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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만난 핀테크]네이버페이, NFT 넘어 토큰까지 '국경 없는 서비스'③'멀티체인 모델' 유력…서비스 제공 유형은 '고민'

노윤주 기자공개 2025-07-02 07:54:41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이슈가 자본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부는 민간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고 지역화폐의 블록체인화까지 구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주목받는 곳은 간편결제기업이다. 온·오프라인 결제망 구축이 완료돼 있으면서 블록체인 이해도까지 높은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제도만 완비된다면 언제든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곳들이다. 간편결제를 포함해 핀테크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현황과 실현 가능성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30일 15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페이가 구상하고 있는 가상자산 사업은 단순 스테이블코인에서 그치지 않는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생태계를 전부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간 가상자산과 거리를 둬 온 대기업들의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

네이버페이가 웹3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글로벌 진출이 있다. 국경 없이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가상자산을 통해 해외 고객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테이블코인이 그 시작이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기타 알트코인까지 그 범위를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목표는 NFT 실생활 활용 사례 창출

네이버페이는 국내서 탄탄한 네이버 이용자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해외 진출은 이야기가 다르다. 내국인 위주 사용자, 결제 인프라 구축 등 산업 특성 상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네이버페이는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겠다 밝혔다. 본사인 네이버가 그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와 궤를 같이 하겠다는 입장이다. 타이밍도 알맞다. 올해 1분기 기준 외국인 인바운드 결제는 전분기 대비 70% 증가했다. 해외 사용자 유입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관건은 '어떻게(How)'다. 해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단기간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교두보로 선택한 게 바로 가상자산이다. 1년 전에 이미 '페이월렛'을 출시했다.

하지만 네이버페이는 페이월렛 출시 이후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1년 가까이 가상자산 보관·전송을 지원하는 '토큰' 서비스를 개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내부의 신중론을 엿볼 수 있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와 알렉산드레 드레이푸스 칠리즈 대표

개시를 유보하는 이유는 규제 불확실성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적은 대체불가토큰(NFT) 영역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네이버페이가 NFT 사업 파트너로 선택한 곳은 칠리즈다.

칠리즈는 유럽에 거점을 둔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국내외 스포츠 구단과 협업해 '팬토큰'을 발행하고 있다. FC바르셀로나, 유벤투스, 파리생제르맹 등이 칠리즈와 공동 사업을 전개 중이다.

현재 네이버페이는 모든 NFT를 칠리즈 기반으로 발행하고 있다. 칠리즈는 NFT 티켓, VIP 입장권 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에 네이버는 파트너십에 기반해 전시, 스포츠 입장권을 NFT로 지속 발급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네이버 연례 컨퍼런스인 DAN21 입장권을 NFT로 발행했고 올해는 KLPGA 정규투어 대회 NFT 티켓 발급도 맡았다.

이승배 네이버페이 CTO(부사장)는 "페이월렛은 NFT를 단순히 보유하는 것만 아니라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라며 "사용사례(유즈케이스)를 만드는 게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해서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멀티체인 기술력은 있는데…문제는 규제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이상 언젠가는 가상자산을 지원해야 한다. 언제까지 소극적으로 NFT 보관용으로만 쓸 수는 없다. 게다가 해외 고객에게 NFT 입장권을 판매할 때 가상자산으로 구매하게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국경을 없앤 기술로 전세계에서 각광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CTO는 "NFT, 토큰은 국내 특정 계정이랑 연결돼 있는 게 아니다보니 글로벌 서비스로 나아가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 앱 내부에서 서비스를 할지 혹은 다른 방식으로 추진할지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CTO가 언급한 것 처럼 네이버페이 내부서는 가상자산 도입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본래 계획은 1년 안에 베타서비스를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현재 페이앱 인앱서비스가 아닌 별도 앱으로 페이월렛을 독립시키는 방향까지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사업 모델에 대한 고민은 길어지고 있다. 사업 모델부터 정해야 한다. 먼저 기존 금융기관과 협업을 하며 제도권 규제 안으로 편입되는 방법이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수탁사 등과 유사한 방향이다.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또 다른 방향은 비수탁 지갑이다. 보관키를 사용자 포함 다수의 권한자가 분산 소유하게 하는 방향이다. 원화 교환은 지원할 수 없다. 사용성 측면에서 다소 불편하지만 탈중앙화 형태를 하고 있어 당장은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아도 된다.

비수탁 지갑은 유사 사업 사례도 존재한다. 과거 카카오 계열 그라운드X가 운영하던 '클립'이 이 방식을 선택했었다. 카카오 아이디로 로그인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지갑 관리 키는 3곳에 분산보관해 규제 대상이 되지 않았다. 클립은 현재 안랩블록체인컴퍼니에 인수돼 ABC월렛과 통합을 진행 중이다.

기술력은 이미 갖춰져 있다. 네이버페이가 이용 중인 칠리즈 메인넷은 이더리움,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 등 주요 퍼블릭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칠리즈와 연동을 완료했다면 향후 이더리움, BSC 기반으로 발행하는 여러 가상자산과도 쉽게 연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네이버페이가 어떤 방향을 선택하던 국내 웹3 생태계 발전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형 플랫폼의 참여가 일반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제도화 신호탄으로 여겨져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서비스 모델 개발 등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 같은 대기업 계열사가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고무적"이라며 "그간 업계 최대 고민이었던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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