후 꾸준히 3000억원대 안정선을 형성한 이유다.


알리글로 출시 이후부턴 사업 범위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단위로 넓어지며 상황이 바뀌었다. 특히 녹십자는 알리글로를 직접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재고를 직접 쌓기 시작했다. 총 13조원 규모의 미국 혈액제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다만 재고자산을 비축하는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 재고자산은 적정선을 유지하면서 회전을 시작할 경우 기업의 현금창출과 직결된다. 그러나 이 흐름이 너무 가팔라도 너무 부족해도 문제가 된다.

2024년 말 녹십자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3억6000억원에 불과하다. 2023년 170억원에서 급감한 수치다. 이 역시 알리글로 상업화를 대비한 재고자산의 빠른 증가세와 관련이 있다.

◇경쟁기업 ADMA도 연착륙 성공… 여덟번째 주자 녹십자 드라이브 계속된다

녹십자가 직판을 위해 물량을 미리 쌓아두는 점은 긍정요인이다. 다만 경우에 따라 순간적으로 유동성 부담이 차오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올해 1분기 녹십자의 현금성자산은 다시 306억원으로 늘어나며 중요한 고비는 넘겼다.

더불어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 증가세 및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작금 녹십자가 경험하는 부담은 머지않아 해소될 전망이다. 경쟁사인 ADMA 바이오로직스의 매출 성장세도 녹십자의 향후 성장세를 지지한다. 2020년 약 5200만달러(한화 약 700억원) 규모였던 ADMA의 매출액은 2024년 4억4600만 달러(한화 약 6100억원) 대로 9배 가까이 늘었다.

더불어 ADMA는 미국에서 면역글로불린 제제의 품목허가를 받은 일곱번째 주자다. 녹십자는 8번째 주자에 자리해 있지만 제품 공법 및 안정성 등의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 등으로 충분히 시장에 침투할 역량을 갖췄다. 앞서 경쟁기업인 ADMA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2023년말 부터 이어지는 녹십자의 재고자산 투자 드라이브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자체 혈장 수급을 위한 설비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녹십자는 작년 12월 1380억원을 들여 ABO홀딩스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ABO홀딩스는 뉴저지·유타·캘리포니아 등에서 6곳의 혈액 센터를 운영 중이며 텍사스주 등에도 추가 센터 건설을 앞뒀다. 혈액제제의 핵심인 혈장 수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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