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의 변신 Before&After]'글로벌 영토확장' 성공...생산체계 패러다임 바꾼다[현대차그룹]②생산·판매 고도화 성과…HMGMA로 새도전, HMGICS가 미래 모델
고설봉 기자공개 2025-08-08 07:47:28
[편집자주]
재계는 변신 중이다. 그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한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신규투자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그룹의 모태인 주력사업을 팔아 전혀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곳도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주력사업과 캐시카우가 크게 변한 곳도 부지기수다. 더벨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는 국내 대기업들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조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2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 10년은 '글로벌 영토 확장'으로 축약된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국가별 특성을 반영, 개별 시장의 선호도에 맞춰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다양화와 고급화는 병행됐다. 현대자동차 위주 생산·판매 확대 전략은 기아와 제네시스 등으로 넓어졌다. 이 과정에서 각 브랜드별 정체성을 재정립하며 판매량 동반 상승을 유도했다.
'글로벌 톱3'로 도약한 현대차그룹은 또 한번의 변신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의 10년은 생산 체계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이 중심에 서 있는 인공지능(AI) 로롯 프로젝트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 완성차를 생산하는 스마트팩토리의 기반이다. 더불어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모든 계열사들이 생산과 유통 밸류체인의 축이 된다.
◇브랜드 재정립…생산·판매 다각화로 '글로벌 톱3'
2015년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801만대 이상 자동차를 판매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곧바로 830만대 판매를 목표를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층 마케팅을 강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 성장통이 찾아왔다. 2016년 788만대, 2017년 720만대 등 매년 판매량이 하락했다.
위기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격던 2020년에는 판매량이 617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차그룹 전체적으로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면서 펀더멘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던 현대차그룹이 돌파구를 마련한 계기는 글로벌 사업 다각화였다. 정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2018년부터 현대차그룹은 브랜드 차원에선 현대차 의존도를 낮추고 기아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를 새로운 전략으로 들고 나왔다. 각 브랜드별 정체성을 구분하고 그에 맞춰 상품 라인업도 지역별로 다양화했다.
우선 브랜드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정 회장은 현대차 라인업의 일부였던 제네시스를 정식 브랜드로 론칭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대대적인 브랜드 재정립에 나섰다. 2021년 기아는 사명과 새로운 슬로건, 기업이미지(CI) 변경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대중·실용적 모빌리티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현대차는 고성능·수소 등 미래차 기술 리더십의 주도적인 브랜드로 시장에 안착했다.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과 함께 추진된 것은 생상·판매 시스템 고도화였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생산·판매 채널을 한층 더 촘촘하게 구축하며 원활한 판매량 증대를 견인했다. 진출 국가와 생산 거점은 최근 10년 두배 가량 늘었다.
특히 과거 북미와 중국, 유럽 등 시장에서 집중 성장했다면 최근 10년 동남아와 서남아, 남미 등으로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 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양대 산맥인 북미와 유럽이 현대차그룹의 확고한 빅2 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안정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글로적 생산거점의 확대다. 2024년 말 현대차의 생산공장은 국내(HMC)를 중심으로 미국(HMMA), 인도(HMI), 튀르키예(HAOS), 체코(HMMC), 브라질(HMB) 등 기존 공장에 이어 인도네시아공장(HMMI)에 추가됐다. 더불어 CKD 형태로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도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
기아도 현대차와 비슷한 전략을 펼쳤다. 2024년 말 기아의 종속기업은 24곳으로 집계됐다. 10년간 해외법인 두곳이 추가됐지만 그 의미는 남다르다. 해외공장이 미국(KMA)과 슬로바키아(KMS)에 이어 멕시코(KMX)와 인도(KIN)에 세워졌다. 멕시코와 인도는 생산 거점이면서 동시에 최대 수요처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경쟁력 있는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전동화, 고급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구조 변화에 가장 성공적으로 대응했다"며 "로보틱스·UAM·수소 에너지 등 패러다임 변화를 대비한 준비도 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도화된 인공지능, 복합생산체계로 미래 성장
현대차그룹의 생산체계는 또 한번 진화하고 있다. 브랜드와 차종별로 나뉘어 있던 글로벌 생산 체계를 통합 운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장을 구현 중이다. 지난해 준공한 미국 현대차메타플랜트(HMGMA)는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미래 생산체계를 엿볼 수 있는 사례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을 집약한 미래차 산실이다. 현지 수요에 맞춰 다양한 브랜드의 여러 차종을 복합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공장이다. 이 곳에선 현대차와 기아 등 브랜드 통합 생산이 이뤄진다. 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을 혼류 생산 할수 있도록 유연화돼 있다.
기술적으로 HMGMA가 가지는 상징성은 높다. 메타플랜트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생산거점인 ‘플랜트’의 합성어로 현재의 한계를 초월해 새로운 창의성의 중심이 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걸맞게 HMGMA는 자동화 제조기술과 지능화, 유연화로 제조혁신을 실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을 구현해 놓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로보틱스-사람을 연결해 유연하고 자유로운 협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HMGMA에는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만든 900대가 넘는 로봇이 자동차를 만든다. 고용된 인력(880명)보다 많다. 오는 10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도 투입할 계획이다. 아틀라스는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에 대항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핵심 2족 보행 자율 로봇이다.
현대차그룹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모델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다. HMGICS는 하나의 건물에 모빌리티 제조와 연구 개발, 고객 체험 시설을 모두 갖춘 복합 공간이다. 로보틱스와 AI 기술을 융합한 지능형, 자동화 제조 플랫폼을 적용해 스마트 팩토리의 조건을 갖췄다.
다차종 소량 생산 시스템의 구현을 위해 고객 주문에 따라 유연 생산이 가능한 '셀(Cell)' 시스템도 도입했다. 또 가상 공간에 3차원의 공장을 만들어 원격 관리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해 '메타 팩토리(Meta-Factory)' 체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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