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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사 생존기]퍼스트맨스튜디오, 오징어게임 덕 '독보적 수익'③황동혁·김지연 의기투합, 싸이런픽쳐스까지 흡수…영업이익률 매년 20% 이상

황선중 기자공개 2025-07-08 10:20:16

[편집자주]

K-드라마 전성기를 이끌었던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이 생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방송국은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지식재산권(IP)을 가져간 채 수익을 독점한다. 제작비는 치솟지만 리스크는 제작사의 몫이다. 탄탄한 자본력의 대형 제작사들마저 성장이 아닌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주요 드라마 제작사의 현실과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4일 08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세계를 휩쓸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3'의 성공 뒤에는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제작자가 손잡고 세운 퍼스트맨스튜디오가 있다. 드라마의 성공 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드라마 제작업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독보적인 수익성이다.

퍼스트맨스튜디오는 '오징어게임' 시리즈를 만든 황동혁 감독이 설립한 회사다. 황 대표는 최대주주로서 지분 69.8%를 보유하고 있다. 1971년생인 황 대표는 서울대 신문학 학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영화제작학 석사 출신 영화 감독이다. 2007년 '마이파더'로 장편영화계에 데뷔했다.

여기에 '오징어게임1' 제작사인 싸이런픽쳐스의 김지연 대표가 공동대표로 자리하고 있다. 2대주주인 김 대표는 지분 30.2%를 들고 있다. 1975년생인 김 대표는 서강대 불어불문학과 출신 영화 제작자다. 과거 싸이더스에서 영화 홍보마케팅을 담당하다가 2008년부터는 영화 제작사업에 뛰어들었다.


두 대표의 공식적인 인연은 영화 '남한산성'(2017)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김 대표의 부친인 김훈 작가가 2007년 출간한 동명의 장편소설이다. 김 대표는 영화 제작사(싸이런픽쳐스) 대표로서 아버지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이때 '도가니'(2011)', '수상한그녀'(2014)로 명성을 쌓은 황 대표가 감독으로서 메가폰을 잡았다.

'남한산성'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며 상업적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철저한 고증과 연출, 정교한 미장센 등으로 작품성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제38회 청룡영화상 각본상,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최우수작품상,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황 대표는 입봉 이후 처음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퍼스트맨스튜디오의 시작도 이때부터였다. 황 대표가 과거 영화 시나리오로 썼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던 '오징어게임'이 연결고리가 됐다. 시나리오를 읽은 김 대표는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어울리겠다는 판단에 넷플릭스에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황 대표는 감독으로, 김 대표는 제작사 대표로 다시 의기투합했고 '오징어게임1'(2021)이 탄생했다.

'오징어게임1'의 기록적인 성공 이후 두 대표는 본격적인 동업에 나섰다. 드라마 방영 8개월 뒤인 2022년 5월 퍼스트맨스튜디오를 세웠다. 지난해 1월에는 김 대표 홀로 이끌던 싸이런픽쳐스까지 흡수합병했다. 현재 퍼스트맨스튜디오에는 두 대표 외에 다른 주주도 다른 사내이사도 없다. 직원수는 5명이다.


최근 3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2022년 395억원 △2023년 529억원 △2024년 409억원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에서 지급한 '오징어게임2', '오징어게임3' 제작비를 매출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두 작품 합산 제작비는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징어게임1' 제작비는 2140만달러(약 290억원)로 드러났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2년 365억원 △2023년 114억원 △2024년 107억원으로 매년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요즘 대형 드라마 제작사조차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돋보이는 수치다. 안정적인 수익성 덕분에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00억원 넘게 쌓여 있다.

퍼스트맨스튜디오는 '오징어게임1' 성공 덕분에 넷플릭스와의 제작비 협상에서 비교적 유리한 고지에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일반적인 제작사는 제작비의 1~20% 수준의 금액을 추가금으로 받지만, 넷플릭스 최대 인기작을 배출한 '효자' 퍼스트맨스튜디오에는 다른 셈법이 적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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