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오티 줌인]삼성SDI만 바라보는 눈, 보릿고개 장기화 ‘촉각’②고객사 1.6조 유증 성공, 글로벌 전기차 업황 회복 관건
성상우 기자공개 2025-07-02 08:16:03
[편집자주]
삼성SDI 협력사인 엠오티가 전방산업 위축으로 새로운 도전을 맞았다. 지난해 상장 당시에도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을 밑도는 가격으로 코스닥에 진입한 바 있다. '삼성 공급망'의 침체 여진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엠오티는 삼성SDI의 유일한 베스트 파트너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더벨이 엠오티의 상장 2년차 행보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30일 08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엠오티의 실적 반등을 위한 선결 조건은 삼성SDI의 투자 재개다. 엠오티의 매출 구조상 단기적으로 삼성SDI의 추가 발주 없인 자력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다.삼성SDI가 1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성공으로 투자를 재개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지난 1년여간 이어진 부진으로 내부 정비가 우선인 삼성SDI 상황상 정확한 투자시점으 단언하긴 힘들다. 전방산업 엔드유저인 전기차 제조사들의 실적 반등도 밸류체인 차원의 중요한 변수다. 올해 실적은 사실상 전년 대비 역성장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보릿고개가 길어질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엠오티가 지난해 공모 당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 대비 삼성SDI향 매출 비중은 93%엿다. 2021년 93%대였던 매출 비중이 2022년부터 2년간 80%대로 내려갔다가 지난해 다시 90% 비중을 회복한 모양새다. 올해 역시 비슷한 수준의 비중이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절대적인 삼성SDI 의존도는 엠오티 설립 초기부터 성장 과정 전반에 걸쳐 굳어진 필연적 결과다. 일찌감치 삼성SDI와 파트너십을 맺고 세대별 이차전지 조립 설비를 납품해 왔다. 2021년 이후 베스트 파트너 선정 및 협력 회사 협의회(SSP) 회원사 가입 등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전속 공급사 포지션으로 굳혀졌다.

엠오티는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SDI의 생산 계획에 맞춰 각형 이차전지 조립공정에 사용되는 웰딩(Welding) 장비를 주력으로 삼았다. 국내 또 다른 셀메이커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각형 배터리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SDI로의 매출 의존도는 더 심화됐다.
경영진 면면을 봐도 삼성SDI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유추할 수 있다. 최대주주인 마점래 대표 본인이 삼성SDI에서 13년 근무했고, 또 다른 등기임원인 김충규 부사장도 삼성SDI 출신이다. 미등기 임원 명단을 봐도 9명 중 6명이 삼성SDI 출신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삼성SDI의 부진은 올해 엠오티 실적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1분기 실적만 보면 단순 연환산했을 때 3~4년 전 수준의 외형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는 수치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수준의 실적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
공모 당시 엠오티는 △전고체 배터리 조립 설비 라인 3종을 비롯해 △비딩(Beading) 방식을 적용한 4680 원통형 배터리 조립 설비 △ESS용 초대면적 배터리 조립 라인을 개발하고 삼성SDI와 퀄테스트까지 마친 것을 셀링 포인트로 삼았다. 모두 미래 사업에 대한 삼성SDI의 선제 투자가 단행돼야 매출로 연결될 수 있는 영역이다.
이 같은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감 역시 전방 산업 정체 지속과 고객사 투자 지연으로 사실상 기약이 없어진 상태였다. 올해 초 한 차례 급등 뒤 다시 공모가 아래로 내려앉은 주가에도 미래 사업 투자 시점과 관련한 시장 심리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회사 측은 지난달 삼성SDI가 성공적으로 마친 1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2차전지 업계의 신기술 분야로 꼽히는 주요 영역에 대해 고객사가 당초 계획했던 투자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실제 삼성SDI는 유상증자 자금을 △미국 GM 합작법인 투자 △헝가리 각형·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라인 캐파 증설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모두 엠오티의 장비가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이다.
다만 삼성SDI가 공격적인 미래 사업 투자를 즉시 단행할 지는 미지수다. 전적으로 전방 산업 업황과 고객사인 전기차 메이커들의 글로벌 사업 정책 방향성을 지켜봐야 한다.
특히 미국 고객사 GM의 경우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국내 셀메이커들 역시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삼성SDI와 GM의 미국 합작공장에 대해서도 배터리 양산 계획 시점을 1년 가량 늦춘 바 있다. 전고체 배터리 라인 구축도 기술 수준과 글로벌 전방 산업 상황 상 아직은 먼 이야기다.
삼성SDI의 투재 재개만 바라보고 있는 엠오티 입장에선 별다른 타개책을 떠올리기 힘든 상황이다. 신규 수주 ‘보릿고개’가 길어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유태준 엠오티 전무(CSO)는 “삼성SDI 투자 계획이 지연된 탓에 우리가 작년에 잡았던 일정들이 모두 뒤로 조정이 된 상황”이라며 “일단 유상증자 자금으로 투자에 나선다는 방향성은 잡혔으니 상황이 좀 풀릴 것으로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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